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대진 기자
] 요양병원들이 동아대학교병원의 요양병원 개설을 강력히 규탄하고 나섰다
. “의료질서 파괴행위
”라는 거친 표현으로 격양된 분위기를 전했다
.
대한요양병원협회(회장 손덕현)는 3일 성명을 통해 “동아대학교의 요양병원 개원은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골목식당을 침범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전면 백지화 하라”고 촉구했다.
협회는 “330병상을 갖춘 동아대학교 대신요양병원의 개원은 망가질 대로 망가진 의료생태계의 한 단면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 같아 참담하다”고 꼬집었다.
이어 “대학병원이 중증질환자 진료에 집중하지 않고 거대자본을 앞세워 아급성기환자, 만성기환자까지 독식하겠다는 것으로, 한 병원에서 환자를 주고 받는 것과 같다”고 힐난했다.
동아대학교병원의 요양병원 설립은 상급종합병원 설립 취지에도 어긋난다는 주장이다.
상급종합병원은 희귀성 질병, 합병증 발생 가능성이 높은 질병, 치사율이 높은 질병 등 난이도가 높은 중증 전문진료질병군 환자들을 치료하고, 관련 연구를 하기 위해 설립했다.
정부는 상급종합병원이 중증질환 치료와 연구의 원활히 수행을 위해 ‘종별가산율 30%’를 지급하고 있지만 이번 요양병원 개설은 이러한 취지를 완전히 저버린 행보라는 지적이다.
협회는 “동아학숙의 요양병원 개원은 대기업 프랜차이즈가 골목식당을 빼앗겠다는 것과 다를 바 없는 행태”라고 일침했다.
이어 “동아학숙의 요양병원 개원은 시작에 불과하다”며 “대학병원들의 요양병원 개설에 기폭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보건복지부가 시장감시자의 역할을 상실하고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협회는 “심각한 문제는 의료시장 질서를 감시 감독해야 할 주무부처인 보건복지부가 심각성과 부작용을 인식하지 못한 채 불구경만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대학병원들이 수익 창출을 목적으로 요양병원 시장 진입을 노리고 있어 심각한 부작용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다.
협회는 “대학병원이 운영하는 요양병원은 급성기 치료가 끝난 아급성기 환자들만 골라 단기 입원시킨 뒤 요양병원으로 전원시키겠다는 전략”이라고 비판했다.
이렇게 되면 지역사회 요양병원들은 경쟁력이 급속이 떨어져 노인의료 질 개선을 위한 투자 여력을 상실해 의료서비스 악화로 이어질 공산이 커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특히 의사인력, 간호인력 등이 대학 요양병원에 집중하면 중소병원, 요양병원들의 의료인력난을 심화시켜 인건비 상승, 의료서비스 악화로 이어질 우려도 있다.
협회는 “동아학숙은 당장 요양병원 개원을 백지화하라”며 “정부는 대학들의 요양병원 진입, 의료전달체계 파괴행위에 대해 시장감시자로서 엄중히 대처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정부 당국이 대학의 요양병원 시장 진입을 묵인한다면 의료시장 정상화를 위해 1500개 요양병원, 국민과 연대해 싸워나갈 것임을 분명히 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