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통풍환자 급증, 혼술·야식·먹방 등 원인 추정"
송정수 교수(중앙대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2024.02.04 10:43 댓글쓰기

3년 전 코로나19 팬데믹부터 집에서 야식을 즐기며 ‘먹방’ 유튜브 라이브방송을 하는 31세 유튜버 A씨는 최근 갑자기 발가락 통증이 극심해 병원을 갔더니 ‘통풍’이라는 진단을 받았다.


팔다리 관절에 요산이 쌓여 심한 염증으로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는 ‘통풍’은 매년 환자가 늘고 있다. 


통풍 증가, 20대 49% > 30대 27% > 40대 23% 


과거에는 40~50대 남성의 대표 질환으로 유명했지만 최근 들어 20~30대 MZ세대 젊은 통풍 환자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최근 5년간(2018~2022년)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에서 통풍으로 병원 진료를 받은 전체 환자는 2018년 43만953명에서 2022년 50만9천699명으로 약 18.3% 늘었다. 


특히 2018년 대비 2022년, 20대부터 70대까지 연령대별 통풍 환자 증가율을 살펴보면 20대 48.5%, 30대 26.7%, 40대 22.6%, 60대 17.1%, 50대 6.9%, 70대 3.8% 순으로 20~30대 통풍 환자의 증가율 폭이 높았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이란 물질이 우리 몸속에 과다하게 너무 많이 쌓이면서 요산염이 관절 및 주위 연부조직에 침착되는 질병인데, 요산은 소변으로 나오는 산성 물질이라는 뜻이다. 


우리가 즐겨 먹는 고기나 생선에 많이 들어있는 퓨린이라는 아미노산이 우리 몸에서 에너지로 사용되고 소변을 통해 그 찌꺼기 형태로 나오는 물질이기도 하다. 

 

요산 찌꺼기가 몸속에서 만들어지면 신장을 통해 몸에서 빠져나와야 하는데, 신장에서 이 요산을 잘 배출하지 못하면 남은 요산이 몸속에 쌓이게 된다. 


이렇게 남은 요산은 요산 결정을 만들어 피를 타고 돌아다니다가 관절이나 신장, 혈관 등에 쌓이면 우리 몸의 면역계, 특히 백혈구가 이 요산을 세균이나 바이러스로 착각하게 돼 공격하게 되면서 몸에 염증반응이 일어나 통풍이 일어난다. 


일반적으로 통풍은 지방질이나 단백질이 많이 함유된 음식을 잘 먹고 술을 많이 마시고 비만인 40~50대 남성에게 주로 많이 발생한다. 하지만 최근 들어 20~30대 젊은이들이 급격히 증가하면서 통풍이 유발하는 연령층이 점점 어려지고 있다.


MZ세대 인기 혼합술·배달야식 고단백·퓨린 음식 등 요인


젊은 층에서의 변화된 식습관과 음주, 생활습관, 스트레스 등이 주요 요인으로 보인다. 


치킨, 고기류 등 배달음식과 집에서 ‘소맥’, ‘치맥’, ‘하이볼’, ‘혼술’ 등을 즐기면서 신체 활동은 줄고 고지방, 고단백 위주 음식 섭취는 늘어 비만이 증가하는 것이 원인이다. 


배달음식 중 치킨이나 고기류의 술안주나 야식은 ‘퓨린’이라는 아미노산이 많이 들어있다. 헌데 우리 몸에서 과도하게 요산으로 쌓이게 되면서 통풍이 유발되며 맥주를 비롯한 알코올 술도 요산의 전구물질인 퓨린이 많이 함유돼 있다. 


과일주스나 탄산 청량음료에 들어있는 과당이 높은 음료도 혈중 요산 농도를 높여 과다하게 오르면 통풍 발작을 일으킬 수 있다. 


최근 20~30대 젊은 층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혼합 술이 통풍 유발을 가중할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


이는 이미 알코올로 몸을 산성으로 만들어 요산 배출을 방해하는데, 탄산과 과당까지 함유돼 혈중 요산 농도를 과다하게 높여 통풍 발작 위험을 더욱 높일 수 있다. 


급격한 금식 다이어트·심한 운동은 통풍 유발  


통풍 유발 요인이 과음과 과식으로 인한 비만이기 때문에 규칙적인 운동을 통한 적절한 체중을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오히려 급격한 다이어트나 심한 운동은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도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갑자기 굶는 단식을 하면 체내 요산 농도가 떨어지더라도 요산이 관절에 달라붙어 심한 관절통이 생기거나 혈중 요산 농도가 일정하게 유지되지 않고 급격하게 오르락내리락 변화한다. 


또 운동을 통한 다이어트 중 닭가슴살, 육류, 생선, 고단백질 등을 과잉 섭취하고, 과도한 운동을 하다 통풍에 걸리기도 한다.


성인의 경우 하루에 필요한 단백질 양은 몸무게 1kg당 0.8~1g 정도로, 체중이 70kg인 성인 남자라면 하루에 56~70g 정도만 섭취하면 충분하다. 


그러나 ‘몸짱’이 되려고 운동을 하는 경우 권장량보다 더 많은 단백질만 먹고, 같이 먹어줘야 할 영양소는 제대로 챙기지 않는 등 단백질만 단독으로 많은 양을 섭취해 통풍을 유발하기도 한다.


단백질은 소화될 때 찌꺼기를 많이 발생시키는데 단백질만 과잉섭취하게 되면 이 단백질이 대사되는 과정에서 요산을 과다하게 생성, 혈액 내 요산 농도가 높아지면 나트륨과 만나 결정화된 요산염이 관절 및 주위 연부조직에 쌓여 자가 염증반응과 통증을 유발한다.


너무 과격하고 심한 운동을 하면 몸속에 있는 세포가 많이 깨지면서 그 세포 안에 있는 요산이 올라가서 통풍 발작이 일어날 수가 있기 때문에 너무 심한 운동은 삼가고, 고단백질 음식만 편식하는 것을 균형된 식단으로 바꾸는 게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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