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백병원이 수십년째 이어진 경영난을 이기지 못하고 폐원 수순을 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가 폐원 결정 전면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서울백병원 교수협의회는 8일 성명을 통해 "폐원안을 이사회에 상정하겠다는 서울백병원 경영정상화 TFT의 결정과 이에 대해 교직원들에게 그 어떤 설명도 없이 폐원이 기정사실인 것처럼 언론에 답한 법인의 행태에 동탄을 금치 않을 수 없다"고 밝혔다.
서울백병원은 83년 역사의 인제학원 백중앙의료원 모체로 산하에 5개 형제병원을 운영 중이다.
교수회는 "병원이 발전 성장하기 위해서는 재투자가 필요하나 서울백병원의 자산과 수익은 서울백병원에 재투자되지 않고 형제 병원의 건립과 법인 운영을 위해 사용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최선을 다해 묵묵히 일했으나 법인에서는 서울백병원 적자의 책임을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에게 돌리며 병원을 되살리기 위한 그 어떤 대책도 내놓지 않고 인력감축만을 끊임없이 요구했다"고 덧붙였다.
서울백병원은 경영 정상화를 위해 레지던트 수련병원 포기 및 응급센터 축소, 대규모 인력감축 및 공간 리모델링 등을 진행했다.
교수회는 "병원장은 이러한 대책 마련 후 월 10억 정도의 적자 규모는 모태병원 상징성을 고려해 감수하고 병원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며 "하지만 병원은 병원 활성화 방안을 시도조차 하기 전에 폐원 수순에 들어갔다. 이는 서울백병원 교직원들을 우롱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서울백병원은 병원이 폐원 수순을 밟아도 교직원은 100% 형제 병원으로 고용을 승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에 대해 교수회는 "전환 배치가 가능한 수도권 내 상계백병원과 일산백병원은 최근 경영이 악화되고 있어 추가적으로 교직원을 받아들일 여력이 있는지 의문"이라며 "교직원 동의 없이 생활권이 다른 부산 지역 병원으로 전출하는 것은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탄압 행위"라고 지적했다.
끝으로 그들은 "백병원은 서울시 중구의 유일한 대학병원으로 코로나19 팬데믹 시국에서도 지역민들의 건강 파수꾼 역할을 온전히 담당했다"며 "이런 상황 속에서 서울백병원 폐원은 중구를 비롯한 서울 도심의 심각한 의료공백을 초래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어 "TFT는 병원 폐원안을 이사회에 상정하겠다는 결정을 취하하고 회생과 발전을 위한 대책을 마련해 교직원과 대화하기를 요구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