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대정원 확대로 막판까지 반전을 노렸던 대통령실과 여당이 총선 패배 책임을 통감하고 대규모 내각개편 등 변화를 예고했다.총선 직전까지 의대정원 확대 2000명을 고수하며 여론에 호소했지만 사태 장기화 등으로 피로감이 누적, 국민적 호응을 얻지 못했던 데 따른 행보로 풀이된다.
11일 윤석열 대통령은 “총선에서 나타난 국민의 뜻을 겸허히 받들어 국정을 쇄신하고 경제와 민생 안정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한덕수 국무총리는 물론 대통령실의 이관섭 비서실장, 성태윤 정책실장 등 수석비서관급 이상 참모들이 총선 참패에 대한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이날 대통령실 관계자는 ‘야당과 긴밀한 소통에 나서겠다는 여지가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해석해도 된다"고 언급했다.
현재 최대 현안 중 하나인 전공의 집단이탈 사태를 끝내기 위해 야당과 논의를 진행할 가능성 등의 행보를 기대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겼다는 해석이다.
또 국민의힘 비대위원장을 맡으며 총선을 지휘했던 한동훈 비대위원장 역시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총선 패배 책임을 지고 사임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대통령실과 한동훈 비대위원장 모두 의대정원 확대로 촉발된 집단휴진 사태에 대한 직접적인 언급은 없었지만, 사의 표명자 중 성태윤 정책실장이 포함됐다.
성태윤 실장은 의대정원 2000명 확대를 주도했던 것으로 알려진 인물이다. 이에 직간접적으로 책임에 자유로울 수 없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성 실장은 “의대 증원, 지금 안 하면 더 늘려야 할 수 있다”, “첨단의료 육성을 위해 의대 정원 증원에도 5000여명 부족할 수 있다”등의 발언으로 주목받은 바 있다.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 역시 의대정원 확대와 관련한 구체적인 언급은 없었다. 하지만 국민의 민심을 얻지 못한 데 대한 큰 책임감을 통감한다고 피력했다.
한 비대위원장은 “비대위원장 사임 민심은 늘 옳다. 국민 선택을 받기에 부족했던 우리당을 대표해 국민에게 사죄드린다”며 “국민 뜻 준엄하게 받아들이고 선거 결과에 대한 모든 책임을 지고 비상대책위원장 직에서 물러난다”고 말했다.
다만 총선 패배 책임에 대해 대통령실과 당의 공동책임이라는 정치권 일각의 지적에 대해 “국민들의 마음을 얻지 못한 책임은 오롯이 저에게 있다”고 밝혔다.
한편, 이번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과 국민의미래(국민의힘 위성정당)는 108석을 얻은 반면 더불어민주당과 위성정당인 더불어민주연합이 175석을 얻으며 압승했다.
이외에도 조국혁신당 12석, 개혁신당 3석, 새로운미래와 진보당은 각각 1석을 얻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