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들이 더 큰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성금을 보내주십시오."
대한의사협회 노환규 회장이 포괄수가제 등 불합리한 보건의료제도 개선을 위해 회원들에게 성금 모금을 요청한 결과 오늘(19일) 오전 현재까지 1억4000만원을 돌파한 것으로 확인됐다. 하루 전인 18일 오후 4시경 공지를 띄운만큼 고무적이라는 것이 내부 분위기다.
이날 의협 이홍선 사무총장은 "오전 10시 현재 560여명이 성금 모금에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면서 "전용 입금계좌를 확인한 결과 모금액은 1억4000여만원에 이르고 있다"고 전했다.
이 사무총장은 "이러한 추세대로라면 회원들의 적극적인 협조를 통해 의사들의 힘을 결집할 수 있는 좋은 계기가 될 것이며 결과 역시 조심스럽게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의협은 지난주 상임이사회에서 회원들에게 성금 모금을 요청키로 결정한 바 있다.
송형곤 대변인은 "성금은 대국민, 대회원 홍보와 함께 의사대회, 토론회, 공청회 등 대국회, 대정부 홍보활동에 활용될 것"이라고 말했다.
노 회장은 18일 "제37대 집행부는 '학문적으로 검증된 전문의학지식과 의사 양심에 따라 진료하고 그에 합당한 대가를 받을 수 있는 환경', '의사가 존중과 보호를 받을 수 있는 진료 환경'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한 마음으로 노력하고 있다"고 운을 뗐다.
노환규 회장은 "그러나 정부가 포괄수가제 확대 적용에 반대하고 있는 의사들을 상대로 연일 여론 재판에 집중하고 있다. 희생과 봉사는 선택의 대상이어야지 의무가 돼 서는 안된다"며 "포괄수가제의 강제 시행에 동의한 적이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전제했다.
그는 "정부는 의사들의 적(敵)이 아니다. 그들은 우리의 파트너가 돼야 하고 의사들은 정부의 하수인이 아니다"며 "서로가 서로를 존중하며 '좋은 의료제도'를 위해 머리를 맞대고 함께 노력하는 환경을 원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하지만 정부는 국민의 생명이 달린 문제에 대해 거짓말을 늘어놓으며 저열한 공작을 펼치는 것을 멈추지 않고 있다"며 18일 '포괄수가제의 진실'이라는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의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노환규 회장은 "국민에게 거짓말을 하고, 국민의 생명을 가볍게 여기는 정부는 의사의 적이 될 수도 있다"면서 "이제 37대 의협 집행부는 의사들이 있어야 할 의료의 중심으로 돌아가는 일을 본격적으로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원들을 대상으로 성금 모금에 참여해달라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의협은 "행동하지 않고서는 변화가 찾아오지 않는다"면서 "12년 전 과거와 달리 단 일원도 예외없이 투명하게 사용될 것이니 사용처의 투명성에 대해 의심하거나 염려하지 말아달라"고 전제했다.
여기에 교수, 봉직의, 전공의들의 자발적 참여를 당부하는 의료계의 목소리도 이어지고 있다.
전국의사총연합(이하 전의총)은 '교수, 봉직의, 전공의 선생님께 호소합니다'라는 성명을 통해 포괄수가제를 막는데 힘을 모으자고 강조했다.
전의총은 "전국의 교수, 봉직의, 전공의는 당장 자신의 일이 아니라 생각할 수 있으나 그 내막을 살펴보면 엄청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이들은 "이미 의원급 의료기관의 84%, 병원의 40%, 종합병원의 15%가 포괄수가제에 참여하고 있는 반면, 전국 44개 상급종합병원은 포괄수가제에 참여하지 않고 있다"며 "이는 중증 질환 환자는 행위별수가제로 치료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전의총은 "원가 이하인 의료수가를 강제하는 정부와 원가절감 노력을 하며 의사를 압박하는 병원 경영자, 최선의 진료를 받고 싶어하는 환자 사이에 샌드위치 신세로 끼어있어 적극 나서서 포괄수가제 강제시행 반대를 외쳐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