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 등 겨울스포츠 후 팔 아파하는 아이 '골절' 의심"
최성주 교수(노원을지대병원 정형외과)
2024.01.21 15:05 댓글쓰기

올해 초 수도권과 강원 지역에 기록적인 폭설이 내렸다. 함박눈이 내리면서 곳곳에 교통체증을 빗기도 했지만 아이들에게는 온 세상이 하얗게 변한 동네가 눈썰매장과도 다름없는 놀이터다. 


하지만 아이들은 눈길이나 빙판길에서 주의해서 걷지 않고, 오히려 뛰면서 거침없이 놀기 때문에 자칫 골절 사고로 이어질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스키, 보드 등 각종 겨울스포츠를 즐기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아이들은 증상을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고, 뼈에 금 가도 겉으로 보이지 않기 때문에 보호자가 초반에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겉으로 증상이 보이지 않더라도 아이가 계속 아파하면 엑스선(X-ray) 검사가 필요하다.


특히 소아 골절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성장판 손상 여부다. 성장판 부분은 엑스선 상 검게 보이기 때문에 골절을 진단하는 것이 까다로워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소아 골절 관건은 '성장판 손상' 여부


골절은 뼈의 연속성이 완전 혹은 불완전하게 소실된 상태다. 


완전골절, 분쇄골절 등 정도가 심한 것들만 떠올리기 쉽지만 뼈에 금이 간 부전골절도 골절의 한 형태에 속한다. 소아는 골막이 두껍고 뼈가 유연해 성인보다 완전골절, 분쇄골절 발생 빈도가 낮지만 부전골절은 더 많이 발생한다.


소아는 골절 시 성장판 손상 여부를 주의 깊게 살펴야 한다. 성장판이 손상되면 골절 부위의 저성장 혹은 과성장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소아 외상으로 인한 골절환자 중 20% 정도는 성장판 손상을 동반한다. 


성장판이 포함된 골절은 진단과 치료가 매우 중요할 뿐만 아니라 전위가 심하지 않은 골절 양상에서도 성인과 달리 내고정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2주 전후까지 이어지는 통증 있다면 의심


소아 골절 75%는 팔 부위에 발생한다. 본능적으로 넘어질 때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팔을 뻗은 채 손을 지면에 짚기 때문이다. 


치료가 제대로 되지 않으면 내반‧외반 변형이 발생할 수 있어 진단과 치료를 하면서도 변형 여부를 계속 살펴야 한다. 


관절에 느껴지는 통증은 단순 타박상부터 염좌, 골절까지 다양한 원인으로 나타날 수 있다. 염좌나 타박상 등으로 인한 통증은 1~2일 내로 호전될 수 있지만 골절로 인한 통증은 더 오래간다. 


만약 뼈에 금이 갔다면 2주 전후까지도 통증이 이어진다. 골절이 발생한 부위 주변으로 통증과 압통이 발생해서다. 골절 부위에 ‘가골’이라 불리는 미성숙 골이 자리잡는 기간도 보통 2주 정도다. 


따라서 아이가 겉으론 상처가 보이지 않아도 2주 정도 지속적으로 통증을 호소한다면 병원을 찾아야 한다. 만약 골절이 조금이라도 의심되는 경우에는 반드시 엑스선 촬영이 필요하다. 


소아는 성인과 달리 뼈의 골화가 완성되지 않은 상태이고, 골화 중심이 연령에 따라 나타나는 시기가 다르다. 


따라서 골절 진단 시에 골절이 되지 않은 반대쪽도 같은 방향에서 촬영해 양측을 비교 관찰하며 진단한다. 특히 성장판 골절은 진단이 까다로워 CT, MRI 등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할 수 있다.


자칫 골절 치료 시기를 놓치게 되면 뼈 변형, 성장판 손상 등 합병증이 동반될 수 있다. 심하게는 사지변형이 발생할 경우 성인이 돼서 관절 움직임에 제한이 생길 수도 있다.


부목 고정, 수술 여부 낮춰 주는 응급처치


만약 아이가 골절 사고가 났다면 가장 먼저 응급처치로 부목 고정을 해줘야 한다. 부목 고정으로 사고 당시 형태를 유지해 골절부 주변 연부조직 손상이 추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다. 


부위와 그 정도에 따라 다르지만 소아 골절의 경우 적절한 처치가 이뤄진다면 수술을 요하는 경우가 성인에 비해 적다. 


특히 뼈에 금만 간 부전골절 등 불완전골절 발생 시 부목 고정은 수술 가능성을 낮춰준다. 부목 고정을 한 뒤 최대한 빨리 병원을 방문하길 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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