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지인 관심, 부모님 치매 길목 막을 수 있다"
곽경필 교수(동국대경주병원 정신건강의학과)
2023.03.13 05:00 댓글쓰기

“어머니의 기억력이 점점 더 나빠지고 있습니다. 나아질 방법은 전혀 없을까요?” 진료실에서 치매 환자를 보다 보면 종종 이런 질문을 받게 된다.


하지만 치매는 아직 완치 가능한 치료 방법이 없어 이미 치매가 진행된 이후에는 효과적인 치료제가 없다고 말 할 수밖에 없는 안타까운 현실에 처해 있다.


일부 가역적인 치매를 제외하고, 임상적 증상이 명백해진 치매의 경우에는 이미 신경세포의 손상이 너무 심각해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없기 때문이다. 


따라서 치매 치료는 최대한 빠른 시기에 시작하는 것이 좋다. 특히 치매는 초기 단계부터 약물치료를 시작하면 증상 악화를 지연시켜 환자의 건강한 상태를 가능한 오래 유지시켜줄 수 있다.


이는 결과적으로 환자 독립성을 연장해 가족의 돌봄부담을 줄여주며, 환자가 요양시설에 입소하는 시기도 늦춰 가족과 더 오랜시간 함께 할 수 있게 해준다.


즉, 치매 초기에 약물치료를 시작해 꾸준히 지속하는 것이 현존하는 최선의 치매 치료법이라고 할 수 있다.


더 나아가 최근엔 치매 전(前) 단계인 ‘경도인지장애’에서 환자의 이상을 감지하고 관리할 경우,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막을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다.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는 정상 노화로 인한 인지기능 저하와 치매 사이 중간 단계를 의미한다.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는 주로 본인 스스로만 인지장애를 인식할 수 있다.


또한 객관적인 인지기능 평가에서 손상이 관찰되지만, 일상생활 기능 자체는 유지돼 아직 치매는 아닌 상태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 경도인지장애 증상이 진행되면 배우자, 가족 등 가까운 사람들은 인지장애를 알아차릴 수 있을 정도가 된다. 


따라서 주변인이나 가족이 보았을 때 ▲기억력이 많이 떨어지거나 ▲기억력은 괜찮더라도 다른 인지기능이 약해지거나 ▲성격이 바뀌거나 ▲사고나 행동이 느려지거나 ▲다른 사람이 볼 때 사람이 변했다는 느낌을 주진 않는지 관심을 갖고 살펴볼 필요가 있다.


경도인지장애를 임상적으로 중요하게 살펴보아야 하는 이유는 경도인지장애가 치매의 전 단계로서 결국 치매로 발전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로 경도인지장애의 치매 이환율은 정상 노인 대비 약 5~15배까지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이 때문에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치매 위험요인으로 잘 알려져 있는 심혈관계 위험인자를 관리하기 위해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 금연 및 금주 등 생활습관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2018년 기준 국내 65세 이상 인구 10명 중 1명은 치매, 5명 중 1명 가량은 경도인지장애 환자인 것으로 나타난다. 이는 치매나 경도인지장애가 더 이상 개인 문제가 아닌 사회 문제라는 것을 의미한다.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하거나 지연시킬 수 있는 효과적인 치료제는 아직 존재하지 않는다.


따라서 치매 발병률을 낮추기 위해선 치매 진행 위험이 높은 경도인지장애 환자가 주변에 있는지 관심을 기울이고 살펴보아야 한다.


또 경도인지장애는 적절한 치료를 실시하면 인지기능이 회복될 수도 있으므로, 적극적인 관리를 통해 치매를 예방할 수 있는 중요한 시기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가족이나 주변인이 보기에 경도인지장애가 의심된다면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해서 진단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처럼 가족과 사회가 경도인지장애에 관심을 기울인다면, 우리나라가 치매 사회로 가는 길목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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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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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손규진 12.15 13:23
    항우울증약은 먹고있으며 기어력이 갑자기

    너무 나빠지고,진행이빠른것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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