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급병실 급여화 한 달···대형병원↔중소병원 '명암'
우려가 현실로 '입원환자 쏠림' 가속화···우려감 커지는 개원가
2018.08.07 12:24 댓글쓰기

[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 2~3인실 급여화 시행 한 달이 지나면서 일선 의료현장에서 희비가 엇갈리는 모습이다. 중소병원은 우려대로 직격탄을 맞았고, 개원가는 낮은 체감도에 안도하면서도 우려감을 놓지는 않았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7월 1일부터 상급종합병원과 종합병원의 2~3인실 급여화를 시행했다. 일반병실이 부족해 부득이하게 상급병실을 이용하는 국민의 의료비를 낮추기 위한 취지였다.

급여화가 시행되면서 평균 15만4000원인 간호등급 2등급 상급종합병원 2인실은 8만1000원으로 절반 가량 비용이 줄었다. 평균 9만6000원이던 간호 3등급 종합병원 2인실 역시 4만9000원으로 조정됐다.


상급종합병원으로의 환자쏠림 우려감 속에 시행된 2~3인실 급여화 이후 의료현장에서는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

중소병원 "예상대로 직격탄" 호소

중소병원은 예상대로 직격탄을 맞았다고 호소했다.

지방에서 중소병원을 운영하는 A원장은 “상급종합병원 2인실이 비용을 대폭 낮추면서 오히려 중소병원보다 더 저렴해졌다”며 “7월 한 달 동안 2~3인실을 찾은 환자가 한 명도 없었다”고 토로했다.


이어 “이전에는 상급종합병원에서 1, 2인실 밖에 없어 중소병원에 입원하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이제 더는 그런 환자들이 없을 것이다. 다음 주기에는 아예 2~3인실을 운영하지 않을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중소병원 B원장은 “2~3인실 급여화 이후 환자 감소 추이에 가속도가 붙었다”며 “아직 공식 통계가 나오지는 않았지만 입원환자가 특히 많이 줄었다. 주변 다른 병원들의 사정도 비슷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중소병원 C원장은 "2~3인실 급여화로 직격탄을 맞았다"며 "운영에 고민이 생길 정도다. 중소병원 2~3인실은 유명무실해졌다"고 성토했다.
 
이어 "지방에 있는 병원이 이 정도면 상급종합병원 인근에 있는 중소병원 상황은 처참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며 "상급병실 급여화에 따른 대책 마련이 시급한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중소병원협회 정영호 회장은 “2~3인실 급여화 정책에 병원급 의료기관도 포함시켜야 한다"며 "형평성 차원에서도 급여화는 모든 병원에 적용돼야 한다. 차별적 정책은 대형병원 환자쏠림을 부추길 뿐"이라고 지적했다.

개원가는 2~3인실 급여화 정책이 앞으로 미칠 영향을 우려하는 모습이다.

대한정형외과의사회 이홍근 회장은 “정형외과는 개원가에서 병실 보유 비율이 가장 높은 진료과”라며 “해당 정책은 시행된 기간이 길지 않기 때문에 아직 직접적인 피해는 크지 않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상급병실 급여화 시행에 따라 의원은 병실을 없애는 쪽으로 갈 수밖에 없다. 상급종합병원 환자쏠림 심화에 따른 개원가의 피해는 조만간 현실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신경외과의사회 박진규 수석부회장은 "신경외과의 경우 휴가철인 여름에 입원환자가 늘지만 올해는 예년 대비 많이 줄었다"며 "2~3인실 급여화 정책이 자리잡으면 개원가 피해는 더 커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상급종병, 예년 대비 입원환자 증가 '체감'

개원가와 중소병원은 환자 감소로 피해를 입고 있는 반면 상급종합병원 및 종합병원은 넘쳐나는 환자로 표정관리에 애를 먹고 있다.

상급종합병원 및 중소병원들은 "7월 한 달 간 체감될 정도로 환자가 증가했다"며 환자 증가를 체감하는 입장과 "원래 환자가 많았기 때문에 정책의 영향을 체감하기는 어렵다"는 반응으로 나뉘었다. 

서울 소재 A 상급종합병원의 관계자는 "상급병실 급여화가 입원환자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2인실의 경우 전년 7월 대비 입원환자가 늘어났다. 2인실 가동률이 전년 동기대비 6~7% 가량 상승했다"고 전했다.

경북에 있는 B 대학병원 관계자 역시 "올해 7월에는 전년 대비 입원환자가 눈에 띄게 늘어났다"며 "통계수치는 아직 나오지 않았지만 내부적으로는 환자 증가를 체감한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충남 소재 C 대학병원 측은 "입원환자의 갑작스런 증가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지만 상급병실 급여화 영향은 분명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기대감을 내비쳤다.

전북 D 대학병원 관계자는 "2~3인실 급여화가 시행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이로 인해 환자 수가 영향을 받지는 않았다"라며 "환자가 늘어나거나 병상가동률이 상승하는 등 정책 시행으로 인한 영향을 받고 있지 않다. 앞으로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현재까지는 이 정책으로 인해 입원 환자 수의 변화가 나타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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