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이콧 검토 의협, 1차 수가협상 '소회'
김봉천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장
2023.05.22 05:51 댓글쓰기

"올해도 공급자단체는 재정규모를 모르는 상태로 협상을 진행해야 하는 매우 불평등한 상황에 놓여 있다. 보이콧도 고민했지만 수가인상은 개원가 수입과 직결되는 만큼 최선을 다할 계획이다."


김봉천 대한의사협회 수가협상단 단장은 5월 18일 첫 수가협상을 마친 후 의협 출입기자단과 가진 간담회에서 이 같이 말했다.이 자리에는 조정호 부단장, 강창원·백재욱 위원이 참여했다.


내년 한 해 의료계 살림살이를 결정짓는 유형별 수가협상이 시작되면서, 수가협상단의 어깨는 무겁다. 의협 대의원총회에서 5% 이상 인상률을 권고했지만, 협상이 만만찮기 때문이다. 


실제 의료계는 건강보험 재정 흑자와 함께 코로나19 감염병 대응에 힘쓴 의료인들에 대한 보상 등을 반영한 수가 인상을 제안했지만,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어렵다"고 대답했다. 


김 단장은 "올해 정총에서 수가 인상률 목표치를 최소 5%로 주문했는데, 현재 우리나라의 보험재정 상황과 그간 정황을 고려하면 불가능한 목표라고 생각할 수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그러나 터무니없는 요구라고 보지 않는다. 건강보험제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정상적인 의료가 제공되기 위한 필요조건을 제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협상단장으로서 현실적인 인상율은 예년 수준에 못 미칠 것으로 전망하며, 역대 최고로 어려운 협상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 하지만 최대한 설득해 볼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재정규모에 대해 공유 받은 정보가 없고, 추가 재정 규모를 결정하는 재정운영위원회에 공급자 단체 참여 요구 제안도 수용되지 못한 상황이다.


대한개원의협의회는 이 같은 수가협상 구조를 '치욕적'이라고 평가하며, 다른 공급자단체들과 연합해 보이콧을 촉구한 바 있다.  


조정호 부단장은 "1차 협상에 굉장히 시간이 오래 걸렸다. 공단과 의료계 간 갭이 컸기 때문"이라며 "수가협상 제도 자체에 대한 문제를 매번 지적하고 있지만 변화가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불합리한 밴드 결정이 가장 큰 문제"라며 "재정위의 밴드 결정은 건강보험 재정과 상관없이 보험료 인상의 부담감을 이유로 2% 내외의 심리적 상한선 내에서 결정되고 있다"고 전했다. 


조 부단장은 "이번 수가 협상 전에도 재정규모 등 정보 공유 없이 깜깜이 협상을 했다"며 "공단과 공급자단체의 공평한 협상구조가 마련되지 않는다면 진정한 의미의 협상은 어렵다고 본다"고 덧붙였다. 


"의원급 진료비 증가율 허수 많아, 불평등 협상이지만 건보공단 설득 최선"

"의원급 진료비 증가율 22.6%이지만 실제 순증 비율 높지 않은 상황"


게다가 의원급 진료비 증가율이 더 높아진 것도 수가협상 걸림돌로 지적되고 있다. 수가인상을 호소할 근거가 사라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강창원 위원은 "지난해 의원급 진료비 증가율은 전년 대비 총진료비 기준 22.6%, 행위료 기준 23.4% 증가했다. 그러나 잘 따져보면 순진료비 증가율은 높지 않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지난해까지 코로나 유행으로 진찰료, 감염관리료, 신속항원검사비가 진료비에 반영됐다"며 "코로나 부분을 제외하면 13~14% 수준으로 절반이 빠진다"고 설명했다. 


강 위원은 "여기에 문재인케어로 인해 비급여의 급여 전환에 따른 진료비 증가분까지 제외하면 실제 순수 진료비 증가율은 얼마 안 된다"며 "정부 시책 따른 결과로 손해를 본다는 점을 설명할 것"이라고 했다.


녹록치 않은 상황에서 1차 수가협상을 마친 수가협상단은 앞으로 진행될 공단과의 협상에서 의원급의  어려움을 잘 전달하고 설득력 높은 근거를 제시해  수가협상을 이끌어나갈 예정이다. 


백재욱 위원은 "코로나로 기업, 공공기관 모두 적자를 기록하는 경제 위기 상황에서 건보공단만 2년 연속 흑자, 누적 흑자 24조원을 기록함에도 수가인상에 유독 인색한 이유가 궁금하다"고 반문했다. 


이어 "급변하는 세계 정세 속 고공행진하는 물가상승, 고금리, 의료환경을 둘러싼 어려움과 저수가 지속으로 필수의료 붕괴 회복을 위한 합리적인 수가협상을 공단에 지속적으로 요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백 위원은 "의료현장 어려움을 경검하고 의료 가치를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 협상할 것"이라며 "수가모형과 수가 구조 개선에도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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