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조5000억' 국내 제약산업 격(格) 바꾸다
한미약품 기술수출 초대형 잭팟 이후 정부·언론 등 인식도 달라져
2015.11.18 20:00 댓글쓰기

한미약품이 사노피, 릴리 등 빅 파마들과 잇따른 기술 수출을 성사시키며 국내 제약 산업의 위상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


한미약품의 이번 성과로 제약계는 물론 의료계, 정부와 여론의 인식도 변화시켰기 때문이다.


불과 몇 개월 전만해도 제약사하면 먼저 떠오는 단어가 ‘리베이트’였다. 하지만 최근에는 ‘신약 개발’ ‘신성장 동력’으로 격을 달리하고 있다.  


한미약품은 올 초부터 일라이 릴리(HM71224 : 면역질환치료제), 베링거인겔하임(HM61713 : 내성표적 항암제) 그리고 사노피-아벤티스(퀀텀프로젝트)와 계약을 성사시키면서 분위기를 급반전시켰다.


이들 계약으로 한미약품이 벌어들일 계약금만 7000억원이상이며, 임상시험과 상품화가 진행되는 동안 단계적으로 받는 금액은 총 7조5000억원이다.


그렇다. 결정적인 한방은 ‘7조5000억원’이라는 숫자였다. 이 금액이 한국 제약 산업의 격(格)을 바꿔놓았다.


하지만 이 잭팟 한방으로 한국 제약의 격이 바뀐 것은 아니다. 사실 국내 제약사가 해외에 기술을 수출한 것이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1989년 한미약품이 스위스 로슈사에 항생제 세프트리악손의 개량제법에 관한 기술수출을 시작으로 2014년 12월까지 32개사가 164건의 기술을 수출했다.


해외기술 수출 실적을 보유한 32개사 가운데 LG생명과학이 21건을 미국과 유럽 등지로 가장 많이 수출했으며 대웅제약이 미국, 터키, 중국 등으로 18건 수출에 성공했다.


동아에스티도 일본과 인도, 브라질 등으로 15건, 한미약품이 9건, 안국약품, 일양약품, 한국유나이티드제약이 각각 8건의 기술 수출에 성공한 바 있다.  


국내 제약사의 R&D 투자가 지속적으로 확대되면서 33건의 신약을 개발하고 164건의 기술을 수출하며 건실하게 성장하고 있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내 제약 산업을 재조명받게 한 것은 ‘7조5000억원’이라는 숫자다.


지난밤(18일) KBS1TV에서 '1200조 의약품시장을 선점하라'는 주제의 제약관련 특집 방송이 방영됐다. 


예전 같으면 리베이트나 담합과 같은 고발성 프로그램에 등장했던 제약사 이야기가 고령화 시대를 맞아 가장 유망한 산업 중 하나로 부상한 제약 분야를 집중 조명했다.


글로벌 제약 시장에서 최고 부가가치를 생산해내는 것은 신약이며 세계시장에서 벌어지는 치열한 전쟁과 이 전쟁에서 국내 제약업계가 살아남을 길은 의약품 개발 및 기술수출 등을 통해 글로벌 진출이라는 것이다.


실제 전 세계 의약품 시장규모는 1200조원(2014년 기준)이다. 이는 400조원대의 휴대전화 산업과 반도체 산업을 합한 것보다 훨씬 더 큰 금액이다.


한 제약사 관계자는 "그 어느 때보다 제약산업이 긍정적으로 재조명되고 있다. 국내 제약 산업의 현주소와 한계를 냉정하게 짚어 보고 글로벌로 진출할 수 있는 전략을 모색해야 하는 중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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