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계 포스트 한미약품은 어디
국산신약 가치 재평가…당뇨·항암·천연물 분야 기대
2015.10.22 12:00 댓글쓰기

국내 산업에서 만년 꼴찌 설움에 시달리던 제약 산업이 올해 상반기 눈부신 주목을 받으며 증권가를 뜨겁게 달궜다.


이유는 단 하나, 한미약품이 자체 개발 중인 신약기술을 글로벌 거대 제약사들에 연거푸 수출하면서 거액의 대금을 받는 급성장을 기록했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제약사 가운데 누가 신약 수출 성과를 이어 갈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올해 상반기를 기준으로 국내 제약사들은 R&D 투자 확대와 신약 개발 행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제약사들이 향후 성장성과 큰 수익이 예상되는 만성질환 관련 치료제와 표적항암제 개발에 힘을 싣고 있는 것이다.


특히 표적, 면역항암제는 세계적으로 기존 치료제들이 내성과 부작용 등 환자상태에 따른 치료에서 한계를 갖고 있어 종양 억제 방식에 따른 다양한 기전을 가진 차세대 약물에 글로벌 제약사들이 신약발굴에 눈독을 들이는 분야다.


이에 국내에서는 한미약품이 항암신약 수출의 첫 번째 스타트를 끊으며, R&D 투자를 통한 신약 개발 사업 모델의 성공신화를 가장 먼저 선보였다.


올해 한미약품은 지난 3월 일라이 릴리(Eli Lilly)와 BTK 저해제 ‘HM71224’의 개발과 상업화에 관한 라이선스 및 협력 계약을 체결하면서 계약금 5000만 달러, 상업화 마일스톤(milestone)으로 총 6억4000만 달러를 거머쥐었다.


여기에 지난 7월 말에는 베링거인겔하임과 내성표적 폐암치료제 'HM61713'에 대한 라이선스 계약을 추가, 계약금 5000만 달러와 단계별 마일스톤 6억8000만 달러로 역대 최대 규모의 계약금 규모인 7억 30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이 같은 글로벌 제약사들의 관심에 국내 제약사들은 자사 R&D 경쟁력을 세계시장에 선보일 절호의 기호로 판단하고 개발 중인 최신의 신약을 무기로 글로벌 도약을 준비 중이다.

 

후속 주자로 JW중외제약·동아ST·종근당 등 관심


업계에서는 현재 가장 빠르게 신약 기술 수출이 가능한 국내 제약사로 JW중외제약, 동아ST, 종근당, 한미약품 등을 꼽고 있다.


JW중외제약이 개발 중인 신약은 표적항암제 ‘CWP291’이다. CWP291은 현재 임상 1상에 돌입한 상태로 기존의 항암제들의 계열과는 다른 Wnt 저해 기전을 갖고 있어 차별화 됐다는 평가다.


현재 Wnt 저해제는 급성골수백혈병 치료제로 연구 중이지만 작용기전에 따라 다발성골수종, 림프종 등 혈액암을 비롯 다양한 암종에 효과를 나타낼 것으로 예상된다.


더구나 현재 BTK 억제제 개발이 세계적인 항암신약의 추세라면 Wnt 저해제는 아직 전무한 상황으로 JW중외제약이 최초의 타이틀을 따낼 수도 있는 상황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현재 개발 중인 CWP291은 임상에서 그 효과가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면서 “세계 최초의 Wnt 저해제로서 항암 치료분야에 새로운 기전으로 다가서게 될 것으로 본다”고 기대감을 표출했다.


이에 못지않게 동아ST의 당뇨병성신경증 치료제 ‘DA-9801’도 글로벌 제약사들이 관심을 가질만한 신약이다. 전 세계적으로 만성질환이 증가함에 따라 당뇨병성신경증 관련 시장도 약 3조원 가까이 확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DA-9801이 천연물 성분으로 개발되고 있다는 점에서 기술 수출 시 원료에 대한 특허로 적잖은 규모의 추가 이익이 발생할 것으로 전망된다.


또 개발 속도 면에서도 앞서 널리 사용돼 온 천연물을 이용하기 때문에 안전성을 보장받아 임상2상부터 진행한다는 강점도 있다.


동아ST 관계자는 “글로벌 제약사들은 큰 규모의 시장에서 가능성 있는 약물을 찾고 있는 것 같다”며 “기술 수출 여부를 떠나 DA-9801은 당뇨 시장의 확대로 인해 환자들의 치료의 질 향상을 높일 것으로 기대를 걸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한미약품과 가장 비슷한 행보를 보이고 있는 곳은 종근당이다.


종근당은 영업력 중심에서 최근에는 R&D까지 전념하고 있다. 올 상반기에만 전년 동기 대비 100억원 이상을 늘린 409억원을 R&D에 투자했다.


이러한 집중 투자로 인해 지난 상반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승인한 임상시험 323건 중 종근당은 19건을 차지하며, 가장 많은 임상시험을 진행하는 제약사로 꼽히기도 했다.


현재 기술 수출이 기대되는 신약 후보는 역시 항암제 분야다. 종근당은 지난 2003년 국산 항암제 캄토벨을 개발한 경험을 바탕으로 종양의 혈관만을 차단해 사멸시키는 경구용 표적항암제 ‘CKD-516’의 개발에 나섰다. 현재 임상 1상을 완료하고 2상을 준비 중인 단계다.     


한미약품도 아직 추가 기술 수출이 예상되는 신약들이 잠재돼 있는 상황이다.


이 중 바이오의약품의 약효를 최장 한 달까지 연장시키는 ‘랩스커버리(LAPSCOVERY)' 기술을 접목한 당뇨병 신약군이 후속 기술수출 후보로 촉망받는다.


우선 LAPSCA-Exendin4는 최장 월 1회 투약을 목표로 개발 중인 GLP-1계열의 당뇨치료제다. 현재 GLP-1 유사체 개발은 세계적인 당뇨병치료제 개발사인 사노피그룹과 노보노디스크도 나선 상황이다.


LAPSCA-Exendin4는 미국·한국 등 8개국 90여개 기관에서 제2형 당뇨환자를 대상으로 다국가 후기2상을 진행 중이며, 이를 인슐린과 결합한 콤보 약물도 개발에 착수한 상태다.


인슐린과 Exendin4를 결합시킨 LAPSInsulin Combo는 기존 인슐린의 단점을 개선하고 주 1회 투여하는 복합 당뇨치료제로 세계에서 가장 앞서 개발되고 있는 퍼스트인클래스(First in Class)로 주목받고 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세계적으로 당뇨 시장이 크게 성장함에 따라 회사에서는 글로벌 신약으로 준비 중인 상황”이라며 “그간 환자들이 겪어왔던 치료의 불편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기대가 크다”고 밝혔다.


국내 신약개발 기술 수출과 관련해 제약업계 관계자는 “그간 제네릭 개발에만 그쳤던 국내 제약 산업에 최근 4~5년 동안 대규모 연구개발(R&D) 투자가 진행되면서 올해를 기점으로 글로벌 신약의 기술수출이 가시화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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