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개봉 11일 만에 관객 300만명을 돌파하며 흥행몰이를 하고 있는 영화 연가시.
이 영화에서 실존 기업 조아제약이 리베이트 제약사로 등장하고 있는 가운데, 회사측이 직접 이 영화를 지원한 점에 대해 의약계 시선이 곱지 않다.
리베이트 자정을 위해 정부, 의약계가 힘쓰고 있는 상황에서 조아제약과 자회사 메디팜(주)은 오히려 의약계 리베이트가 만연함을 알리는 이 영화를 지원, 업계에서는 거부감이 큰 실정이다.
영화 속에서 조아제약은 의사들에게 리베이트를 제공하는가 하면, 연가시 감염 환자들의 유일한 효능 약 ‘윈다졸’을 보유, 합성법을 공개하지 않고 큰 돈으로 정부에 인수받기를 원하기도 한다.
하지만 조아제약은 일반의약품 중심의 회사이기 때문에 의사들에 대한 리베이트 제공 기업으로 영화 속에서 인식되도 실제와는 다르다는 설명이다. 결국 리베이트 구조에 얽혀있는 전문약을 생산하는 회사로서는 앉은 채로 얻어맞는 꼴이 됐다.
조아제약은 비록 영화 속에서 좋은 이미지는 아니지만 회사 브랜드 제고를 위해 영화 지원을 선택했다는 설명이다.
조아제약의 자회사 메디팜에 가입한 약국 체인점만 전국에 1000여개가 넘는 상황에서 회사는 해당 약국들에 ‘이 영화를 지원한다’는 문구가 새긴 포스터를 배포했다.
대기업 계열 제약사 관계자는 “아무리 회사 이름을 알리고 싶어도 방법이 잘못되지 않았나. 조아제약의 주 거래처는 의사가 아닌 약사다. 영화 속에서 의사들에 대한 리베이트 행위를 하는 회사로 나오는데, 의사와 전문약 중심의 제약사들에 이미지만 더럽혀진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다른 중견제약사 관계자도 “이미 300만 관객이 봤다고 하더라. 영화 속에 나온 리베이트 내용은 아무리 허구라지만 리얼리티가 충분했다. 영화 상 필요 없는 내용까지 세세하지 않았는가”라며 “이 많은 관객들이 어떻게 생각하겠나. 조아제약은 일반약 생산 회사니까 상관없다는 것이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 대기업 계열사 영업부 직원은 “영화를 보면서 이건 아닌데라는 생각뿐이었다. 요즘은 영화 내용처럼 골프접대 등의 리베이트를 회사 차원에서 못하게 관리한다. 왜 조아제약이 영화를 지원했는지 모르겠다. 회사 차원에서도 분명 좋은 이미지는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른 제약사 영업사원은 “영화에서 나온 리베이트는 사실상 예전에나 관습처럼 해오던 것이지만 요즘은 많이 사라졌다. 영화를 통해 좋지 않았던 과거가 왜 자꾸 들춰져야 하는지 모르겠다”고 피력했다.
반면, 영화는 영화로 봐야한다는 의견들도 있었다. 영화의 주요 스토리가 리베이트에 초점이 맞춰진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한 중견제약사 관계자는 "물론, 영화상에서는 좋지않은 이미지가 비쳐지지만, 줄거리 뼈대는 '가족사' 아닌가. 관객들도 그 점을 더 주시하며 관람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영화 개봉 직전 조아제약이 연가시를 지원한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주가 상승에 크게 작용했지만 다소 회사의 부정적 영화 내용이 공개된 개봉일 이후부터는 주가가 현재까지 10% 가까이 떨어졌다.
조아제약 주가는 개봉일인 지난 7월 5일 직전까지 연속으로 상승세를 타면서 주당 4930원까지 올랐으나 개봉 이후에는 하락세로 반전, 지난 16일 446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