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설 조직으로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
2025.06.10 05:35 댓글쓰기

대한의학회가 전공의들 수련과 관련해서 전반적인 질적 향상을 위해 ‘전공의 수련교육원(가칭)’ 설립을 공식 제안했다. 


전공의 수련의 기획·개발·평가·인증 등을 담당하는 상설 조직을 통해 공식적인 수련교육(Graduate Medical Education, GME) 체계 구축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구상이다.


박용범 대한의학회 수련교육이사(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류마티스내과)는 9일 열린 대한의학회 학술대회 기자간담회에서 “전공의는 국민 건강권을 책임질 미래 인력으로 양질의 교육을 위한 수련교육 인프라 구축이 시급하다”며 “공식적으로 전공의 수련교육원 설립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의정 갈등을 겪으며 전공의 수련환경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높아진 만큼, 이제는 체계적이고 지속 가능한 교육 시스템이 필요하며 양질의 GME 체계 확립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진단했다.


교육과정 개발부터 평가·인증까지 총괄…5대 핵심기능 수행


의학회가 구상하는 전공의 수련교육원은 ▲전공의 교육과정 개발 ▲수련 평가 시스템 구축 ▲지도전문의 역량 강화 ▲수련기관 평가 및 인증 ▲교육 연수 프로그램 운영 등 5가지 핵심 기능을 수행할 예정이다.


이 중 교육과정 개발 분야에서는 26개 전문과목과 인턴 대상 역량중심 수련 교과과정 개발을 비롯해 ▲E-learning 콘텐츠 ▲공통·전문 역량 프로그램 ▲전공의 통합 플랫폼 구축 등이 포함된다.


수련 평가 부문에서는 실무 중심 평가(work-based assessment) 체계 및 시기별 평가 지표 마련, e-portfolio 시스템 구축 등이 추진된다. 이는 수련 질(質) 향상은 물론 환자안전 제고에도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지도전문의 역할 정립 및 보상 체계 구축


의학회는 전공의 교육을 이끄는 핵심 주체인 지도전문의 역량 개발도 병행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도전문의 역할·책임 명확화 ▲교육 가이드라인 개발 ▲보상체계 정립 ▲전문 역량 교육 프로그램 개발 ▲온라인 콘텐츠 구축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아울러 수련기관 평가 및 인증 기능도 강화된다. 각 병원의 전문과목별 교육 실태를 면밀히 점검하고, 이를 기반으로 수련기관 인증체계를 공고히 한다는 방침이다.


박 이사는 “그간 대한의학회와 각 전문학회는 훌륭한 전문의 양성을 위해 다양한 사업을 전개해왔다”면서 “이제는 교육과 평가, 인증을 포괄하는 체계적인 인프라를 통해 GME의 질적 도약을 이뤄야 할 때”라고 말했다.


복지부 수련평가 체계와 구분…“교육 콘텐츠와 질(質) 중심 관리체계”


교육원 설립과 관련해 박 이사는 현재 복지부가 운영 중인 수련평가 체계와의 역할 중복에 대한 우려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대표적으로 병원협회가 위탁 운영하는 수련평가본부와의 관계다. 


다만 장기적으로는 상당 부분에서 역할이 중복되는 만큼 향후 논란이 가능성도 일부 존재한다. 


그는 “병협 수련평가본부는 수련기관의 물리적 수준을 평가하는 반면, 수련교육원은 수련 내용과 질(質)을 중심으로 다룰 조직”이라며 “무엇을 가르치고, 어떻게 지도할 것인지에 초점을 맞춘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제안은 단순한 학술 논의 수준이 아니라 제도적·재정적 공적 지원을 요청하는 공식 제안”이라며 “장기적으로는 의학교육평가원처럼 독립기구로 발전할 수 있도록 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장기적으론 전문의 시험 제도 개선까지"


이진우 의학회장(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도 박 이사의 전공의 수련 전문기구 상설 필요성에 공감했다. 수련기구의 상설이 장기적으로는 전문의 시험제도 개선까지 가능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즉, 현재처럼 연 1회 시험을 통해 자격을 부여하는 방식은 수련의 질 담보와는 거리가 있어 향후 교육원이 자리 잡게 되면 전문의 자격평가 방식 자체도 변화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이진우 회장은 “현재의 분절적이고 자율에만 의존하는 수련교육 체계에서 벗어나 표준화된 교육 체계와 질 관리를 위한 전문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 이는 상급병원 구조조정과는 무관한 수련교육의 본질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접근”이라고 밝혔다. 


이어 “26개 전문학회와 수련병원협의회, 복지부 등 관계 기관과 협의해서 예산과 제도 기반을 확보해나갈 계획”이라며 “궁극적으로는 미국 ACGME, 영국 GMC처럼 국가 차원의 수련인증체계로 확대될 수 있도록 추진하겠다”고 덧붙였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
메디라이프 + More
e-談