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재 집어삼키는 '의대 블랙홀' 과연 괜찮나
SKY대학 이공계는 물론 과학고·영재학교 이어 초등생까지도 '광풍'
2023.08.01 19:02 댓글쓰기

대한민국 최상위권 인재들 대부분이 의사의 길을 걷는 형국이다. 근래 학원가에 ‘초등 의대반’이 생겨날 정도로 의대 광풍이 불고 있다. 과학고·영재학교 졸업생, 이과 최상위권 학생, 상위권 자연대 학생들의 의대行이 갈수록 심화되는데 이어 초등·중학생도 상당수가 의대 진학을 꿈꾸고 있다. 전국 의대 평균 합격선이 서울대 평균 합격선을 추월했고, 그 격차 또한 벌어지고 있다. 상위권 대학 자연대에서도 이탈자가 증가하고 있으며 의대 진학 제동을 걸었던 과학고·영재학교에서도 부메랑처럼 이탈자가 쏟아진다. 이러한 가운데 정부가 의료계와의 갈등에도 불구, 의대 정원 확대 계획을 공식화했다. 입시업계에서는 정원 확대 시 지금의 의대 쏠림 현상이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된다. 데일리메디가 입시전문기업 종로학원 자료를 기반으로 대학교, 고등학교, 중학교 및 초등학교 순으로 의대 광풍 현상을 정리했다. [편집자주]


서울대보다 전국 어디든 의대…정시 합격선 역대 최고 높아


2023학년도 입시에서 의대 정시 합격선은 역대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자연계 최상위권인 서울대 자연계열보다 서울 소재 주요 의대들의 합격선이 훨씬 높아지며 그 격차 역시 역대 최대 규모로 벌어졌다. 


입시전문기업 종로학원은 전국 39개 의대 중 4년간 기준점이 동일한 27개 의대 2023학년도 정시 합격자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27개 의대 평균 점수(국어·수학·탐구 백분위 70% 컷)는 98.2점으로 나타났는데, 이는 대학별 백분위 점수를 공개한 2020학년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서울의대(지역 균형), 가톨릭의대, 한양의대의 평균 점수가 모두 99.5점이었고 고려의대, 성균관의대 99.4점, 서울의대(일반전형)는 99.3점이었다. 


서울대 순수 자연계열 평균 합격 점수와 비교하면 상당히 치솟은 셈이다. 


실제 서울대에서 의약학계열을 제외한 자연계열 일반전형 중 합격선이 가장 높은 과는 수리과학부 97.8점, 통계학과 97점, 의류학과 96.3점 등이었다. 


평균점수 추이로도 이 같은 경향이 확인된다. 전국 의대 평균은 2020학년도 97.4점, 2021학년도 97.2점, 2022학년도 97.8점, 2023학년도 98.2점 등으로 올라선 한편, 서울대 자연계열 평균 합격선은 같은 기간 내 95점, 95.1점, 95점, 93.9점 등으로 떨어졌다. 


SKY 대학, 작년 중도 포기 1874명…대다수 자연계 학생으로 3년새 급증 


상위권 대학에 입학한 학생들의 자퇴·미등록·학사경고 등으로 제적된 이른바 ‘중도 탈락’이 잇따르고 있어 우려감을 키운다. 대부분 의대로 향했을 것으로 입시업계는 추정했다. 


종로학원이 각 대학 2022년 공시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서울대, 고려대, 연세대 소위 ‘SKY’ 대학에서 총 1874명이 중도탈락했다. 이중 무려 1421명(75.8%)이 자연대 학생이었다. 


자연대생 이탈에 가속도가 붙고 있다, SKY 대학 자연계 중도탈락자 수는 ▲2020년 893명 ▲2021년 1096명에 이어 지난해 1421명으로 3년새 59.1% 늘었다. 


등록 후 빠져나간 학생들 외에도 합격은 했지만 등록하지 않은 인원 규모도 눈여겨 볼만 하다. 올해 입시에서 새학기를 앞두고 SKY 대학 정시 합격자 4408명 중 약 3분의 1인 1343명이 최종 등록을 포기했다. 


▲연세대 643명 ▲고려대 545명 ▲서울대 155명 등이 등록을 포기했고, 계열별로는 자연계가 737명으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인문계 564명, 예체능 42명 순으로 등록하지 않았다. 


반면 의대 합격증을 받은 학생들은 의대를 선택했다. 서울의대는 작년에 이어 올해도 등록 포기자가 없었고 연세의대는 8명, 고려의대는 4명이 포기했다. 지난해에는 연세대 10명, 고려대 6명이 등록하지 않았다. 


연세대 의대 미래캠퍼스 역시 지난해 최종 30명에서 올해 13명(6차 추가모집 기준)으로 포기 인원이 현저히 감소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주요대학 의약학 계열 등록 포기자가 지난해보다 줄어들고 있다”며 “SKY 대학 합격자들이 의학계열로 대거 빠져나간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이어 “서울대는 전년대비 자연계 등록포기자가 줄었는데 이는 정시에 학교 내신을 첫 적용하면서 타 의대 원서를 썼을 것으로 보인다”며 “정시경쟁률이 4.13대 1에서 3.18대 1로 하락했다는 게 근거”라고 덧붙였다. 


과학고·영재학교, 의대 입학 제동…8년간 515명 이탈 


과학·이공계 인재를 키우기 위한 목적으로 설립된 과학고와 영재학교 학생들이 의대로 진학하는 경향이 강해지자 교육부가 제동을 건 결과, 이탈이 잇따랐다. 


각 학교 모집요강 및 영재학교장협의회에 따르면 지난 2018학년도에 서울과고·경기과고는 의대 진학 시 장학금을 회수하고 의대 추천서를 금지했고, 광주과고·세종과학예술영재학교·인천과학예술영재학교도 추천서를 금지했다. 


2022학년도에는 초강수를 뒀다. 응시원서에 명시된 제재 방안에 서약해야 원서 접수가 가능했고 의대 관련 상담 및 진학 지도도 금지했으며 의대를 희망하면 일반고 등으로 전출을 권고했다. 


그럼에도 의대를 가겠다는 학생에게는 영재학교 학생부 대신 초중등교육법에 근거한 학교생활기록부를 제공하고, 정규 수업 외 시간에는 기숙사 및 독서실 등 학교시설 이용을 제한시켰다. 추가 교육비 및 장학금도 환수했다. 


입시업계는 근래 이러한 강경한 조치가 과학고·영재학교에서 중도 포기자들을 속출케 한 요인으로 보고 있다. 


종로학원이 최근 8년간 20개 과학고 및 전국 7개 영재학교의 전출 및 학업중단 학생 현황을 분석한 결과, 이 기간 동안 총 515명이 빠져나갔다. 


과학고에서는 423명, 영재학교는 92명이 나갔는데, 이는 최근 4년새 더 가팔라지고 있다. 과학고에서는 지난 2015년부터 2018년까지 173명이 그만뒀지만 2019년부터 지난해까지는 250명이 이탈해 그 비율이 44.5% 늘었다.


영재학교는 더 심각한데, 2015년부터 2018년까지 23명이 빠져나갔지만 2019년부터 2021년까지의 중도 포기자는 69명으로 무려 3배 증가했다. 


종로학원은 “2021년, 2022년 공시자료는 각각 1년 전 시점으로 코로나19로 인해 학교 운영에 차질이 있고 전학 등도 원활하지 않았던 비정상적이었던 상황임을 감안하더라도 심상찮은 결과”라고 분석했다.


초중생도 의대 열기… 정원 확대 시한폭탄 우려 


의대 선호 현상은 현재 초등학교, 중학교까지 번져 있다. 


금년 5월 종로학원이 전국 1395명의 초·중학생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초등 군에서 92.3%가 이과를, 이중 52.3%가 의학계열, 다시 이중 69.3%가 의대를 보내고 싶어했다. 


중등 군에서는 84.4%가 이과, 이중 47%가 의학계열, 이중 다시 65%가 자녀의 의대 진학을 원했다. 


계열이 아닌 대학별 선호도 역시 비슷했다. 이과를 선택하겠다는 응답자들에게서 지방권을 포함한 모든 의대(44%)가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이어 서울대 이공계(20.5%), 카이스트 등 과학기술특성화대학(18.8%), SKY 대학 대기업 연계 반도체·첨단학과(14.8%) 순이었다. 


이 가운데 정부는 의료계와의 갈등에도 불구하고 의대 정원을 확대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오는 2025학년도부터 입시에 반영하겠다는 입장을 공식화했다. 


이에 입시업계와 자녀를 의대에 보내고 싶어하는 학부모들에게도 의대 정원은 폭발적인 관심사였는데, 의대 정원이 늘어나면 이 같은 쏠림 현상은 가속화될 것이라는 게 입시 전문가 시각이다. 


데일리메디는 올해 5월 20일 종로학원이 개최한 ‘전국 초중 최상위 학부모 대상 고교 및 대입 특별 전략’ 입시설명회에서 임성호 대표와 만나 현재 의대 쏠림 현상과 이를 바라보는 그의 시각을 들었다. 


임성호 대표는 “3년째 통합수능이 시행되고 있고, 2022학년도 약대가 학부제로 전환되면서 의약학계열 전체 선발 인원이 7000명 규모가 됐는데 이 규모가 SKY 대학 정원을 능가하면서 집중 현상이 본격화됐다”고 설명했다. 


임 대표 설명에 따르면, 의대 정원 확대 조치는 실제 입시 현장에서 ‘지금까지 100등까지 원서를 낼 수 있었지만 이제는 130명까지도 원서를 내는 분위기’로 다가오게 될 전망이다. 


그는 “정원이 늘면 대학을 다니며 도중에 의대에 가려는 양상은 심화될 수 있고, 연쇄적 재학생 이동이 일어나면 대학 간 양극화는 불가피하다”며 “교육 질 및 인재 균형도 담보할 수 없다”고 분석했다. 


임 대표는 “실제로 정부가 의대 정원을 확대하면 보다 세밀하게 고려할 지점이 많다”고 주장했다. 


그는 “의사 부족 사태 해결을 위해 의대 정원을 늘린다면 어느 의대 정원을 늘릴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며 “그렇다면 서울권 의대 정원이 늘어날 가능성은 적은데, 정작 지방의대는 또 다시 서울권 의대로 향하는 중도탈락자가 상당히 많은 상황이다”고 지적했다. 


이어 “지방에 의사가 없다고 하는데, 정작 전국 의대 중 70%가 지방에 있다”며 “수도권 인구 집중 등 인구구조적 요인이 존재하는 상황에서 단순히 의사 배출을 늘린다고 해서 지방에 의사가 많아질 것으로 보는 관점은 오류가 있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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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암담 08.06 15:57
    갈수록 위세를 떨치는 의대 광풍이 걱정스럽고 멈춰져야 한다

    대한민국 최상위권이 의대에만 몰리는데 미래가 어둡다. 현재 50대 의사들은 지금보다 입결이 훨씬 낮았지만 의료계 주축이고 잘 돌아간다. 최우수 인재는 더 창의적이고 인류와 나라에 기여할 수 있는 분야로 가야 한다.
  • 윤진한 08.01 23:24
    대학은 가급적 학벌이 좋은 Royal대인 국사 성균관자격 성균관대나, 교황윤허로 설립이 기획되어 세워진, 귀족계파 예수회 산하의 서강대의 Royal 대학으로 가는게 좋습니다. 일류, 명문대학들입니다. 그리고 경성제대 후신 서울대(및 그 추종세력들)는 한국영토에 주권.자격.학벌이 없어온 사유로, 무어라고 주장해도, 한국에 학벌이 없으며 일류.명문 타이틀도 부여받을 수 없습니다.



    학과에 상관없이 무슨학과든지 Royal 성균관대(국사 성균관자격), Royal 서강대(세계사의교황반영, 교황윤허로 설립이 기획되어, 국제관습법상 성대다음 Royal대 예우). 성균관대(양반대학)와 서강대(가톨릭계 예수회의 귀족대학)만 Royal대며, 일류.명문임. 주권.자격.학벌 없는 경성제대 후신 서울대(일본 점쇠 천황이 세운 마당쇠 대학), 그 뒤 연세대(일본 강점기 연희전문 후신 연세대), 서민출신 이용익의 보성전문 후신 고려대일것. 성대와 서강대 밖의 리그로 본다면 주권.학벌없는 서울대, 연세대(본캠), 고려대(본캠), 이화여대.이화도 주권.학벌은 없지만, 왜구 서울대가 연세.이화 필요하던 미군정때의 대중언론 도전. 성균관대에 오랫동안 도전을 해와서 경성제대 후신 서울대 카르텔은 전분야에서 아주 강합니다.



    교과서자격 안변함. 국사 성균관(성균관대), 세계사 한나라 태학,국자감(원.명청의 국자감은 경사대학당,베이징대로 승계), 볼로냐.파리대 자격은 변하지 않아왔음. 한국 최고(最古,最高)대학 성균관대. 국내외에서 6백년 넘는 역사를 인정받고 있는 성균관대. Royal대임. 세계사의 교황반영, 교황윤허 서강대는 국제관습법상 성대 다음 Royal대 예우.



    헌법,국제법, 학교교육 교과서의 교육내용은 가장 표준적이며, 가장 보편적인 학술근거입니다. 국사(성균관, 해방후 성균관대로 정통승계), 세계사(한나라 태학, 국자감, 원.명.청의 국자감은 이후 경사대학당과 베이징대로 승계), 교황성하의 신성성 지속, 서양에서 가장 오래된 볼로냐,파리대학등의 전통과 자격을 반영하여, 주권과 대학학벌을 수호하고자 합니다. https://blog.naver.com/macmaca/2230688580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