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의사를 비롯해 치과의사, 한의사 등 의료인들 보험사기가 잇따르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다.
특히 솜방망이 처벌에 그치고 있는 현행법을 조속히 개정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보험사들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자체 단속을 벌이거나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등 강경하게 대응하는 모습이다.
'허위 입원서'로 1500억원 보험금 편취
서울 강남구 소재 두 곳의 안과병원은 최근 백내장 환자 입원 기록을 조작하는 방식으로 보험금 지급 한도를 늘려 1500억원대 보험금을 불법으로 편취한 것이 적발됐다.
서울경찰청 금융범죄수사대는 지난달 29일 서울 강남구 안과병원 두 곳과 브로커 조직 사무실 여섯 곳을 압수수색하고, 대표 원장 두 명을 의료법 위반 및 보험사기방지특별법 등의 혐의로 서울중앙지검에 송치했다.
이들 병원은 2019년부터 지난 3년간 환자 1만6000여명에게 허위로 입원 확인서를 작성했다. 일반 외래 치료로는 수술비밖에 나오지 않기에 실제 환자가 입원을 하지 않았는데도 입원한 것처럼 꾸민 것이다. 이렇게 될 경우 실손 보험금 지급 한도가 질병당 5000만원까지 늘어난다.
해당 병원에 백내장 환자를 알선해준 브로커 일당은 소개비 명목으로 병원으로부터 200억원을 챙긴 것으로 드러났다. 이들도 의료법 위반 혐의로 병원 원장들과 함께 검찰에 송치됐다.
같은 시기 경남 밀양과 거제에서도 비슷한 일이 일어났다.
경남 밀양경찰서는 환자에게 허위 진료확인서를 발급해준 치과의사 2명을 불구속 입건해 검찰로 송치했다. 해당 확인서로 보험금을 타낸 환자 60명도 경찰에 넘겨졌다.
A씨는 밀양 한 치과의원에서 2018년부터 올해까지 환자 31명에게 치조골 이식술을 실제 하지 않았는데도 한 것처럼 허위 진료확인서를 발급해준 혐의를 받고 있다.
환자들은 A씨로부터 받은 허위 진료확인서로 보험사로부터 총 7천300여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편취한 혐의를 받는다.
거제에서도 이런 수법으로 보험사기 행각을 벌인 치과의사와 환자들이 경찰에 적발됐다.
치과의사 B씨는 2013년부터 2019년까지 환자 29명에게 하루에 끝낸 치조골 이식술을 마치 여러 날에 걸쳐 시행한 것처럼 진료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준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다.
환자 29명은 B씨로부터 받은 허위 진료확인서로 총 4천700여만원 상당의 보험금을 타낸 것으로 알려졌다.
환자들 대부분도 경찰 조사과정에서 부당하게 타낸 보험금을 되돌려주는 등 혐의를 인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금년 8월에는 고의로 교통사고를 내고 보험금을 청구한 한의사와 보험사기단이 적발됐다.
대구지방법원은 제5형사단독은 보험사기에 가담해 허위로 진료내역을 작성한 한의사 C씨에게 징역 10개월,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보험사기는 고의로 경미한 교통사고를 유발한 후 피해 보험회사를 상대로 대인, 대물 보험접수를 하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C는 마치 본인 병원에서 보험사기단이 통원치료를 받은 것처럼 허위로 진료내역을 작성해 보험금 청구 증빙자료를 만들었다.
이런 방식으로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총 58회에 걸쳐 3767만원의 보험금을 편취했다.
보험사기는 건보재정 악화로 전체적인 보험료 인상으로 이어지고 결국 선의의 다수 계약자에게 피해를 볼 수 밖에 없다는 설명이다. 이렇다 보니 보험사들은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자체 단속을 벌이거나 경찰에 수사를 의뢰하는 지경에 이른 상황이다.
특히 의료인 보험사기가 기승을 부리자 국회에서도 이런 문제를 해소하기 위한 법 개정안이 11개 제출돼 있다.
의료계 "일부 의료기관 문제"…가중처벌법안 등 관련 "국민 불신 조장" 반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