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증제 참여 중소병원 늘어나도록 다양한 제도 마련"
오태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장
2024.05.13 05:47 댓글쓰기



"환자가 건강하기 위해서는 의료기관이 건강해야 합니다. 환자안전과 의료 질 향상을 통해 신뢰받는 의료기관이 될 수 있도록 나침반 역할을 해나가겠습니다."


최근 취임한 제6대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오태윤 신임 원장이 데일리메디와 가진 인터뷰에서 밝힌 포부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4월 21일 의료기관평가인증원 제6대 원장에 오태윤 강북삼성병원 심장혈관흉부외과 교수를 임명했다.


오태윤 원장은 강북삼성병원 진료협력센터장, 진료부원장, 대한심혈관흉부외과학회 이사장, 대한수술감염학회 부회장 등을 역임하며 현장에서 의료기관 질(質) 향상에 기여해온 인물이다.


그는 "인증원 새로운 가족이 된 만큼 그간의 업적을 이어받아 계승은 물론 새로운 도약을 위한 준비로 인증원이 선진 공공기관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의료기관 환자안전 수준과 의료서비스 질을 검증하기 위해 2011년 설립된 복지부 산하 공공기관이다.


환자진료체계, 조직관리체계, 기본가치체계, 성과관리체계 등 의료기관이 지속적 의료 질 향상을 위해 갖춰야 할 조건을 설정하고 철저한 조사를 진행한다.


조사에 통과한 의료기관에는 4년 간 유효한 인증마크를 부여하는데 이 마크는 의료기관 자부심이자 자긍심이 되는 만큼 매번 의료기관들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체감할 수 있는 인센티브 신설로 '인증제 참여율' 제고"


오태윤 신임 원장은 핵심 추진 과제로 자율 인증율 제고를 꼽았다. 저조한 인증제 참여로 제도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해소하겠다는 각오다.


인증원에 따르면 2011년 인증제도가 도입된 지 10여 년이 지났지만 참여율은 다소 저조한 실정이다.


2022년 기준 의무적으로 인증을 받아야 지정을 얻을 수 있는 상급종합병원은 100% 인증에 참여하고 있으나 종합병원 인증율은 61.3%에 불과하다.


60%대 인증율도 종합병원 가운데 수련병원이나 전문병원은 지정을 위한 필수 조건이 인증이다 보니 그나마 유지되는 상황이다. 


의무 인증을 제외하면 사실상 20% 수준에 불과, 인증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이 제기되고 있다. 이런 문제 해소를 위해 의료기관이 실제 체감할 수 있는 인센티브를 마련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는 "인증제 참여를 위해 인력과 재정을 지속적으로 투입해야 하지만 보상 기전은 미비해서 참여율이 낮다"며 "인증 의료기관에 대한 가산 수가 신설 등을 위해 관련 부처와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증제 참여율 높이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중심에서 벗어나 중소병원 적합한 제도 구축"


오 원장은 인증제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상급종합병원 중심에서 벗어나 중소병원에 적합한 제도 구축에도 나설 계획이다. 문턱을 낮춰 인증에 목마른 중소병원의 갈증을 해소하겠다는 복안이다.


실제 그동안 모든 의료기관이 동일한 평가 기준에서 평가를 받다 보니 상대적으로 규모가 작거나 인프라가 취약한 기관들은 불리할 수밖에 없었다.


오 원장은 "인프라와 경험이 적은 중소규모 병원이 준비하기에는 직원들 업무가 부담되고 어려운 게 사실"이라며 "중소병원 인증제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기본인증을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기본인증기준(안)'을 개발 중에 있으며 올해 안에 공표할 예정이다. 기본인증은 기존 인증과 동일한 4년 주기를 채택했다. 


오 원장은 "중소병원은 기본인증 획득 후 단계적으로 인증에 도전해 의료 질(質) 향상 경험을 축적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감을 표했다.


다만 오 원장은 기본인증이 인증 기준을 낮추는 개념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오 원장은 "문턱을 낮추기 위해 기준 자체를 하향 평준화하는 게 아닌 중소병원 현실을 반영한 기준을 만들어 그간의 고충을 해결해가겠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내실 강화로 JCI 버금가는 'K-인증시스템 '구축"


오 원장은 중앙환자안전센터 기능도 강화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우선 현재 환자안전보고학습시스템을 통해 접수되는 환자안전사고를 분석해 같은 사례가 반복되지 않도록 환자안전주의경보를 지속적으로 시행할 예정이다.


또 2021년부터 시행한 지역환자안전센터를 더욱 확대해 환자안전 사각지대 해소와 중소 보건의료기관 대상 정부시책과 환자안전 활동을 효과적으로 지원할 방침이다.


그는 "지역환자안전센터가 2014년 3개소를 늘려 8개소 운영을 추진하고 있다"며 "향후에는 지역 안배를 고려해 17개 시도로 확대 지정을 위한 예산 및 인력 확보를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인증원 내부 역량 강화도 빠질 수 없는 과제 중 하나다.


오 원장은 "인증 조사를 시행하는 인증조사위원 선발 및 양성, 교육시스템을 고도화해 최고 역량의 조사위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현재 인증원 평가위원은 총 545명이나 올해 190명을 충원해 총 800명 규모로 늘려갈 예정이다. 


오 원장은 "직원 교육 및 연수 과정을 운영해 인증원 내부 직원들의 능력을 함양하고 자긍심을 고취해 인증원 본연의 역할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국제의료기관평가위원회(JCI, Joint Commission International)를 능가하는 인증시스템을 개발하겠단 각오다.


JCI는 지난 1994년 미국에서 설립된 국제기구로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퇴원까지 치료의 전 과정을 13개 분야 1000여개 항목에 걸쳐 평가한다.


오 원장은 "예전보다 JCI 인증에 대한 열기가 식었지만 이는 인증원 역할이 그만큼 커졌다는 방증이기도 하다"며 "내부 역량을 강화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도출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헬스케어, 인공지능 등 새로운 의료기술이 실제 현장에 적용될 때를 대비해 이에 대한 새로운 평가 기준도 마련해 의료기관 질 향상과 환자안전에 항상 대비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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