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부산대 이어 건양대병원도 'AI 암 치료'
내달 인공지능 협진 시작, '지역환자 책임 치료 등 진료서비스 제고'
2017.03.16 11:50 댓글쓰기

인공지능(AI) 기반 암 치료가 지역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국내 최초로 미국 IBM의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도입한 가천대 길병원에 이어 부산대학교병원, 건양대학병원까지 AI 기반 암 치료 혁신 대열에 합류했다.


의사의 진단 및 정확도를 높이는 AI 솔루션의 강점을 십분 활용해 암 치료 경쟁력을 높이고, 지역 암 환자를 책임지고 치료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이미 암 치료 패권을 쥐고 있는 서울아산병원 등 ‘빅5’ 병원‘은 국내 AI 전문 기업과 손잡고 맞춤 시스템을 개발하는 전략으로 응수하고 있다.


16일 건양대학교병원은 중부권 최초로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한다고 밝혔다. 길병원(인천) ,부산대병원(부산·경남)에 이어 세 번째다.
 

건양대병원 전경(건양대병원 제공=데일리메디)


건양대병원은 오는 4월 초부터 암 치료 다학제 진료 팀을 구성하고 왓슨 솔루션을 활용한 진료를 시작한다. 환자 개개인의 검사 결과 및 특성을 데이터화해 암 치료 정확도를 높인다는 구상이다.


왓슨 도입과 더불어 아시아태평양 암학회 조직위원장을 역임한 노재경 교수(前 연세의대 혈액종양내과) 등 암 치료 전문가를 추가로 영입했다.


건양대병원 최원중 병원장은 “지역 환자들이 다른 병원에서 진단을 받기 위해 일부 수도권 병원으로 가는 현상이 있었는데 왓슨 도입을 통해 여러 병원을 찾아다닐 필요가 없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수한 암 협진팀과 더불어 인공지능 의료시스템까지 도입해 암 환자들에게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 발 앞서 신 기술을 적용한 길병원과 부산병원의 경우 AI 기반 암 치료에 대한 환자들의 수요가 꾸준히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길병원은 지난 해 12월 5일 대장암 3기 환자를 첫 진료한 이후 매주 평균 20여명을 왓슨을 활용해 진료하고 있다.


현재 왓슨은 대장암, 직장암, 유방암, 폐암, 위암 등에만 적용되고 있다. 자궁경부암과 난소암으로까지 범위가 확장되면 전체 암의 85%를 커버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길병원은 매년 내원하는 5만 명의 암환자 중 1만2000명에게 왓슨 서비스를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길병원 인공지능기반정밀의료추진단장 이언 단장은 “최적의 치료법이 도출되는 과정을 투명하게 확인할 수 있고 미국 메모리얼슬로언케터링(MSKCC) 수준의 암 치료 서비스를 문턱을 낮춰 제공하니 환자들의 만족도가 높다”면서 “인천 시민의 신뢰를 얻는 게 우선적인 목표”라고 전했다.


부산대병원은 올해 1월 말 왓슨 포 온콜로지와 함께 ‘왓슨 포 지노믹스(Watson for Genomics)’도 도입했다. 지노믹스는 방대한 의학 문헌 및 의약품 정보와 더불어 유전자 데이터를 분석, 환자별 고려 가능한 치료 옵션을 추천한다. 종양의 유전자 프로파일과 암 유발 유전적 변이에 관한 정보까지 함께 제공해 환자 맞춤형 암 치료를 가능케 한다.


부산대병원 이창훈 병원장은 “동남권 최고의 거점 국립대병원으로서 지역 주민들이 신뢰할 수 있는 병원이 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며 “두 가지 솔루션의 도움을 받아 세계적인 암 진료 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왓슨 확산세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병원계에 따르면 IBM 측이 유력 상급종합병원을 대상으로 기술 설명회를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에는 충북대학교병원과 도입 관련 논의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왓슨 포 온콜로지 사용 화면(길병원 제공=데일리메디)


‘빅5 병원’도 AI 암 치료 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한국인에게 특화된 AI 솔루션을 개발하고 있다는 점에서 차별화 됐다.


서울아산병원 인공지능 의료영상사업단은 ‘폐, 간, 심장질환 영상판독 지원을 위한 인공지능 원천기술 개발 및 의료영상저장전송시스템(PACS) 연계 상용화’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4년 간 100억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사업 파트너로 분당울대학교병원, 한국과학기술원(KAIS), 울산대학교가 참여한다.

핵심인 딥러닝 기반 판독 기술 개발은 해당 분야 선도 벤처기업인 뷰노코리아가, PACS 연계 상용화는 메디칼스탠다드, 코어라인소프트어가 맡는다.


인공지능 의료영상 사업단 서준범 단장(서울아산병원)은 “수많은 환자의 각종 영상 자료를 딥러닝 기술을 통해 학습한 AI 의사가 진료의 가장 중요한 단계에 투입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아산병원은 하루 외래환자 1만2000여명이 찾고 매년 6만명 넘게 수술하고 있다. 빅데이터를 토대로 개인에게 맞춘 건강 솔루션을 제시할 것”이라며 “인공지능 원천기술 개발에 성공해 세계 시장을 선도해 나갈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댓글 0
답변 글쓰기
0 / 2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