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속 리베이트 제공 회사 조아제약
'제작비 지원·실명 등장 결정은 회사 이미지 제고 위한 선택'
2012.07.12 20:00 댓글쓰기

조아제약 자회사 메디팜의 체인 약국들에 배포된 '포스터'

 

최근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연가시’에서 의사들이 리베이트를 받는 모습이 비춰지며 파장이 일고 있는 가운데, 조아제약과 자회사 메디팜(주)이 이 영화 제작을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업계의 시선이 쏠리고 있다.

 

의약계가 리베이트 얼룩을 지우기 바쁜 형국에 실제 영화에서 조아제약은 실명 그대로 의사들에 리베이트를 제공하는 회사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회사가 이 같은 무리수를 두게 된 까닭은 무엇일까.

 

영화 속 관련 내용을 간략히 살펴보면, 조아제약 영업사원인 배우 김명민은 한 의사 가족들과 놀이공원에서 온갖 심부름을 하며 개인비서 역할을 마다하지 않는다.

 

이 영업사원이 패스트푸드점에서 햄버거세트를 사온 뒤, 의사의 아들이 “치즈스틱이 없다”고 투정을 부리자 그는 바로 치즈스틱을 사러 갔고 가족들이 놀이기구를 타는 동안 짐을 들고 간식거리를 사기도 한다.

 

의사 가족들이 집으로 귀가했을 때 영업사원은 모든 짐을 들고 같이 들어온다. 그가 짐을 내려놓고 잠시 쇼파에 앉자, 의사가 “안 피곤한가?”라며 불편한 심경을 드러내기도 한다. 이에 집을 나온 그는 “내가 약장수지 머슴이냐”며 하소연 한다.

 

다소 영화 스토리 전개와 무관하게 의사들에 대한 나쁜 이미지를 알리는 대사도 있다. “의사들이 약 팔아 먹을라고 멘트치는 거지”가 대표적이다. 영업사원이 의사들에 골프 접대를 하는 장면에선 의사가 “넉넉히 챙겨왔지?”라고 말하는가 하면, 카트에 돈다발이 꽂혀있기도 하다.

 

영화가 극에 달했을 때는 “나쁜 XX, 그 동안 해먹은게 얼만데”라는 대사도 적나라하게 나온다. 역시 조아제약 영원사원의 말이다.

 

그렇다면 실제 조아제약이 업계의 비판적 시선이 쏟아질지 모르는 상황에서 영화 지원 배경과 실존 기업의 실명 등장에 ‘오케이’ 사인을 한 진짜 이유는 뭘까.

 

"기업 이미지와 브랜드 제고 차원서 지원-영화와 현실 다르다"

 

조아제약 관계자에 따르면, 회사 브랜드 제고와 자사 제품인 구충제 ‘윈다론’을 알리기 위한 선택이었다는 것이다. 회사 측이 처음 시나리오를 접했을 당시 지금처럼 실명이 아닌, ‘미래제약’이라는 가상의 회사였다는 전언이다.

 

영화와 실제 현실이 다르다는 점도 관객들이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그 만큼 영화 내용보다는 잘 알려지지 않은 일반의약품 중심의 회사 ‘조아제약’을 국민들에게 보다 알리고 싶었다는 얘기다. 이 회사는 전체 제약사 중 매출 40위권 대(1분기 기준)에 머물러있다.

 

회사 관계자는 “영화 지원 과정에서 실명이 거론된 것은 기업 이미지와 제품 브랜드 제고 측면이 컸다. 다소 내용이 부정적이지만 영화가 다큐멘터리가 아닌 이상, 허구를 전제로 한 것 아닌가. 관객들이 실제와 혼동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현실에서 회사는 건실하기 때문에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봤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조아제약 영업사원의 그런 역할이 영화에 나오다 보니, 안 좋은 여론이 나올 수도 있겠다는 예측은 했었다. 그러나 우리는 일반의약품 회사다보니 현실과 거리가 멀다. 영화는 영화로서 이해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영화 때문에 실제 기업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 그는 “내부에서도 기업에 대한 인지도가 많이 올라가고 있다고 본다. 회사 소비자 상담실에도 영화에 나오는 제품인 ‘윈다졸’에 대한 문의가 들어오고 있다. 영화가 흥행이 돼서 회사 이미지도 동반상승하고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한편, 조아제약은 자회사 메디팜의 체인 약국 1000여개에 “영화를 지원한다”는 문구가 삽입된 영화 포스터를 배포한 상태다.[사진 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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