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만에 바뀌는 제약계 윤리헌장 의미 커'
이경호 한국제약협회 회장
2014.07.13 20:00 댓글쓰기

최대 전문의약품 급여 퇴출까지 이뤄질 수 있는 ‘리베이트 투아웃제’ 시행에 따라 제약계가 혼란을 거듭하고 있다. 지난 2010년 말 리베이트 쌍벌제 시행 이후 대형 제약사 위주로 유통투명화를 내걸고 있지만, 아직까진 국내 제약 시장이 대체로 제네릭 위주다 보니 모든 제약사들의 윤리 경영은 버겁기만 하다. 리베이트 인정 범위에 대한 논란도 수그러지들지 않은 상황에서 자칫 조그만 실수(?)로도 사실상 리베이트 품목이 시장에서 퇴출 가능해진 정부의 초강수에 업계는 그야말로 살얼음판을 걷고 있다. 이에 따라 한국제약협회가 투명 경영 체계화를 위해 20년 만에 ‘윤리 헌장’을 제정, 오는 7월23일 전 회원사에 배포한다. 제약협회 수장인 이경호 회장을 만나, 이번 윤리헌장 제정 의의와 함께 업계가 나아가야 할 방향 등에 대해 들어봤다.[편집자주]

 

올 초부터 제약협회는 윤리헌장 제정 작업에 들어갔다. 회원사들을 위한 구체적인 윤리 실천 강령으로 약 20년 만의 개정 작업이었다. 협회는 이를 오는 7월23일 공식 선포할 계획이다.

 

이번 윤리헌장에는 국내뿐 아니라 국제 유통 기준도 함께 녹아있다. 해외 진출 기업들이 많아지고 있는 상황에서 외국 정부기관이나 글로벌 기업과 보다 원활한 교류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이다.

 

아울러 ‘영업’ 가이드라인도 마련됐다. 현 리베이트 기준이 애매하다보니 보다 명확한 영업활동 백서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23일 공개될 윤리헌장을 간략히 살펴보면 총 7개의 강령이 담겨있다. ▲제약산업 기본 사명(좋은 의약품 만들기) ▲우리가 필요한 약은 우리가 공급한다는 내용 ▲투명경영과 건전 유통 질서 확립 ▲소비자에게 정확한 정보 제공 ▲임상연구 인권 준수 ▲국내를 포함한 국제 산업 규범 준수 ▲사회공헌 등이다.

 

Q. 20년 만의 윤리헌장 개정 그 의미는

 

A. 제약 산업의 국제적 흐름에 맞도록 새롭게 손을 봤다. 리베이트를 반드시 근절해야 하는 숙제가 있었고, 7월 2일부터 리베이트 투아웃제 시행이 예고돼 있었다. 때문에 여기에 맞춰 변화의 계기로 삼기 위해 윤리헌장을 만들게 됐다.

 

윤리헌장에는 투명경영과 건전 유통질서 그리고 좋은 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한 R&D 투자 확대 등의 7개 항목이 포함돼 있고, 제약사와 의료인과의 관계에 있어 구체적인 윤리적 행동 규범을 담은 가이드라인도 만들어 종합적인 ‘표준 내규’를 완성시켰다. 특히 가이드라인의 경우 제약사가 의료인에 제품 설명회를 할 때 지켜야 할 점 등 구체적인 내용이 포함돼 있는데, 우리가 자율적으로 준수해 나가자는 차원에서 회원사들이 모두 합의하고 채택한 것이다.

 

Q. 윤리헌장은 업계 내부 문제 해결에 중요 요소가 될 수 있겠지만 외적 시각도 많이 변화시킬 수 있을 것 같다

 

A. 경영형태의 선진화라는 데 의미가 있다. 과거에서는 대체로 제약사 수장에 의해 영업형태가 많이 좌우됐다. 그러나 이제 새로운 내규를 통해 경영체계가 잡히기 때문에 보다 투명한 경영이 가능해 진 것이다. 이는 국민들로부터 제약사에 대한 불편한 인식을 없애 신뢰를 회복시킬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고, 해외진출을 하는 회사들이 많다보니 기업 투명성을 보여줄 수 있는 외형 요소를 갖추게 한다. 물론 각 제약사들의 실천이 중요하다.

 

Q. 국내 제약산업을 진단한다면

 

A. 앞서 제약 산업은 20%에 가까운 일괄 약가인하로 큰 충격을 받았다. 상당한 아픔이었다. 이후 각 회사들은 외형 유지를 위해 비용절감 노력을 해오며 손실 보전을 해왔다. 앞으로 제약 산업이 생존하고 발전하기 위해 적극적인 R&D 투자가 필요하다는 공통의 인식이 더욱 확산되고 있다. 그러면서 리베이트 굴레에서 탈출해야 한다는 생각도 마찬가지다. 특히 상장 기업들을 중심으로 해외 진출에 노력을 기울이면서 이를 뒷받침하고자 R&D 투자 확대를 해나가고 있다. 여기서 해외 시장 개척을 위해 윤리 경영이 필요한 데, 이번에 제정한 윤리 헌장이 그 밑거름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Q. 리베이트 투아웃제 시대, 앞으로 협회 역할은

 

A. 사실 이 제도는 제약 산업에 있어 치욕스러운 부분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리베이트를 완전 근절하지 못 한데에 따른 현상이기도 하다. 때문에 업계 환골탈태(換骨奪胎)의 결정적 계기가 될 것이다. 주력 기업들의 실천을 통해 실질적 변화가 뒤따라야 한다는 회원사들의 공감대 형성을 토대로 협회가 업계 변화를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다.

 

Q. 기존 유통 방식과 다른 'CSO' 등을 통한 영업 활동에서 ‘불법’ 요소 발생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윤리 헌장 밖의 상황일 수 있는데 협회는 어떻게 보고있나

 

A. 정상적인 CSO(외부인력 위탁 형태 기업) 활동을 문제 삼는 게 아니다. 다만 업계로부터 듣는 얘기로는 현 상황을 봤을 때 CSO를 통한 편법 리베이트에 대한 가능성이 보여, 이를 차단하기 위한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는 것이다. 제약계가 상호 감시를 통해 철저히 불법 요소의 싹을 차단해 나가도록 해야 하고, 정부 측에도 충분히 이에 대한 의지를 전달했다. 

 

Q. 앞으로 제약계가 나아가야할 방향은

 

A. 먼저 신약개발 능력이 되는 회사는 열심히 R&D에 투자해야 한다. 최근 몇몇 신약들의 성공 소식이 들리는데, 앞으로 틈새시장 진출 등에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두 번째로 제네릭 중심 회사들의 역할도 중요하다. 연구력과 품질력을 높여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얻어야 한다. 그러면서 수준 높은 제네릭의 해외 시장 진출 역시 중요한 부분일 것이다. 세 번째는 리베이트 굴레에서 탈출하는 것이다. 앞으로 건전한 산업으로 발전해 나가야 한다. 서로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희망이 있다고 본다. 우리나라 제약 산업의 역량은 나날이 상승하고 있다. 향후 글로벌 제약산업이 될 것으로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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