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가치점수 2차 개편 후 정부 부담 촉각
영상 1400억·검체검사 3600억 절감시켜 전환…5000억 재정 투입여부 관심
2015.09.24 20:00 댓글쓰기

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이 막바지에 이르렀다. 정부는 이르면 오는 10월 말로 예정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에 최종안을 보고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건정심 산하 상대가치기획단은 최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회의를 갖고 상대가치점수 개정안의 대략적인 그림을 완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이번 개정안에서 채워진 부분은 수술・처치・기능검사 분야의 원가 보존율을 끌어올리기 위해 투입되는 비용의 출처와 규모다.

 

복수의 기획단 관계자들은 이번 회의에서 "영상검사 분야는 원가보존율의 5%에 해당하는 1400억원, 검체는 11%에 이르는 3600억원을 각각 4년에 걸쳐 단계적으로 줄이는 방안이 공감대를 얻었다"고 전했다.

 

보건복지부 관계자 또한 "아직 건정심을 비롯해 협의과정이 남아 비율 등에 미세한 조정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대략 그 정도 규모에서 분담이 이뤄진다는 안(案)을 논의했다"고 말해 사실상 확정적으로 보인다.

 

이는 당초 보건복지부가 수술과 처치, 기능검사 분야 원가보존율을 85%까지 올리기 위해 영상과 검체검사 분야에서 5000억원을 끌어오고 건강보험재정에서 5000억원을 투입하는 안을 바탕으로 개별 학회들과 협의한 내용과도 일치한다.

 

대한영상의학회 관계자는 "1400억원을 둘로 나눠 700억원 가량은 4년간 135억원에 해당하는 상대가치 점수로 내리고 나머지 700억원은 복지부와의 공동연구와 2년간의 모니터링 결과를 바탕으로 2018년부터 의료 질 향상에 투입할 예정"이라며 구체적인 방안까지 공개했다.

 

이와 관련, 기획단에 소속된 의료계 관계자 A씨는 "관련 진료과의 양보로 5000억원 가량이 투입될 경우 수혜 분야의 원가보존율이 그나마 90%에는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1조원이 모두 분배된다고 가정할 때 시뮬레이션 결과 의원급은 4%, 병원과 상급종합병원은 2% 정도의 수익 인상효과가 있었다"며 "적정 비용에 적정 서비스가 이뤄질 수 있는 기반이 일부나마 마련된 부분은 긍정적"이라고 풀이했다.

 

정부 부담 5000억원의 향배는?

 

하지만 아직까지 풀어야할 숙제도 남아있다. 정부가 부담한다는 5000억원의 조달방식과 1조원을 전체 수가에 어떻게 분배할 것인지 등 구체적인 방법론이 문제다.

 

영상분야와 검체분야에서 조달된 5000억원이 나머지 3개 유형에 분배된다고 하더라고 정부가 환산지수를 조정해 5000억원을 건강보험재정으로 충당한다는 방침을 내놨기 때문이다.

 

실제 기획단 회의에서는 5000억원을 1250억원씩 4년에 걸쳐 투입하되 실제 소요된 비용을 고려해 이듬해 환산지수 계약시 이를 조정한다는 방안이 거론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가 건강보험을 재원으로 1250억원을 1차로 추가 분배하지만 모니터링을 통해 적정 진료에 활용됐는지 등을 따져 이듬해 수가협상에서 이를 다양한 방식으로 적용, 낮은 수가를 제시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의료계 관계자 B씨는 "수가는 상대가치점수와 환산지수의 곱으로 이뤄져있다. 따라서 극단적으로는 상대가치점수를 올려도 환산지수를 같은 규모로 내린다면 전체 규모는 달라지지 않는다"며 '돌려막기'라고 정의했다.

 

또 다른 의료계 관계자 C씨는 "상대가치점수 개편 초기 정부는 순수한 증액을 시사했지만 어느새 환산지수라는 단어가 등장했다"며 "건강보험재정은 정부 돈이 아니라 가입자들의 주머니에서 나온 돈이라는 점에서 정부가 실제 투여하는 비용은 사실상 없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우려와 지적에 대해 복지부 관계자는 "솔직히 순수하게 증액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해 그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그는 "환산지수를 조정하는 안이 나왔을 뿐 아직 확정된 것은 없다"고 전했다.

 

더불어 5000억원에 달하는 금액을 한 번의 수가협상으로 적용할 경우 발생하는 의료계 저항과 충격을 고려해 단계적 적용으로 가닥을 잡고 있지만 아직 이견이 많아 추가 논의가 이뤄져야 함을 시사하며 건정심 개최 전(前) 추가 기획단 회의 개최 가능성을 언급해 여지를 남겼다.

 

그럼에도 의료계에서는 "의료계 충격이 클 것이다. 차라리 그대로 두는 것이 좋을 수도 있다", "상대가치점수의 균형을 맞춘다는 측면에서 그나마 만족해야 하는 상황"이라는 등 우려와 한탄 섞인 말들이 나돌아 상대가치점수 2차 개편 결론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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