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원 '성형수술 중 사망, 상해보험금 지급'
'의료진 감시소홀 또는 응급처치 미흡 등 가입자 예견할 수 없어'
2015.09.14 12:13 댓글쓰기

성형수술을 받다 숨진 환자에게도 상해사망 보험금을 지급해야 한다는 법원 판결이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15부(김종원 부장판사)는 가슴확대수술 중 사망한 A씨의 가족이 손해보험사 2곳을 상대로 낸 보험금 지급 소송에서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다고 14일 밝혔다.

 

A씨는 지난해 성형외과에서 프로포폴 등으로 정맥마취를 한 뒤 수술을 받다 호흡불량으로 종합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지만 10일만에 다발성 장기부전으로 사망했다.

 

A씨 가족은 성형외과 원장과 5억5000만원을 받는 조건으로 합의한 데 이어 A씨가 2년 전  일반상해사망시 보험사가 각각 1억원, 2억원을 지급하는 보장보험을 들어놓은 2개 보험사에 상해사망 보험금을 달라고 청구했다.

 

그러나 보험사들은 성형수술 중 숨진 A씨는 수술에 스스로 동의를 했으므로 우연한 외래 사고로 입은 상해로 사망한 경우로 볼 수 없다며 보험금을 지급하지 않았다.

 

보험사 약관에는 '상해'를 '보험기간 중 발생한 급격하고도 우연한 외래의 사고로 신체에 입은 상해'라고 규정하고 있다.

 

그러나 법원은 성형수술 중 발생한 의료사고도 A씨에게 다발성 장기부전을 초래할 만한 특별한 질환이나 과거력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하면 보험사가 명시한 상해에 해당한다고 판시했다.

 

이를 토대로 재판부는 "수술 중 발생한 심폐정지는 의료진의 감시소홀 또는 응급처치 미흡 등으로 인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며 "이는 '우연한 외래의 사고'에 의해 사망한 것으로 인정되므로 보험계약에서 정한 상해사망에 해당한다"고 밝혔다.

 

한편, 2012년 대법원 판례에서도 "피보험자가 의료과실 탓에 상해를 입었을 때 외과적 수술이나 의료처치에 동의했다고 해도 그것이 바로 의료과실로 인해 상해를 입는 결과에까지 동의하거나 예견했다고 볼 수는 없다"고 판시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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