의사 총궐기대회에 제약사 직원 강제 동원 의혹과 관련해 제약업계가 참여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피력하고 있다. 의료계도 정확한 상황 파악 등에 나서면서 향후 결과에 이목이 쏠린다.
특히 제약사 영업직원들 사이에서는 최근 커뮤니티발 ‘의사들의 제약회사 영업맨 동원 의혹’ 관련 뉴스에 대해 정부 등 관계자가 의도적으로 공론화시킨 것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여기에 대통령실 및 보건복지부가 제약사 직원 강제동원 의혹 등에 무관용 입장을 전했지만, 경찰이 “궐기대회에서 제약사 직원 동원 사례가 나온 것은 없다”고 밝혀 의구심이 증폭되고 있다.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지난 4일 정례 기자간담회에서 “신고 접수 0건”이라며 “제약사 직원들을 집회 참석 등 불필요한 일에 동원했는지 첩보 수집 단계”라고 밝혔다.
의료계는 이번 제약사 동원 의혹과 관련, 경찰 수사를 요청하는 등 강경 대응에 나서면서 갈등이 격화될 전망이다.
특히 일부 의사들 커뮤니티 등에서는 해당 제약사 제품의 불매운동설까지 언급되고 있어 자칫 사태가 확산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의협 비대위 "제약사 영업사원 동원 루머 대응 변호사 선임, 수사 의뢰 방침"
주수호 대한의사협회 비상대책위원회 언론홍보위원장은 지난 4일 정례브리핑에서 “제약사 관련 루머에 대응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했다”며 “수사를 의뢰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주 의협 비대위 언론홍보위원장은 “총궐기대회에 의사들이 제약사 직원을 동원시켰다는 사실 확인도 안되는 내용을 대통령실이 입장을 발표하는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글쓴이 IP추적 등 경찰 수사를 요청하기 위해 변호사를 선임했다”라며 “의사가 그런 일을 했다면 해당 회원을 의사회 차원에서 징계할 것이고, 아니라면 법적조치 하겠다”며 강경대응 입장을 전했다.
제약사 영업맨들 "강제동원 있을 수 없는 일" 한 목소리
지난 2일 한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제약사 직원 추정 글쓴이 A씨가 “내과원장이 의사총궐기에 제약회사 영맨 필참이라고 해서 내일 파업 참여할 듯”이라는 내용으로 글을 게재했다.
A씨는 “이 XX가 악질인 게 제일 열심히 참여하는 놈한테 약 다 밀어준다고 했다”며 “원장이 잔심부름 많이 시켜서 의대 증원을 누구보다 바라지만 목구멍이 포도청”이라고 부연했다.
해당 주장 글이 일부 언론사를 통해 다뤄지자 대통령실은 “불법 행위에 대해서는 무관용 원칙으로 대응할 것”이라며 “실시간으로 상황을 파악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문제는 제약사 영업사원들이 해당 게시글의 진위 여부에 대해 의문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 총궐기 대회 강제동원 의혹과 관련해서도 정부 측이 지어낸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제약계 영업사원들은 정부와 의료계 대립이 심화된 상황에서 집회 참여는 있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줄곧 직원 동원에 대한 우려가 나온 바, 참석 자체가 불가능 했다는 반응이 줄을 잇는다.
앞서 지난 2020년 의사 파업 당시에도 제약사 직원 동원이 문제 된 바 있다. 당시 블라인드에서 의사들이 제약사 직원을 동원해 ‘좋아요’를 누르게 했다는 불만의 글이 쏟아지면서 논란이 됐다.
이번 의사 총궐기대회는 강제 동원 의혹이 불거지기 전부터 이미 회사 내부적으로 참석 자제를 요청한 경우가 많았고, 한국제약바이오협회도 참석 자제 요청 문자를 긴급 발송하기도 했다.
특히 이번에는 강제로 동원됐다는 주장 글 외에 제보가 전무하다. 제약사들은 의사들이 기존에 소통하던 영업사원 방문도 거부하기 시작하면서 피해가 커지는 모양새다.
이와 관련, A제약사 영업사원은 “이번 커뮤니티글은 특정 제약사의 퇴사한 직원이 장난으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며 “강제동원은 말도 안되는 얘기고, 아무리 봐도 여론을 만드는 것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B 제약사 영업사원은 “게시글에 나온 강제동원과 같이 저런 식으로 갑질을 당하면서 일을 해본 적은 없다. 의사들을 악마로 만들기 위한 것 아니냐는 생각까지 들었다”고 말했다.
C제약사 영업사원은 “참여 시 문제될 것이 뻔한 상황”이라며 “제약사 직원이 집회에 동원됐다는 의혹은 제약사들도 위험을 감수 해야 되는 일이다. 영업을 오래 해봤지만 별의 별 소리가 다 나오고 있다”고 토로했다.
한편, 주수호 언론홍보위원장은 “확인되지 않은 내용을 언론이 흘리고, 갑질하는 집단인 것처럼 매도하는 현 상황이 참담하고 슬프다”라며 “근거 없는 정보로 의사를 매도하는 것이 맞느냐”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집회에는 전공의, 의대생과 이들의 부모님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