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부터 병협 회장까지 서울의대 '전성시대'
보건의료 분야 주요 기관장·협회장 배출…'사고 다양성 결여' 우려
2016.05.14 06:44 댓글쓰기

정진엽 보건복지부장관, 홍정용 병협 회장, 성상철 국민건강보험공단 이사장, 추무진 의협 회장,  이윤성 의학회장(왼쪽부터)


바야흐로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전성시대다. 최근 보건의료 분야 각종 기관장 탄생 소식이 잇따르면서 서울의대의 오랜 전통과 명성이 배가되는 모습이다.

보건복지부 장관, 국민건강보험이사장, 대한의사협회장, 대한의학회장에 이어 이번에는 대한병원협회장까지 서울의대 출신이 석권했다.

물론 앞서 서울의대 출신들이 보건의료 분야 수장에 오른 사례는 부지기수이지만 이번처럼 동시대에 정부기관 및 의료단체장을 차지한 경우는 처음이다.

특히 지난 13일 제38대 대한병원협회장에 홍정용 대한중소병원협회장이 당선되면서 서울의대 최고 전성시대를 알렸다.

홍정용 당선자는 1972년 서울의대를 졸업하고 2015년부터 서울의대 동창회장을 맡고 있다. 이러한 그의 이력은 이번 선거에서 또 다른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현재 대한의사협회 추무진 회장(1982년 졸업)과 대한의학회 이윤성 회장(1977년 졸업)이 모두 서울의대 출신이다. 여기에 병협회장까지 의료계 주요 3개 단체 대표는 모두 서울의대 몫이 됐다.
 

13일 열린 병협 정기총회를 통해 회장에 당선된  홍정용 회장은 서울의대 동창회장이라는 지위를 의협과 의학화와의 관계설정, 병협 업무에 적극 활용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홍 당선자는 회장 당선 확정 후에도 “그동안 의료계에서 통일된 의견을 내는 경우가 잘 없었다”며 “의협과 의학회를 비롯한 모든 분들을 설득하고 경청하고 존중하며 배려하고 공감하는 회장이 되겠다”고 밝혔다.
 

서울의대 출신이 대표로 있는 곳은 의료계 단체만이 아니다.
 

국립암센터도 서울의대를 졸업한 이강현 원장(1980년 졸업)이 수장을 맡고 있다. 메르스 사태 이후 차관급으로 격상된 질병관리본부장도 서울의대를 졸업한 정기석 본부장(1983년 졸업)이 이끌고 있다.
 

홍 당선자는 보건복지부 정진엽 장관, 국민건강보험공단 성상철 이사장과는 보다 깊은 인연이 있다. 서울의대 졸업은 물론 '정형외과'라는 공통분모를 가진다. 
 

서울의대 동문은 물론 정형외과 선후배 관계가 형성된 홍 당선자는 협상력 강화도 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홍 당선자는 병협회장에 입후보 하며 ‘소통과 합의로 협상력 강한 병협’을 만드는 것을 목표했다.
 

직접적인 언급은 아니지만 복지부장관 및 건보공단 이사장와의 인연을 바탕으로 한 대정부 협상의 자신감을 내비친 셈이다.


다만 병원장 출신인 성상철 이사장과 정진엽 장관이 각각 공단과 복지부 수장에 임명된 뒤에도 병원계에 별다른 혜택이 없었다는 의견도 있어 서울의대-서울대병원 정형외과라는 공통점이 어떻게 작용할지는 미지수다.

일부 우려의 시각도 있다.
 
의료계 한 인사는 “의료계 각 기관, 단체들이 고유한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고가 필요하다”며 “한 대학 출신이 모두 독차지하면서 자칫 편향된 방식으로 주요 정책들이 흘러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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