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체 혈액점도와 동맥경화 발생 연관성
조영일 박사(미국 드렉셀대학교)
2023.09.26 05:13 댓글쓰기

[특별기고 8] 선진국은 물론 개발도상국의 주요 사망 원인인 죽상동맥경화증은 유전적 소인, 고혈압, 흡연, 고지혈증, 진성 당뇨병, 사회적 스트레스, 바이러스 감염 등 전신 위험요인과 관련있다.


이로 인해 고지혈증 환자에서 콜레스테롤을 낮추는 치료가 당연시 되고있다.


그런데 정말 고지혈증이 죽상동맥경화증을 일으키는 중요한 위험 요인 중 하나라면 죽상동맥경화증이 혈관 전반에 걸쳐 발생해야 하는데, 실제 죽상동맥경화증은 기하학적으로 국소적인 질병이며 우선적으로 혈관 분기점의 외부 가장자리에 주로 발생한다. 


혈관이 나눠지는 분기점에서 혈관 단면적이 커지고 혈류 속도는 갑자기 감속한다. 때문에  혈관 분기점의 외벽을 따라서 혈류가 분리되거나 재순환하게 돼 내피세포에 '물리적인 상처'가 생긴다.  


내피세포 역할은 혈류 방향을 따라 타원형 모양으로 뻗어 혈관 벽을 보호하는 것이다. 그러나 혈관 분기점 외벽에서는 내피세포들이 혈류 분리 혹은 재순환으로 인해 타원형 대신 원형 모습을 갖게돼 혈관 벽을 보호하지 못하게 된다.


죽상동맥경화증을 연구하는 의사들은(Malek et al. JAMA 1999) 이것을 '상처난 내피세포'라고 정의한다. 


이렇게 혈관 벽을 보호해야 할 내피세포에 상처가 생기면, 산화된 LDL 콜레스테롤 등이 관여하기 시작해 죽상동맥경화증이 발생이 본격화된다. 


경동맥이나 관상동맥 분기에서 자주 관찰되는 죽상동맥경화증은 분기 전후 혈관에선 보기 쉽지 않다. 당연히 분기 전후에는 혈류 분리 혹은 재순환이 없기 때문에 내피세포에 상처가 생기지 않고, 고지혈증 환자도 이곳에선 죽상동맥경화증이 거의 발생하지 않는다. 


그래서 죽상동맥경화증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 또 죽상동맥경화증을 예방하기 위해 정말 필요한 것은 어떤 이유로 혈관 분기점에서 내피세포에 상처가 생기는지를 찾는 것이다. 


내피세포에 상처는 생물리학적 이벤트로서, 혈관 벽에 작용하는 마찰력을 뜻하는 '전단응력' 때문에 생기고, 전단응력은 혈액점도와 전단율(혈관 벽에서 혈 유속의 기울기) 곱으로 정의된다. 즉, 혈액 점도가 죽상동맥경화증을 시작하는 내피세포 상처를 만드는데 직접 관여한다는 것이다.


"혈액점도 정상 유지→내피세포 상처 경감→죽상동맥경화증 예방 및 진행 저지 효과"

 

혈관 분기점에서 혈류 분리와 재순환 결과로 내피세포에 상처가 생기는데, 혈액점도가 상승된 환자의 경우 끈끈해진 혈액이 분기 혈관 벽에 더 오래 머물게 돼  분기에서 혈류의 분리와 재순환 상태가 더 심화되고 재순환 영역이 확장될 수 있다.


분기 전후에 직선 혈관에서는 전단응력이 15 dyne/cm^2 혹은 그 이상의 값을 유지해 내피세포들은 타원형 모양을 유지해 죽상경화 보호 유전자 발현 프로파일을 유도한다.


반면, 혈관 분기에선 혈류의 분리과 재순환으로 인해 전단응력이 4 dyne/cm^2 이하로 감소하는 동시에, 매 심장사이클마다 전단응력이 플러스 방향에서 마이너스 방향으로 변해서 내피세포에 상처를 만들어 죽종 형성 표현형을 자극한다(Malek et al. JAMA 1999).


혈액점도를 정상으로 유지하면 혈관 분기에서 혈액 분리와 재순환을 가능한 한 작게 만들게 돼 분기 혈관 벽 내피세포에 상처가 덜 생기게 할 수 있다. 



분기 전후에 직선 혈관에서도, 일단 내피세포에 상처가 나면 죽상동맥경화증의 생화학적 과정이 진행돼 혈관 내경이 점차 줄어들게 된다. 


관상동맥은 죽상 경화성 플라그(plaque)가 갑자기 파열돼 관상동맥을 막아 심정지 상태에 이를 수 있다.  


플라그 앞면(proximal side)이 파열되는 이유는 갑자기 지나치게 증가한 마찰력이라고 할 수 있다 (Stone, Circulation 2012).  


마찰력(전단응력)은 혈액점도와 전단율의 곱으로 정의된다. 따라서 플라그 파열 원인으로 두가지 요인, 즉 혈액점도와 전단율을 지적할 수 있는데 우선 혈액점도를 늘 정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사우나를 마친 후 혹은 아주 더운 여름날 심한 운동을 한 후 탈수로 인해 혈액 점도가 갑자기 상승할 수 있다.  


전단응력의 또 다른 변수인 전단율은 혈류 속도에 의해 좌우된다. 사회적 스트레스 때문에 갑자기 4~5배 혈류 속도가 증가할 수 있는데, 이때 전단응력이 증가폭만큼 커질 수 있어 이제까지 안정적이던 플라그가 파열될 수 있다.


직선의 혈관에서도 일단 플라그가 생기면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커지게 된다. 혈관 반경 방향으로도 커져서 혈관 내경을 막게 되고, 또 혈류 흐름 방향으로도 자란다. 


혈류가 플라그를 지날 때 플라그 뒤쪽에는 자연스럽게 혈액 재순환 영역이 만들어진다. 당연히 혈액 점도가 상승한 경우, 정상 점도에 비해  재순환 영역이 더 커지고 심화돼 혈관 벽 내피세포에 상처가 생겨 죽상동맥경화증이 진행되고, 이로 인해 플라그가 혈류 방향으로 자라게 된다 (Stone, Circulation 2012). 



결론적으로 혈액점도를 정상으로 유지하는 것이 죽상동맥경화증 예방과 진행을 막는데 도움이 되고, 급성관상동맥증후군 (ACS) 위험을 낮출 뿐 아니라 일단 만들어진 죽상동맥경화 플라그가 더 커지지 않게 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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