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부전문의 부족 지방의료원→'시니어의사' 해법
의협, 공공임상의사제와 매칭사업 연계 모색…"비수도권 병원에 의사 우선 배치"
2023.07.14 05:40 댓글쓰기

"농사지을 때 가장 중요한게 물 관리다. 가뭄이 들어 당장 물 공급이 필요한데, 댐 건설은 시일이 많이 걸린다. 시니어 의사 매칭사업은 빠른 물 공급을 위한 도수로 정책이다. 신속한 추진이 필요하다."


충청남도 서산의료원 김영완 원장은 13일 대한의사협회 주최 지역필수의료 살리기 위한 전문가 기자회견에서 지역거점병원 역할을 하고 있는 지역의료원 의사인력 확충 방안을 제안했다. 


시니어 의사-지역공공의료기관 매칭사업은 전문성을 가진 의사인력을 지역 공공병원에 근무토록 해, 지역사회 양질의 의료서비스 제공과 진료체계 안정화, 필수의료 인력을 지원한다. 


김 원장은 "전국 35개 지방의료원 최신 자료를 보면 의사 1302명이 진료를 보고 있으며 환자당 부족한 의사는 183명에 달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방의료원엔 세부전문의가 부족한 편인데, 시니어 의사 중엔 세부전문의가 많다. 이들을 초방해서 진료하면 지방 의료 질도 대폭 향상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실제 작년 국립중앙의료원이 실시한 지역 공공병원 대상 수요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역거점공공병원 34개소에서 참여할 의향이 있으며, 필요의사 수는 165명이라고 응답했다. 기관당 평균 4.9명이다.


보훈병원은 4개소가 참여 의향을 보였고, 필요의사 수는 31명이다. 기관당 평균 필요 의사 수는 7.8명으로 지역거점공공병원보다 많았다. 산재병원은 9개소로, 필요의사 수는 30명이다. 


또 의협 회원 DB 분석 결과 연령대별 미활동 의사 수는 31~75세까지 6784명으로 집계됐다. 이중 36~40세가 969명으로 가장 많았고, 41~25세 906명, 66~70세 837명, 31~35세 781명 순이다.


의협 의사-지역공공의료기관 매칭사업 백현옥 TF 위원장은 "시니어 의사뿐만 아니라 미활동 의사 구간이 30~60대가 상당히 많아 지역 필수의료 현장 투입이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역공공의료원은 70세 이상 의사는 원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연령 구간별로 20~40명씩 투입해 젊은층~고령층을 고루 배치하는 방안도 모색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의협 이필수 회장은 "시니어의사만 매칭하기엔 한계가 있다. 효율적인 사업연계를 위해 인력풀을 늘려야 한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설명했다.


이 회장은 "시니어의사 뿐만 아니라 미활동의사까지 포함시켜 당장 부족한 의사 인력 문제에 대응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매칭인력 적재적소 배치 위한 시스템 및 임금, 근무여건 논의 중요"


이들은 시니어 의사-지역공공의료기관 매칭사업이 지역 필수의료를 살리기 위한 실효적인 매칭이 되기 위한 의견도 내놨다. 비수도권 병원 의사 우선 배치, 공공임상의사제와 결합 등이 제시됐다. 


김영완 원장은 "수도권과 대도시는 의사 풀이 많기 때문에 지방 취약지를 위주로 매칭사업을 해야 한다"며 "매칭인력을 적재적소에 잘 배치할 수 있는 시스템과 임금과 근무, 주거여건 등을 잘 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시니어 의사 매칭사업이 조기에 정착하려면 정부 차원 홍보 및 인건비 지원이 필요하다"며 "복지부와 국립중앙의료원이 유기적으로 협조체계를 구축해 이 제도가 지역 공공의료 살리기의 마중물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백현욱 위원장은 "공공의료기관이 필요로 하는 매칭을 위해 참여 대상을 넓혀 재취업 시 공공의료기관에 지원할 수 있도록 정확한 정보를 제공하고 공공임상교수제와 결합 방안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국가차원의 법률적 지원이나 경제적 보상 등 각종 지원과 혜택도 강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은퇴 후 공공의료기관에서 근무 중인 김국기 중앙보험병원 신경외과 전문의는 풍부한 임상경험과 지식을 썩히기 보단 사회공원 차원에서 적극 활용할 것을 권유했다. 


김국기 전문의는 "주 3일 근무로 월급은 570만원 가량을 받는데, 현 근무 형태에 매우 만족하고 있다"고  자신의 사례를 소개했다. 


그러면서 "어떤 이들은 정년이 되자마자 쭉 쉬는 사례도 많은데 평생 쌓은 임상 경험을 썩히는 것 보단 사회와 환자들을 위해 기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할 것 같다는 생각에 재취업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김 전문의는 "강조하고 싶은 것은 현재 나이가 80세이지만, 젊은 신경외과 의사들과 교류를 하고 새로운 지식을 배우는 일은 나와 국가 모두에 이롭다"며 "저는 건강이 허락한다면 90세까지 일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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