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립 위기 병원정책연구원 '환골탈태'"
박종훈 원장
2024.08.12 05:22 댓글쓰기

태생적 한계 탓에 병원들의 이익 대변을 위한 논리 개발 전초기지로 인식돼 온 한국병원정책연구원이 박종훈 신임원장 취임을 계기로 환골탈태(換骨奪胎)를 예고했다.


냉철한 통찰력과 왕성한 활동력, 수려한 경력으로 의료계 거물(巨物)로 평가받는 인물이 원장에 취임하면서 보다 영향력 있는 연구기관으로의 입지를 확보할 것이라는 기대감이 비등하다.


박종훈 신임원장 역시 그동안 한국병원정책연구원이 제대로 된 연구기관으로의 입지를 구축하지 못한 부분에 아쉬움을 표하며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한국병원정책연구원은 1999년 대한병원협회가 출연해 설립된 재단법인 형태의 연구기관이다. 


병원과 의료제도 등 관련 정책의 연구개발, 의료자원 개발 및 효율적 활용, 의료서비스 공급과 의료환경 개선 연구 등 병원산업 육성과 병원경영 향상을 지향해 왔다.


하지만 이익단체인 병원협회 산하 기구로 출범, 운영된 탓에 병원계 입장을 대변하는 연구가 주로 이뤄지면서 연구의 객관성을 확보하지 못한다는 외부 평가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었다.


때문에 출범 초반 정부 연구용역 등을 수행하기도 했지만 이후로는 외부 연구과제 수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병원협회에서 발주하는 연구용역을 중심으로 운영돼 왔다.


최근에는 석사급 연구원 2명, 박사급 연구원 1명 등 총 3명의 연구진으로 간신히 연구기능을 유지하는 수준에 머물러 있는 실정이다.


박종훈 원장은 우선 적극적인 외부 연구과제 수주를 통해 재정력과 연구력의 동반 성장을 도모한다는 복안이다.


"외부과제 수주‧정체성 재정립" 등 로드맵 제시

연구원 정체성‧신뢰성 회복하면서 사후약방문식 연구 지양·선제적 정책 제언


물론 병원정책연구원에 대한 외부의 인식 개선이 급선무인 만큼 일단은 제도권과 병원계가 주목할만한 굵직한 연구결과를 내놓겠다는 구상이다.


이미 주제도 정했다. 오랜 세월 고착화된 기형적 의료전달체계 문제를 풀어낼 수 있는 명쾌한해답을 제시해 연구기관으로의 신뢰도부터 회복한다는 계획이다.


박종훈 원장은 “기형적 의료전달체계는 작금의 대한민국 의료가 갖고 있는 다양한 문제들의 핵심 원인”이라며 “꼬일대로 꼬인 실타래를 푸는 심정으로 해법을 제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가 의료전달체계 개선을 위해 쏟아내고 있는 여러 정책과 관련해서는 “세심함이 부족하다”고 일침했다.


특히 “상급종합병원 병상수 축소의 경우 또 다른 의료 왜곡을 초래할 것”이라며 “정부의 의료개혁 방향은 동의하지만 실현 가능성은 의구심을 가질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대란을 계기로 정부가 그동안 미뤄왔던 과제들을 던지기식으로 꺼내 놓고, 무조건 해결하겠다고 덤비고 있다”며 “묵은 과제일수록 장기적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러한 시각은 향후 병원정책연구원의 행보와도 맥(脈)을 같이한다.


그동안 사후약방문(死後藥方文)식으로 정책이 시행된 이후 문제를 지적하는 연구가 주를 이뤘다면 이제부터는 보다 선제적으로 정책을 제안하는 방식으로 지향점을 정했다.


박종훈 원장은 “정부 입장에서도 신선하다는 느낌을 받을 정도로 선제적이면서도 획기적인 제도를 연구, 개발해 나가고자 한다”며 “이제 더 이상 뒷북 연구는 없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한편, 박종훈 원장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1989년 졸업) 출신으로, 정형외과 전문의다. 2008년부터 모교인 고대의대에서 교수로 재직 중이다.


그동안 고려대의료원 대외협력실장, 의무기획처장, 안암병원장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2021년에는 한국원자력의학원장을 맡기도 했다.


대내외적으로 왕성한 활동력을 보였지만 유독 선거에는 운이 따르지 않았다. 


2014년 대한의사협회 회장선거에 도전했으나 낙마했고, 2년 전에는 고려대학교 총장선거에 도전하며 최초의 의사 총장을 노렸지만 이사회 선택을 받지 못하며 고배를 마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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