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르신의 명복을 빌면서 편안한 세상에서 영생을 누리시길 기원 합니다.
본인은 2000년도 의약분업 반대투쟁 때 생면부지의 보건복지부 차관이셨던 이 어른을 뵙고 오후 7시부터 다음날 새벽 2시까지 단 둘이 진지한 토론을 한바 있습니다. 물론 차관님께서 연락을 하셔서 한 작은 음식점에서 만나뵈었습니다. 어른께서는 술을 한잔도 못하셨던 것으로 기억 합니다. 저는 술을 많이 마셨고요. 제 기억에 차관님께서는 복지부로 오시기 직전에 기획재정부에 계셨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의약분업을 시행하려면 당시 정부가 계획했던 예산의 2-3배의 재정을 확보해야 한다는 사실을 훤히 궤뚫고 계셨습니다. 저는 의학적인 측면에서 의약분업 제도의 부당함과 부작용을 간곡히 말씀드렸는데 놀랄 정도로 이해를 잘 하셨던 기억이 납니다.
면담을 마치고 그 다음날 곰곰히 생각해 봤습니다. 저렇게 올바른 생각을 갖고 계신분이 이 정부(당시 김대중 정부)에서 견디 실수 있을까? 결국 얼마 있다가 차관을 그만두신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2000년대 졸속으로 시행한 황당한 의약분업(김대중 대통령도 퇴임 후 후회하셨으니까)에 대하여 의료계 대부분 사람들은 모르겠지만 이 어른께서 물심양면으로 많이 도와 주셨습니다. 반대를 하셨다기 보다는 이 제도를 시행하려면 이런점들을 보완해서 시행하여야 한다는 원칙론을 갖고 계셨다. 영면하셨다는 부음을 접하니 옛날이 생각나서 적어 보면서 다시한번 어른의 명복을 빌어 올립니다.
전임 대한의학회 회장 장성구 곡