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 초기부터 의협과 적극 소통 필요”
좌훈정 대한의사협회 회원권익위원장
2026.09.08 05:51 댓글쓰기



“모든 민원 해결에는 골든타임이 있습니다. 실사도 마찬가지고 보건소 등 관계 부처 민원도 마찬가지입니다. 이를 놓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실사 등 받는 의사, 초기 대응 매우 중요·실질적인 권익보호 강화되도록 최선


좌훈정 대한의사협회 회원권익위원장은 최근 의협 출입기자단과 인터뷰에서 “회원들이 각종 민원이나 행정조사에 직면 시 문제 발생 초기부터 의협과 적극 소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범 5년 차를 맞은 의협 회원권익위원회는 지난해 역대 최다인 2만9608건의 민원을 처리했다. 


단순 문의부터 현지조사, 의료인 폭력, 의약품 관련 문제 등 회원들이 의료 현장에서 마주하는 다양한 고충이 위원회로 모인다.


좌 위원장은 이 가운데 회원들에게 정신적·경제적으로 가장 큰 부담을 주는 사안으로 보건복지부 현지조사와 국민건강보험공단 현지확인 등 ‘실사 민원’을 꼽았다.


특히 민원 발생 초기 대응이 늦어지면 의협에 도움을 요청하더라도 이미 해결하기 어려운 상황이 될 수 있는 만큼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좌 위원장은 “회원권익위원회가 법 자체를 바꿀 수는 없지만 현행법과 제도 안에서 회원이 보호받을 수 있는 권리를 찾아드릴 수는 있다”며 “모든 민원 해결에는 골든타임이 있다. 실사뿐 아니라 보건소 등 관계 부처 민원도 이 시기를 놓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정부 기관 현장실사 관련 실시간 대응


이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것이 지난해 6월 문(門)을 연 ‘실사상담센터’다. 


좌 위원장은 서울시의사회 부회장 시절 회원 대상 실사 상담 단톡방을 운영한 경험 등을 바탕으로 실사상담센터를 제안했다.


의사와 변호사가 상담 위원으로 참여해 회원들의 실사 관련 민원 대응을 준실시간으로 지원하는 방식이다.


회원이 관련 자료를 제출하면 내용을 검토한 뒤 별도 대화방을 개설해 자료 제출과 기본적인 조사 대응부터 결과의 적정성, 행정처분 및 형사처벌 가능성까지 상담한다.


김병기 회원권익위원회 부위원장 겸 실사상담센터장은 “회원이 관련 공문을 올리면 지역과 전문과 위원, 변호사 등이 함께 살펴보고 어디까지 협조해야 하는지, 무엇을 주의해야 하는지 실시간으로 조언한다”고 설명했다.


실제 코로나19 재택치료 환자관리료 관련 국민건강보험공단 방문확인 사례에서는 환수 건수를 최초 대상 건수의 10분의 1 수준으로 줄이는 성과를 거둔 바 있다.


다만 실사상담센터의 공식적으로 상담이 완료된 사례는 현재까지 4건에 그친다. 


실제 문의는 이보다 많지만 뒤늦게 연락하거나 정확한 상황 파악이 어려운 경우, 개인정보 제공에 부담을 느끼거나 상담 도중 포기하는 사례도 있기 때문이다.


이철희 회원권익위원회 간사는 “4건은 시작부터 완결까지 된 경우를 말하는 것”이라며 “중간에 너무 늦게 연락을 주셔서 도움을 드리기 어려운 경우나 회원이 중간에 포기하는 경우 등이 오히려 더 많다”고 설명했다.


의사 개인 민원도 전국적 사안이라면 직접 나선다


회원 한 명이 제기한 민원이 전체 의료계 문제로 확대될 가능성이 있다면 위원회가 직접 해결에 나서기도 한다.


최근 한국릴리의 비만·당뇨병 치료제 사용 과정에서 지연 분출이나 바늘 파손, 약물 누출 등이 발생했지만 일부 제품 교환이 ‘사용자 과실’을 이유로 거부되면서 회원 민원이 제기됐다.


해당 회원은 제품 자체의 문제라며 한국릴리 측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본사 방침이라는 이유로 교환을 거부당했다. 


이후 의료계 매체와 방송사 등에 제보하고 미국에서는 유사 상황에서 제품 교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사례까지 확인해 릴리 본사에 이메일을 보내는 등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했다.


결국 해당 민원은 회원권익위원회에 접수됐고 위원회는 이를 전국적으로 발생할 수 있는 사안으로 판단해 한국릴리 본사를 직접 방문했다. 


그 결과, 대표이사 및 임원진 협의 끝에 교환 기준 확대와 전용 콜센터 개선 등을 약속받았다.


좌 위원장은 “회원권익위원회에서 직접 항의 방문을 통해 처리한 민원은 특수한 사례”라면서도 “위원회 차원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의미가 큰 민원 처리 사례였다”고 평가했다.


“작은 민원도 의사 혼자 고민하지 말았으면 좋겠다”


회원들이 더 쉽게 도움을 요청할 수 있도록 민원 접근성도 개선한다. 의협은 현재 ‘KMA 통합정보시스템 구축사업’을 통해 콜센터와 통합 민원창구, 챗봇 등을 도입할 계획이다. 


전화 상담 이력과 회원 정보를 연계하고 회비, 면허신고, 연수교육, 각종 증명서 발급 등 주요 서비스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목표다.


향후에는 AI를 활용해 업무시간 외에도 민원을 접수하고 내용을 요약한 뒤 담당자가 후속 대응하는 방식도 검토하고 있다. 


현재 한정된 상담 인력으로 전화와 카카오톡 등 다양한 채널을 동시에 확대하기 어려운 문제를 보완하기 위해서다.


좌 위원장은 향후 통합정보시스템 구축과 함께 시도의사회 회원권익위원회와 협력체계를 강화하고 민원을 더 체계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대응체계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회원들 민원과 고충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생각하고 있다”며 “작은 민원이라도 혼자 고민하지 말고 위원회와 함께한다면 해결하는 데 조금이나마 도움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당부했다.


아울러 의협과 지역의사회에 대한 회원들 관심과 참여를 당부했다.


좌 위원장은 “각종 법령이나 고시·지침에 대한 정보는 기본적으로 협회나 시도의사회, 직역의사회를 통해 제공받는 것이 대부분”이라며 “평소 협회나 시도의사회, 지역의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관심을 가져달라”고 요청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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