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비만기준 체질량(BMI) 25→30 개정'
김영식 임상건강증진학회장 '특정질환 비만기준 판단, 임상의사 몫'
2015.12.27 20:00 댓글쓰기

한국인의 표준적인 비만 기준으로 여겨졌던 체질량지수(BMI) 25를 30으로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국내 비만기준이 이렇게 변경되면 전체 비만환자는 약 1/10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특히 성별, 나이별, 질병 유무에 따라 다르게 적용해야 한다는 전문가들의 주장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김영식 대한임상건강증진학회장(서울아산병원)[사진]은 27일 데일리메디와 만난 자리에서 “적정체중에 대한 판별은 어떤 건강 위험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에 대한 개념정립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비만에 대한 체질량지수(BMI)의 경우 전 세계가 30을 기준으로 한다”면서 “국내 당뇨, 심장질환 등의 발생은 늘고 있지만 BMI 30 이상이 돼야 사망이 증가한다는 통계도 있다”고 설명했다.


BMI는 키와 몸무게를 이용해 지방의 양을 추정하는 비만 측정법을 말한다. 우리나라는 BMI가 25 이상이면 일정 구간별로 과체중, 비만, 고도비만 등으로 나눠 측정하고 있다.


김 회장은 “의료 선진국 대다수는 비만을 질병으로 여기다보니 BMI 30이 기준이 된다”면서 “일부 혼란이 야기될 수 있으므로 특정 질환을 앓고 있는 환자에 대한 기준은 임상의사의 몫으로 남겨둬야 한다”고 주장했다.


최근 임상건강증진학회 학술대회에서도 이 같은 논의가 펼쳐졌다. 실제 가톨릭관동의대 예방의학교실 이상욱 교수는 관련 심포지엄에서 “적정 체중에 대한 개념은 어떤 건강 위험을 기준으로 할 것인지 논의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한국인은 사망률이 가장 낮은 체중을 기준으로 적정 체중을 정하면 남성은 BMI 23~29.9, 여성은 22~29.9로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림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교실 조정진 교수는 “현재 비만 기준은 2000년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지구가 제시한 내용”이라며 “이 기준을 적용하면 한국 남성들이 미국 남성들보다 비만 유병률이 더 높아진다”고 지적했다.


WHO는 지난 2004년 서태평양지구가 제시한 기준이 근거가 부족하다는 결론을 내렸다. 또 적절한 국제 비교를 위해 세계 기준(BMI 30)을 사용할 것을 권고했다. 현재 WHO 서태평양지구는 세계 기준을 사용하고 있다.


조 교수는 “BMI가 유일한 비만 관리의 지표는 아니”라며 “27 이하라도 이상지혈증, 고혈압, 당뇨병 등 개인 건강 상태에 따라 식사와 운동을 포함한 비만 관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아주의대 내분비내과 김대중 교수는 “당뇨병 등은 인종에 따라 BMI가 22~25에서도 증가한다”면서 “비만 예방을 위해선 지금의 기준을 유지하면서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질병관리본부 이동한 만성질환관리과장은 “국가에서 시행하는 일반건강진단은 WHO 기준을 따르지만 일선 의료기관과 전문학회에서는 25를 기준으로 진료와 연구를 하기도 한다”며 “이해당사자들 간의 충분한 논의로 일치된 기준을 적용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전했다.  


김영식 회장은 “사용되는 비만 진단기준은 한국인의 역학적 근거가 부족하다”면서 “국내 현실에 맞는 기준마련이 필요한 만큼 정부 차원의 가이드라인 개발 등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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