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서 바라본 우려감 커지는 '대한민국 의료정책'
박정율 세계의사회(WMA) 의장
2024.07.15 06:05 댓글쓰기

의대증원에 대한 반발로 의료계가 집단휴진 등을 논의하자 해외에서도 국내 의료계에 대한 관심이 여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지난달 18일 서울 여의도공원에서 열린 전국 의사총궐기대회에는 영국 BBC, 중국 CCTV 등 해외 매체들이 대거 참여해 대한민국 의정갈등 상황을 면밀히 취재해 가기도 했다. 해외에서는 최근 정부의 정책 자체보다 강압적 태도에 대한 부정적 반응이 이어지고 있는 모습이다. 데일리메디는 박정율 세계의사회(WMA) 의장을 통해 세계가 생각하는 한국 의정갈등 상황을 들여다봤다. [편집자주]


정부와 의료계가 의대증원 문제로 갈등이 이어지고 있다. 집단휴진이 연기되긴 했지만 앞서 빅5 병원들이 휴진 의사를 밝히기도 하는 등 아직까지도 갈등이 첨예하다.


실제로 최근 전국 의대 교수들은 전공의에 대한 행정처분 전면 무효, 구제책 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정부에 대한 목소리를 더욱 높이고 있다. 


또한 교육부가 의대생 집단 유급을 막기 위해 내놓은 '의대 탄력운영 가이드라인'에 대해 교수들은 "의학교육 질(質)을 떨어뜨릴 어불성설(語不成說) 편법 대잔치"라고 힐난하기도 했다.


이처럼 전국 의대 교수들은 정부의 엇나간 현실 인식과 실효성 없는 대책, 위헌적 요소 등을 지적하며 쓴소리를 이어가고 있다. 의대증원 확정이 됐지만 지금까지도 갈등이 이어지는 이유다.


박정율 세계의사회 의장은 최근 진료를 놓지 않으면서도 미국의사회 정기총회 참여 등 바쁜 상황에서 세계가 바라보고 있는 대한민국 의대증원 갈등에 대한 현실을 전하며 깊은 우려를 표했다.


박정율 세계의사회 의장은 “해외에서도 정부의 무리한 추진 및 강압적이고 협박적인 자세로 미래의 주역이 될 젊은 학생이나 의사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잠재적인 자율성과 인권 탄압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성찰과 숙의 없는 밀어붙이기 정부 의료정책, 의아하게 생각”


박정율 의장은 “해외에서는 우리나라 상황에 대해 관심이 매우 높다”며 “정부 정책 추진 내용의 옳고 그름보다 추진 과정에 있어 방식이 적절치 않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의 무리한, 강압적인 추진으로 인해 미래 주역이 될 의대생, 의사들을 대하는 모습에서 잠재적인 자율성과 인권탄압 가능성을 크게 우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의학 교육에 있어서 적게는 수 년에서 수십년까지 계획이 필요한데, 이러한 로드맵이 부재하다는 점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논의가 적절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어서  “의학교육은 전문가 단체와의 논의를 통해 통상 10~30년 정도의 로드맵을 설정한다”며 “여러 기관 대표들과 시민을 대표하는 자원봉사자 분들과 여러 차례 검토하고 수정, 보완하면서 국회세미나 정책 및 법률 전문가와 조율 과정을 거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다음해 일정에서 실행 가능한 계획, 불가능한 계획을 필요에 따라 재조정하는 것이 일반적”이라며 “세계에서도 성찰과 숙의없이 진행된 점을 의아하게 생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준비 안된 근시안적 의료정책, 정확한 기록 역사에 남겨야”


박 의장은 “팬데믹 등 응급 상황에서 필요한 임시 조치 등은 이해될 수 있다”면서도 “코로나19 등도 국제적으로 인정 받을 만큼 잘 극복한 한국에서 충분한 명분과 근거없이 근시안적인 정책을 밀어부쳤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계와 의학교육 수준에서 준비 안된 상태로 정부 주도하에 강경한 정책으로 큰 혼란이 야기됐다”며 “여기에 국민 신뢰도 역시 급격히 추락하는 결과를 낳고 있다”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는 “사법부 판단도 매우 아쉬운 부분이 있지만 우선은 이러한 모든 위기 상황에 대한 경과와 역사를 잘 기록해 혹시나 재발되는 경우를 대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잘잘못이나 부족한 점은 명백히 조사하고 분석, 평가해야 될 뿐만 아니라 추후 책임 여부도 반드시 규명해야 된다”며 “이번 사태도 정확한 기록과 역사를 빠짐없이 잘 남겨야 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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