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의협 회장 '오늘부터 의료기기 사용'
12일 골밀도측정기 직접 시연…'이달 내 해결' 최후통첩
2016.01.12 10:57 댓글쓰기

“내가 오늘 초음파 골밀도측정기기를 사용했다. 나부터 고발하라.”

 

 

대한한의사협회 김필건 회장이 기자들 앞에서 골밀도측정기를 시연했다. 골밀도측정기는 지난 2011년 대법원이 한의사 사용은 불법이라는 판단을 내린 바 있는 의료기기다.

 

김필건 회장은 “앞으로 나 자신부터 의료기기를 사용해 나가겠다”며 “복지부가 이달 말까지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역사상 처음으로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천명했다.

 

의료계와 한의계의 합의가 먼저라는 이유로 차일피일 의료기기 문제 해결을 미루고 있는 복지부에 대한 최후통첩을 한 셈이다. 

 

김필건 회장은 12일 오전 10시 30분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골밀도측정기 사용을 직접 시연하며 복지부의 직무유기를 규탄했다.

 

그는 “한의사 의료기기 문제를 2016년 1월까지 완료하고 그 진행 과정을 알려줄 것을 요청한다”며 “더 미룬다면 부작위 위법 확인 소송을 포함해 모든 행정소송과 헌법소원심판 청구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2013년 헌법재판소가 한의사도 기본적인 의료기기를 사용해야 한다고 만장일치로 판결을 내린 지 2년이 지났음에도 아무런 후속조치를 내놓지 않는 복지부의 직무 유기를 더 이상은 두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이다.

 

헌법재판소는 당시 안압측정기, 자동안굴절검사기, 세극등현미경, 자동시야측정장비, 청력검사기 등을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의료기기라고 판단했다.

 

신체에 아무런 위해를 발생시키지 않고 한의사가 판독할 수 없을 정도로 전문적인 식견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취지다.

 

이후 국무조정실은 지난해 12월 규제기요틴 민관 합동회의를 열어 헌재 판결을 기준으로 2015년 상반기까지 의료기기별 유권해석을 통해 한의사가 사용할 수 있는 진단·검사기기를 정하도록 복지부에 주문했다.

 

복지부는 지난해 9월 ‘국민의료 향상을 위한 의료현안 협의체’를 꾸려 해법 모색에 나섰지만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김필건 회장은 “복지부는 협의체를 핑계 삼아 차일피일 미뤄 양방과 한방의 갈등을 조장하고, 사회갈등을 더욱 키우는 결과만을 초래하고 있다"며 "이는 주무부처의 무책임한 태도”라고 지적했다.

 

이어 “국민이 원하고, 사법부마저 판결했으며 한의사들도 기본적인 의료기기는 충분히 쓸 수 있는 교육을 받았다”며 “앞으로 이 문제를 해결할 때까지 투쟁을 벌여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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