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피진료과 해법 이젠 바꿔야할 때'
2013.08.21 09:43 댓글쓰기

 

 

[수첩]산부인과와 흉부외과, 외과 등 기피진료과의 전공의 미달 현상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올해 후반기 모집에서도 이 같은 현상이 재확인됐다. 벌써 몇년 째 동일 상황이 재현되고 있다.
 
정부와 의료계 모두 기피진료과 문제를 명확히 인지하고 있다. 그간 수많은 언론보도가 이어졌다. 기피진료과 문제를 거론하는 게 새삼스러울 지경이다.
 
이쯤 되면 기피진료과 문제를 예전과는 다르게 접근할 필요성이 요구된다. 보건복지부는 기피진료과에 지원한 전공의에게 수련보조수당을 지급하는 정책을 추진하다 이를 단계적으로 폐지하는 쪽으로 정책을 수정했다.
 
일부 인기진료과가 수가 인하를 경험하는 와중에도 산부인과와 흉부외과의 진료수가를 많게는 2배가량 올려줬다.
 
그런데도 전공의들이 기피진료과를 회피하는 것은 미래가 보장되지 않았다는 현실적인 판단이 작용했다. 쉽게 말하면 개업도 어렵고 돈벌이도 시원찮다는 거다.
 
자본주의를 채택한 우리나라에서 이런 흐름을 물리적으로 막을 수단은 없다. 수요와 공급은 시장원리에 따라 조절할 수밖에 없다.
 
전공의 미달이 당장 해당 분야의 의사가 부족하다고 해석하기에도 무리가 따른다. 장기적으로는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어도 적어도 몇 년은 예외이다.
 
현장에선 기피진료과 문제는 접근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산부인과와 흉부외과, 외과는 메이저 분야로 정원이 많은 편이다. 오랜 기간 전공의를 채우지 못했다면 정원을 줄이는 게 맞다.
 
지원자가 없다는 게 오랫동안 통계로 확인됐다. 인식 개선을 위해서라도 정원을 조정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온다.
 


대형병원들도 전공의 모집에 어려움을 호소하기에 앞서 전문의를 채용하는 결단을 내릴 시기라고 본다. 일부 대학병원은 전공의가 없어 시니어급 교수들이 돌아가며 당직근무를 선다고 한다.
 
사정이 이렇다면 전공의들의 업무강도는 더하면 더했지 덜하지 않을 것이다. 산부인과나 흉부외과, 외과는 환자의 생명과 직결된 필수진료과이다.
 
다소 비용이 들더라도 전문의를 채용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는 게 의료계 밑바닥 정서이다. 병원계는 입버릇처럼 환자 안전을 강조해왔다.
 
정부도 전문의 채용을 장려하는 쪽으로 정책 방향을 수정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그간 비용이라는 벽에 부딪혀 차선책을 외면해온 게 전공의 미달 현상의 본질이다.
 
의료계와 정부는 전공의 미달 현상을 보다 냉철하게 분석하게 접근할 때가 됐다. 변화도 불가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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