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빠지는 당뇨약 ‘SGLT-2 억제제’ 매출 급증
작년 원외처방 649억, 전년대비 40% ↑···포시가 1위·국내사 개발 경쟁 ‘후끈’
2019.04.03 05:17 댓글쓰기

일명 ‘살 빠지는 당뇨약’으로 알려진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치료제 성장 속도가 매섭다.

의약품 시장 조사업체인 유비스트에 따르면 2018년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치료제 원외처방액은 649억원으로 전년 대비 40% 증가했다.

이는 5000억원 규모의 DPP-4억제제 시장과 견줘 보면 아직은 규모가 작지만, DPP-4 억제제 계열이 전년 대비 7.2% 성장한 것과 비교해 보면 성장세가 얼마나 가빠른지 알 수 있다. 이에 따라 국내 제약사들이 성장 잠재력이 무궁무진한 SGLT-2 억제제 계열 단일제는 물론 복합제 개발에 적극 뛰어들고 있다.

SGLT-2 억제제 시장 1위 견고 ‘포시가’···급상승 ‘자디앙’ 하락세 ‘슈글렛’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치료제 원외처방액 1위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성분명 다파글리플로진)가 차지했다. 지난 2014년 국내 출시된 첫 제품으로서 선점효과를 톡톡히 누리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포시가 원외처방액은 275억원으로 전년(258억원) 대비 6.59% 성장률을 기록했다. 복합제인 직듀오 처방액 역시 2018년 121억원 정도 처방됐는데 전년과 비교하면 2배 이상 상승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공동판매를 담당하는 대웅제약과의 시너지 효과도 시장 수성에 큰 몫을 차지했다고 분석했다.

베링거인겔하임·릴리의 ‘자디앙’(성분명 엠파글리플로진)은 2위를 기록했다. 국내 SGLT-2 억제제 계열 제품(단일제) 4개 중 3번째로 출시된 후발주자이지만, 경쟁품목을 빠르게 추격하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자디앙은 전년대비 66.1% 증가한 206억원 정도 처방되면서 처음으로 200억원대 선을 넘어섰다. ‘자디앙듀오’도 약 24억원의 처방되며, 두 제품 실적이 230억원을 기록했다.

3위를 차지한 아스텔라스의 ‘슈글렛’(성분명 이프라글리플로진)은 하향세를 보이고 있다. 작년 처방실적은 23억원 정도로 이는 2017년보다 25.8% 감소한 수치다.

아스텔라스는 지난해 4월 한독과 슈글렛의 국내 판매 계약을 체결하면서 유통과 마케팅, 영업 활동을 전담시켰다. 두 회사 협력으로 실적 개선을 기대했지만 아직까지는 시장에서 별다른 변화가 없는 모습이다.

MSD·화이자제약의 ‘스테글라트로’(성분명 에르투글리플로진)는 작년 8월부터 경쟁에 본격 가세했다. MSD는 DPP-4 억제제 1위 ‘자누비아’로 호흡을 맞춰온 종근당과 공동판매 계약을 맺고 시장 공략에 나섰다.

◇체중 감소·혈압 강하·심혈관계 긍정적 효과 등 성장 비결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치료제가 약진하는 이유는 성능 면에서 DPP-4 억제제에 뒤지지 않는데다 체중 감량 효과까지 있기 때문이다.

현재 당뇨 환자는 혈당강하제인 ‘메트포르민’을 1차 처방약으로 복용한다. 하지만 이 약으로 혈당 조절이 안 되면 2차 치료제인 DPP-4 억제제나 SGLT-2 억제제 당뇨약을 처방받게 된다.

신장에서 포도당의 재흡수를 막아 소변으로 포도당 배출을 촉진해 혈당을 낮추는 SGLT-2 억제제는 인슐린에 의존하지 않는 작용기전을 가져 인슐린에 대한 신체 반응이 정상보다 감소되는 ‘인슐린 저항성’이 없다.

게다가 소변을 통해 몸에서 당분을 많이 배출하는 만큼 체중을 감소시키는 효과도 있다. 췌장에 부담을 주지 않아 기존 당뇨약과 병행이 가능하며, 심혈관 질환 혜택 등 다양한 기능을 가진 점도 처방 변화의 이유다.

실제 미국임상내분비학회는 DPP-4 억제제보다 SGLT-2 억제제를 우선순위로 권장한 상황이다. 미국내과학회와 대한당뇨병학회는 2017년 지침에서 두 약제를 동등하게 권고했다. 미국당뇨병학회는 ‘당뇨병 표준치료법 2017’에서 심혈관계 혜택을 지침에 추가했다.

이에 따라 SGLT-2 억제제 처방 확대 속도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대한당뇨병학회 자료에 따르면 단독요법으로 DPP-4 억제제를 처방받은 국내 당뇨병 환자 수는 2014년 5만1092명, 2015년 8만8041명, 2016년 12만1457명으로 2년 새 2.4배가량 늘었다.

이에 반해 SGLT-2 억제제를 처방받은 환자는 2014년 821명에서 2015년 5660명, 2016년 1만1659명으로 같은 기간 14배 이상 증가했다.

2가지 약을 함께 처방받는 병합요법에선 메트포르민과 DPP-4 억제제를 병용하는 비율이 56%(2016년 기준)로 메트포르민과 SGLT-2 억제제(3%)보다 압도적으로 많았다.

SGLT-2 억제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는 만큼 이 약을 병용하는 사례도 향후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실제로 SGLT-2 억제제 계열 당뇨약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크다보니 국내 제약사들도 연구개발에 뛰어들고 있다.

우선 대웅제약은 2023년 국내 허가를 목표로 단일제 ‘DWP16001’을 개발하고 있다. 현재 DWP16001에 대해 임상 1상을 진행하고 있으며 추후 이를 활용한 복합제 연구도 추진할 계획이다.

동아에스티는 복합제 개발에 나섰다. 동아에스티는 작년 8월부터 자체 개발 DDP-4 억제제인 슈가논에 SGLT-2 억제제를 결합한 복합제 임상시험을 진행 중이다.

LG화학은 제미글로에 SLGT-2와 메트포르민을 더한 3제 병용연구에 대한 임상시험을 승인받았다. 

한미약품과 CJ헬스케어, 제일약품 등은 염 변경 복제약을 개발 중이다. 한미약품은 직듀오의 염을 변경한 ‘HCP1801’에 대한 임상1상 계획서를 승인 받고 임상을 진행하고 있다.

CJ헬스케어 역시 직듀오 염 변경 복제약인 ‘CJ-30075’ 개발에 매진하고 있다. 작년 9월 포시가 염 변경과 직듀오 병용 투여 시 효능 및 안정성 평가를 위한 임상 1상을 허가받았다.

제일약품은 최근 포시가 염 변경 복제약인 ‘JLP-1608’에 대한 임상 1상을 승인받았다. 이밖에 대원제약, 삼천당제약, 신일제약 등도 포시가 제네릭 관련 임상 1상을 추진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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