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극복 진료현장 '숨은 영웅'
서울의료원 시설관리팀 김명윤 차장 '원내감염 제로 목표 최선'
2020.07.07 11:42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임수민기자/기획 1]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이 장기화되면서 사회 곳곳에서 피로감을 호소하는 목소리가 높다. 정부는 ‘사회적 거리두기’에서 ‘생활방역체제’로의 전환을 고민 중이다. 이제는 일상에서의 방역 활동이 중요해진다는 의미다. 병원에서는 지금도 수 많은 직원들이 의료진과 함께 감염예방을 위해 조용한 사투를 벌이고 있다. 감염의 공포만큼 예민해진 일상으로 타인에 대한 마음의 거리두기도 심화되고 있는 요즘, 환자들을 위해 묵묵히 움직이는 ‘숨은 영웅들’의 헌신이 우리에게 힘을 준다. 진료 최일선에서 활약하는 의료진의 수고에 가려져 있지만 각자의 자리에서 코로나19 극복에 사력을 다하고 있는 그들의 노고 역시 간과해서는 안될 일이다. 데일리메디는 최근 병원 내 각 부서에서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는 병원 속 숨은 영웅들을 만나 이들의 공로를 재조명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면 한계로 더 많은 영웅들의 활약상을 담아내지 못한 아쉬움은 가장 큰 고충이었다. 다섯분을 소개한다. [편집자주]

 

“의료진 안심하고 진료할 때 보람 느껴”

“우리 병원 의료진이 안심하고 진료에 집중할 때 보람을 느끼죠. 코로나19 종식 전까지 원내감염 없이 마무리되는 게 현재로서 가장 큰 소망입니다.”

서울의료원에서 시설관리를 책임지고 있는 김명윤 시설관리팀 시설차장은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전환 후 바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

최대한 많은 코로나19 확진자를 수용하기 위해 일반병실에 이동형 음압기를 설치하는 등 일반병실을 격리시설로 변경하고, 환자와 직원 안전을 위해 동선 분리를 계획, 총괄했다.

김명윤 차장은 “일반병상을 격리병상으로 구축하고 의료진 동선, 보호구 착·탈의 장소 등을 선정했다”며 “현재는 이러한 시설이 차질 없이 운영되도록 점검하는 게 주 업무”라고 말했다.

그는 지난 2004년 서울의료원에 입사해 올해로 17년째 근무 중이다. 코로나19 전담병원으로 전환되기 전에는 병원의 신·증축, 개·보수 계획, 안전관리 등에 관한 업무를 담당했다.

현재 서울의료원은 본관 7층을 기준으로 1~6층까지는 일반 외래환자, 8~13층은 코로나19 확진자가 입원 치료 중이며 7층은 확진자 입원병상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상황실이 운영 중이다.

시설관리팀은 확진자와 일반 외래환자, 확진자를 치료하는 의료진과 외래환자 의료진이 섞이지 않도록 ‘청결구역’과 ‘오염구역’으로 나누고 그 기준에 맞춰 승강기나 동선 등을 변경했다.

김 차장은 “병원 내 승강기는 모두 용도에 따라 운행할 수 있는 층이 다르고 확진자가 치료 중인 8층 이상으로 가려면 무조건 7층을 거쳐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상황실로 사용 중인 7층은 의료진이 보호복을 착·탈의하고, 격리병실 환자들의 모습을 담은 CCTV 화면이 실시간 송출돼 의료진이 긴급상황을 용이하게 파악할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환기 역시 각별히 신경 써야 할 요소다. 코로나19는 비말감염으로 알려졌지만 혹시 모를 에어로졸 전파의 가능성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병원 내 공기 흐름을 먼저 파악했다.

공조기 설치 확인 결과 5, 6층이 별도로 7~11층이 같은 공조기를 사용해 공기가 섞이지 않도록 7층을 상황실로 지정했다.

긴박한 상황, 시간과의 싸움

서울의료원은 지난 2015년 메르스 당시에도 감염자를 치료한 바 있다.

본관이 아닌 별도의 건물에서 환자를 치료하기에는 의료진 동선 등에 어려움이 있다는 것을 파악한 후 감염병 사태에 대비해 본관과 연결통로를 증축하고 응급실에 격리구역을 보강했다.

하지만 코로나19는 메르스보다 감염력이 강해 대규모 확진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최대한 많은 환자를 수용하기 위해 또 다른 운영체계가 필요했다.

김명윤 차장은 “병원 건물 전체를 감염병 전담병원으로 전환해 운영하는 데 매뉴얼이 없고 경험도 전무해 처음엔 당황스러웠다”고 술회했다.

이어 “하지만 그 당시 환자가 하루에 수백 명씩 증가하고 복지부도 전환 기간을 1달에서 2주로 줄이는 등 상황이 긴박해 여유 있게 고민하고 있을 시간이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일반 병실에 이동형 음압기를 설치하는 등 병원 시스템을 구축하기 전까지 주말 없이 매일 출근했다.

이후에도 주기적인 음압 성능 점검은 물론 병실에서 발생하는 시설 관련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 지난 2월부터 부서 직원들은 주말근무와 야근을 이어가는 중이다.

“응급상황에 대한 긴장과 높은 업무강도에 바쁜 하루 하루를 보내지만 의료진이 좀 더 안심하고 진료에 집중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데 자부심을 갖고 근무하고 있습니다.”

현재 서울의료원에서 감염된 의료진 및 직원은 없다.

김 차장은 “서울의료원 의료진이 타병원 의료진보다 보다 안전한 시설에서 근무할 수 있도록 기여하는 데 보람을 느낀다”라고 말했다.

이어 “의료진이 안전해야 환자도 좋은 진료를 받을 수 있다”며 “현재까지 감염자가 없는 것은 감사한 일이다. 코로나19 종식까지 원내감염 없이 마무리되는 게 가장 큰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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