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김진수 기자] 국가에서 대장암 진단을 위해 50세 이상 국민을 대상으로 매년 제공되고 있는 ‘분변잠혈검사’가 더운 날씨에 취약하다는 빅데이터 활용 연구 결과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보고됐다.
이번 연구결과에 따라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철 검사를 시행하는 사람의 경우 검체 관리에 더욱 주의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사진]·곽민섭 교수팀은 국립암센터와 연계하고 빅데이터를 활용해 국가암검진 대장암 검진을 받은 478만8104명의 분변잠혈검사를 분석했다.
분변잠혈검사를 꾸준히 받을 경우 대장암 사망률을 32% 감소시킬 수 있어 국가에서는 50세 이상의 평균위험군을 대상으로 매년 분변잠혈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이 검사에서 이상이 있을 경우 대장내시경 확진 검사를 권고한다.
적은 비용으로 검사를 받는 편리성이 있지만 분변잠혈검사는 더운 날씨에 취약한 단점이 있다. 실제로 무더운 날씨에 노출된 대변 검체에서 잠혈이 있지만 검출되지 않아 정상으로 판정(위음성)되는 문제가 여러 실험으로 지적된 바 있다.
최근 유럽에서도 여름철 분변잠혈검사 양성률이 떨어지고 잠혈이 있지만 없다고 판정되는 위음성 검체가 증가할 수 있다고 보고되기도 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이와 관련된 연구 자료가 없었는데 강동경희대병원 소화기내과 차재명 교수와 곽민섭 교수가 국내 최초로 온도에 따른 분별잠혈검사 결과에 대한 연구에 나섰다는 점에서 그 의미가 더욱 크다.
연구 결과, 사계절 중 여름철에 분변잠혈검사 양성률이 가장 낮았고 분변잠혈검사에서 정상판정을 받았지만 추후 대장내시경을 통해 대장암으로 진단되는 ‘중간암’ 발생이 유의하게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차재명 교수는 “여름철 검사의 정확도가 감소할 수 있기 때문에 기온이 올라가는 여름에는 검체관리에 주의가 필요하다는 의미일 뿐 여름에 분변잠혈검사를 하지 말라는 것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세계적인 의학저널인 미국소화기학회지(American Journal of Gastroenterology)에 게재됐다.
또 연구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국내 우수연구를 소개하는 국가지정 생물학연구정보센터(BRIC)의 ‘한국을 빛내는 사람들’에 소개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