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정숙경 기자. 기획 3] 실제로 병원들의 내과 전문의 수요는 계속해서 늘어나고 있다.
입원전담의 외에도 중환자실 전담의, 응급실 전담의, 신속대응팀 등 수요가 다양하다.
주로 대형병원에서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 조건을 너무 따지지 않는 다면 내과 전문의가 필요한 병원은 쉽게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대한내과학회가 수련 병원 관리를 위한 칼을 꺼내 들었다. 전공의 수련기간을 3년으로 개편한 뒤 부실 수련이 우려 되는 병원에 대해 정원 회수 등의 강도 높은 질 관리를 시행하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내과학회는 하위 20% 수련병원의 경우 개선 여지가 없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때문에 이들 병원의 정원을 회수해 우수한 수련을 하는 병원에 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내과학회 엄중식 수련이사[사진]는 우수 수련병원에 대한 지원이 여기에 그쳐서는 안 된다는 입장이다.
엄 수련이사는 “수련평가에서 탈락한 병원을 정리하는 것처럼, 잘하는 병원에는 정책적 및 재정적 지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Q. 수련기간 개편 2년 경과했다. 평가를 한다면
햇수로 치면 올해로 3년째다. 3년제 개편의 효과인지는 모르겠지만 내과 전공의 지원율이 어느 정도 회복이 됐다. 병원에 따라 전공의를 충원 못하는 경우도 일부 있지만 대부분 병원들은 정원 확보에 문제가 없는 것 같다. 전공의 지원율 증가는 다양한 이유가 있을 것으로 본다. 원격의료로 우려했던 불안요소가 정리된 점도 주효했던 것 같다. 수련기간 개편 과정에서 병원들이 많은 노력을 해주셨다. 때문에 안정적인 전공의 수급이 가능한 상황으로 바뀌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여전히 수련의 질이 떨어지는 병원들도 있다. 이제는 수련의 강도와 질을 어떻게 가져가는 것이 숙제다.
Q. 수련기간 단축 뒤 우려했던 문제는 어떤지
부실 수련에 대한 우려는 당연히 있다. 병원 중에서는 수련이 부실한데 전공의 생활은 편한 곳이 있다. 이런 병원들은 여전히 남아 있다. 전체 수련병원이 123곳 정도 되는데 하위 10~20% 정도는 수련의 질을 개선시키기 어렵다고 보고 있다. 어떤 형태로든 관리나 정리가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Q. 부실 수련병원 전공의 정원 회수도 있던데
전공의 정원 회수는 가장 극단적인 방법이다. 전공의 파견 프로그램이나 병원의 수련프로그램 자체의 개선이 가능한 병원들이 있다. 수련병원의 장이 결심을 하면 바꿀 수 있는 문제다. 그러나, 그러한 문제에 무관심하다면 정원 회수를 할 수밖에 없다. 하위 20% 병원들은 일정 수준을 유지하고 있고 학회의 방침에도 적극 따라오는 편이다. 전체적인 수준도 많이 올라갔다. 그러나 수련의 질 개선과 관련해 학회가 할 수 있는 일은 한계가 있다. 수련병원 지원 방안에 대해 수련환경평가위원회와 보건복지부가 로드맵을 내놓아야 한다.
단지 패널티를 준다는 것만으로는 안 된다. 탈락한 병원을 정리하는 방법이 있다면 노력하는 병원에 대한 지원도 있어야 한다. 그래야 선순환 구조가 이뤄질 수 있다. 현재 포지티브 피드백은 내과 전공의 정원을 더 주는 방법 밖에 없다. 이에 더해 정책적인 지원과 재정적인 지원도 이뤄져야 한다. 정원은 일정 부분을 넘어가면 그 때부터는 또 관리의 문제가 생긴다. 그 이상의 보상은 없는 셈이다. 실제로 전공의 수련 관련해 지도전문의에 대한 보상은 없다. 이러한 부분에 대한 지원이 이뤄져야 한다.
Q. 내년에 내과 3~4년차가 동시에 배출된다. 학회에서는 어떻게 대비하고 있나
구체적으로 준비하고 있는 것은 없지만, 그동안 입원전담 전문의 영역을 확대하려고 노력해왔다. 그러나 여전히 입원전담의에 대한 지원이 많지는 않다. 이번에 내과 전문의들이 많이 배출되면 입원전담의 지원이 늘지 않을까 기대도 한다. 다만 학회에서는 전임의 정원에 대해 고민이 될 것 같다. 전임의 정원은 학회가 정리하고 관리한다. 그런데 내과 전문의들이 많이 배출이 되기 때문에 고민이 되는 부분이다.
Q. 3~4년차 내과 전공의가 한 번에 빠지는 것에 대한 진료 공백 우려도 있다
3~4년차 전공의 진료공백에 대해서는 개별 병원들이 전략을 잘 세워야 한다. 그동안 전통적으로 전공의들이 해왔던 업무영역이 너무 넓었다. 그 범위를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입원전담의라든지, 아니면 진료지원시스템 개발이 필요하다. 전공의 업무 중에서도 여전히 전공의가 하지 않아도 될 업무가 많다. 응급실에 온 환자를 다른 병원으로 전원하시 키려고 밤새 전화기를 돌리는 일도 있다. 그런 일만 줄여줘도 좋을 것이다.
Q. 내과 전문의들이 많이 배출되는 것이 입원전담의 쪽에 기회가 될까
좋은 기회가 될 것으로 본다. 입원전담의는 수련환경 개선 보다는 입원환자 진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것과 관련이 있다. 입원진료의 질을 향상시켜 국민 건강을 담보하겠다는 것이지 진료공백을 메운다는 개념이 아니다.
입원전담의가 정착되기 위해서는 정부 지원이 본격화돼야 한다. 입원전담의를 뽑더라도 재정적 부담이 안 될 정도의 지원이 필요하다. 시범사업 입원전담의 수가를 보면 병원이 앞다퉈 뛰어들기 어려운 수준이다.
병원 입장에서는 욕심이 나지 않는 제도라는 말이다. 입원 전담의를 뽑았더니 진료의 질이 높아지고 재정적으로도 손해를 안 본다면 앞다퉈 뛰어들 것이다. 입원전담의 신분 안정성도 중요하다. 지금은 대부분 연간 계약을 하고 있는데 다년 계약 등의 방법을 모색할 수 있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입원전담의 입장에서도 안정성과 함께 자아실현도 할 수 있을 것이다.
Q. 전공의 지도감독 보고서 내용은 어떤지
내용이 확정된 뒤 2번의 의견조회를 거쳤다. 춘계학술대회 때 책임지도 전문의 간담회 현장 피드백을 받았고, 지난달 1차 입력 기간이 있었다. 지도감독 보고서는 절대기준과 상대기준으로 나뉜다. 절대기준은 반드시 갖춰야 하는 부분이고 충족시키지 못할 때 탈락의 사유가 된다. 그동안 지도감독 보고서 내용들을 보완했다. 상대기준은 전공의 1인당 재원환자, 외래세션 수 등 병원들을 스코어링해 평가하는 방식이다. 작년과 재작년 시뮬레이션을 진행했을 때 수련병원들이 정규분포했다. 이를 통해 우수 병원과 그렇지 못한 병원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Q. 평가 결과는 어떻게 활용되나
평가 점수가 낮게 나온 병원 40곳 정도를 방문할 예정이다. 방문 대상 병원들이 결정되면 8월경에 시작될 것이다. 평가 점수가 잘 나온 병원도 실제로 수련이 잘 이뤄지고 있는지 확인할 계획이다.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올해가 내과학회 수련이사로 마지막이다. 그동안 내과 수련환경 개선에 관심을 갖고 연속적인 사업을 진행해왔다. 내과 전공의 수련의 질을 높인다는 목표로 달려왔다. 마지막까지 수련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병원을 정리하고 수련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위 내용은 데일리메디 오프라인 여름호에서도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