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폴트 위기 직면 충남대병원 극적인 '흑자'
조강희 병원장
2025.04.07 05:17 댓글쓰기

무려 세 번의 도전이었다. 그만큼 간절했고, 자신도 있었다. 천신만고 끝에 병원을 이끌게 된 만큼 오랜기간 준비해 온 충남대학교병원의 퀀텀 점프(Quantum Jump)를 향한 계획을 차근차근 실행에 옮겼다. 권역 책임 의료기관으로서 충실한 공공적 역할 수행은 물론 중부권 최고 암병원 건립, 특성화 센터 중심의 본관 개편, 의료원 체계 구축 등 미래 발전 마스터플랜에 시동을 걸었다. 하지만 취임 1년도 되지 않은 상황에서 초유의 의정사태와 맞닥뜨렸다. 전혀 예상치 못했던 상황에 당혹스러워할 겨를도 없이 수습에 나섰다. 교수들의 헌신 덕에 가장 시급한 의료공백 문제는 극복했지만 경영지표에 경고등이 들어왔다. 특히 세종충남대병원 대출 원금 상환 시기까지 맞물리면서 한 때 디폴트(Default, 채무 불이행)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절체절명 상황에서도 충남대병원은 지난해 ‘흑자’를 달성하며 반전 드라마를 연출했다. 조강희 병원장은 그 영욕(榮辱)의 시간마저 병원 발전 자양분으로 승화시키고자 했다.


Q. 취임 2주년에 즈음해 그동안의 시간을 술회하면


지난 2년은 충남대병원 미래 경쟁력 확보와 지역 및 국가 의료 발전을 위한 도전과 변화의 시간이었다. 지역을 대표하는 국립대병원으로서 최고 수준 의료라는 본질을 지키면서 교육과 연구, 공공의료 역할 강화에 주력했다. 진료 부문에서는 환자들이믿고 찾는 병원이 되기 위해 노력했다. 5회 연속 상급종합병원으로 인정받았고 암, 중증질환, 응급의료 등 필수의료 분야 경쟁력을 더욱 고도화했다. ‘따뜻한 진료, 최고 수준의 전문성 경험’이라는 슬로건 실현을 위해 혁신을 지속 추진했다. 직원들과의 끊임없는 소통과 협력을 통해 조직이 더욱 단단해지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게 됐다. 여러 난관 속에서도 지난 2년 동안 국립대병원 경영평가 1위 등 여러 분야에서 우수한 성과를 만들어 낸 구성원들에게 다시 한번 감사를 전한다.


Q. 사상초유 의료대란 사태로 병원 운영에 고충이 상당했을텐데


의정사태로 병원 운영에도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전공의 이탈에 따른 의료인력 부족 상황에서 지속적인 의료서비스 제공에 대한 고민이 컸다. ‘지역의료 최후 보루’라는 사명감으로 위기 극복에 힘을 모아준 직원들 덕분에 필수의료를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한 누적 적자와 세종충남대병원 건립에 따른 차입금(약 3700억원) 상환 부담으로 경영 부담이 심각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비상진료체제를 운영하며 ▲무급휴가제 ▲희망휴직제 ▲연차 사용 촉진제를 시행했다. 또한 예산 긴급 조정과 운영비 감축을 통해 구성원 모두 고통을 분담하며 위기 극복에 동참했다. 아울러 국회와 정부에 자금 지원을 요청했고, 복지부를 비롯한 대전시, 세종시 지원을 통해 비상진료체계를 유지할 수 있었다.


Q. 지난해 의료대란 와중에도 흑자를 기록했다. 비결은 무엇인가


우선 비상진료체계 운영을 위한 단계별 모델을 수립, 시행했다. 또한 진료량에 맞춰 본원과 분원 기능, 조직, 인력, 예산, 시스템 등을 종합적으로 점검하고 통합, 조정해 운영 효율성을 강화했다.재정 안정화를 위해 재정전략회의를 통해 수익 증대와 비용 절감 전략을 수립했다. 특히 재무구조 통합 위험관리 체계를 운영하며 부채비율을 철저히 관리했다. 원리금 상환 일정 조정을 통해 자금 유동성을 확보했고, 재료 절감 활동, 부서별 경영 효율화 활동도 적극 추진했다. 이 외에도 필수의료 및 중증진료 전문성 강화를 위해 첨단장비 도입과 진료시스템 고도화에 주력했다. 이로 인해 중증환자들 방문이 증가하는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냈다. 이 같은 경영 전략과 구성원들 노력 덕분에 위기 속에서도 흑자 경영이라는 값진 성과를 달성할 수 있었다.


Q. 국립대병원 최초 임상교육시뮬레이션센터 개소. 감회와 기대가 남다를 것 같다


교육부 지원으로 지난해 12월 18일 임상교육시뮬레이션센터를 개소했다. 병원 직원뿐만 아니라 지역 의료인력, 보건의료 분야 학생 등 다양한 대상자들에게 체계적인 임상교육을 제공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는 점에 자부심을 느낀다. 임상교육시뮬레이션센터는 응급, 중환자, 외상, 분만 등 다양한 환자 사례를 구현할 수 있는 고기능 시뮬레이터와 각종 술기 모형을 구비하고 진단 및 치료적 술기 숙련도를 높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해 의료 질(質) 향상에 기여하고자 한다. 특히 의료현장과 교육환경 격차를 줄이기 위한 시뮬레이션 중심 임상훈련으로 전문성 향상을 통한 환자안전을 실현하고 공공보건의료기관의 공적 역할 강화 측면에서도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Q. 첨단의료 분야에도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데


중증·고난도 필수의료 역량을 빅5 병원 수준으로 강화하기 위해 첨단의료 인프라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지역완결적 의료체계 구축을 위해 필수의료 및 중증진료 분야에서 획기적인 치료 역량 강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방사성 바이오 암 치료·조제실 신설 ▲CAR-T 세포치료실 신설 ▲로봇 항암 조제실 신설 ▲AI 기반 고정밀 방사선 치료기 도입 ▲미래형 디지털 병리 시스템 구축 ▲첨단 로봇수술센터 확충 ▲하이브리드 수술실 구축 등을 추진 중이다. 장기적으로는 암 중심의 현대화된 병원으로 탈바꿈하기 위한 계획도 추진 중이다. 대전시와 발맞춰 첨단 암 치료 인프라를 구축하고, 수도권 병원과 견줄 수 있는 최고 수준의 진료 역량을 확보해 지역의료 질을 획기적으로 향상시키고자 한다.


지역의료 '최후의 보루' 사명감 중무장

전 직원 규합 등 위기 극복 리더십 발휘…의정사태 적절 대처

공공성-수익성 조화로운 균형 맞추며 탄탄한 성장 지향


Q. 각종 평가에서 발군의 성과를 거두고 있는 비결은 


국립대병원 경영평가에서 6년 연속 ‘A등급’을 획득하고, 공공의료 계획 시행 평가에서도 최우수 등급을 받는 등 각종 평가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는 비결은 체계적으로 구축된 시스템을 바탕으로 지속적인 개선을 추진한 노력의 결과다. 대표적으로 ▲대기시간 단축을 위한 ‘한번 수납 및 도착 확인 시스템’ 구축 ▲병동 내 원무라운지 설치 ▲PI센터 운영 ▲자율주행 이송 로봇 ‘다송이’ 도입 등 환자들이 보다 편리하고 신속하게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노력했다. 경영 측면에서도 중장기 경영전략과 재무관리 시스템 구축, 부서별 성과 관리체계 운영을 통해 효율적 경영을 지속적으로 추진, 국립대병원 중 최고 경영 실적을 기록하는 성과를 거둘 수 있었다.


Q. 국립대병원 수장으로서 공공성과 수익성 균형추는 어떻게 맞추고 있나


국립대병원은 공공의료 책임을 다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경영을 유지해야 하므로, 공공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맞추는 게 중요하다. 이를 위해 2023년부터 공공부원장 직위를 신설하고 매년 공공의료 계획을 수립하고 있다. 공공의료는 병원 노력만으로 운영될 수 없는 만큼 지역사회와의 협력체계 구축도 매우 중요하다. 시청, 소방서, 보건소 등 유관기관과 협력관계를 강화하고 세미나·심포지엄 등을 통해 공공의료 발전 방향을 지속적으로 모색한다. 이러한 노력을 바탕으로 공공성과 수익성의 균형을 맞추고 있으며, 병원의 지속 가능성을 유지하면서도 지역사회를 위한 공공의료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고 있다. 앞으로도 공공성과 수익성을 조화롭게 운영하면서 ESG 경영을 기반으로 최상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Q. 개원 50주년이 지났다. 반세기 후 병원 모습을 전망한다면 


지난 50년간 지역의료 중심으로서 위상을 제고하며 발전해 온 것처럼 앞으로 50년 후에는 국내를 넘어 세계적인 의료기관으로 성장해 있을 것이라 확신한다. 물론 대한민국을 넘어 세계적으로 신뢰받는 병원으로 발전하기 위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특히 ‘환자 중심의 스마트 병원 도약’을 목표로 50년 후 충남대병원은 첨단시설을 갖춘 병원으로 자리 잡을 것이다. 인공지능(AI), 빅데이터, 정밀의료, 로봇 기술 등이 진료 전반에 적용되며, AI 기반 진료 및 진단 시스템, 디지털 병리 시스템 등을 완비내 나가고자 한다. 또한 임상교육시뮬레이션센터를 활용한 의료 인재 양성, 국제 수준의 교육 시스템 구축, 글로벌 네트워크 확장을 통해 교육 중심 병원으로의 위상을 확고히 할 것이다. 결국 진료, 연구, 교육이라는 상급종합병원 기본 가치를 기반으로 탄탄한 성장을 도모할 예정이다.


Q. 임기가 반환점을 돌았다. 남은 기간 꼭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다면 


먼저 국립대병원의 책임과 역할 강화다. 국립대병원은 단순히 지역 의료기관을 넘어 국가 의료 시스템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권역책임의료기관으로서 앞으로도 지역 환자들에게 최고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고자 한다. 이에 우수 의료진 지속 확충, 첨단장비·시설 투자, 중증·응급 진료시스템 고도화, 본관동 현대화 사업을 통한 800병상 수준의 새병원 건립 준비 등을 원활히 진행해 지역완결적 필수의료 의료체계를 더욱 강화해 나갈 예정이다. 또한 본원과 분원의 안정적 재정 운영과 효율적인 조직 관리를 도모하고 성과보상·복지제도 개편을 통해 구성원 모두가 최고 병원이라는 자부심을 갖고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고자 한다.


한편, 조강희 병원장은 충남의대(1987년 졸업) 출신으로, 1997년부터 대전충청권역 의료재활센터장, 노인보건의료센터장, 세종충남대병원 설립 추진위원 등 주요 보직을 역임했다.


대외적으로는 대한재활의학회 이사장, 대한임상통증학회장, 보건복지부 전문평가위원회 위원, 식품의약품안전처 의료기기위원회 전문위원 등으로도 왕성한 활동을 펼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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