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환자뿐 아니라 의료인력의 수도권 쏠림이 갈수록 심화되는 가운데 ‘지역 수련병원 전공의들이 지역에 계속 남아 일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는 경향을 보여주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그러나 이들이 안고 있는 근본적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결국 지역을 이탈하고, 필수의료 전공도 포기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이들이 느끼는 불안감은 배후진료 역량 부족, 법적 책임 부담 등에서 비롯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데일리메디는 대한전공의협의회 주병욱 부산·울산·경남(부울경) 지역협의회장으로부터 지역 전공의들이 지역을 떠나는 이유와 이에 대한 해법을 들어봤다. 주병욱 회장은 “지역 전공의 당사자 의견을 정책에 반영하고, 의사를 강제로 배치하는 게 아니라 스스로 남아도 되는 환경을 구축해야 한다”고 설파했다. [편집자주]
주병욱 대전협 부울경 지역협의회장(양산부산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은 “젊은의사들이 처음부터 지역이나 필수의료를 외면하지 않는다”며 “자신이 자란 지역에서 수련하고, 그 지역에서 좋은 의사로 살아가고 싶어하는 전공의들이 많다”고 말했다.
이러한 전공의들 의지는 설문에서도 확인된다. 지난해 7월 대전협 비상대책위원회가 실시하고 올해 대전협 젊은의사정책연구원이 분석한 ‘부울경 전공의 지역의료 인식 조사(542명 대상)’ 결과를 보면 83.4%가 “전문의 취득 후에도 지역에서 계속 근무할 의향이 있다”고 답했다.
반면 정부의 지역·필수의료 정책에 대해서는 91%가 부정적으로 평가했고, 국가·지자체와 계약을 맺고 지역에 5년 의무복무하는 ‘계약형 지역필수의사제’에 참여할 의향이 없다는 응답은 86.3%로 조사됐다.
그는 이 결과에 대해 “지역에 남고 싶은 의지는 높지만 안정적 삶에 대한 신뢰가 낮다는 뜻”이라며 “지역에 갈 사람이 없는 게 아니라 남고 싶은 사람도 떠나게 만드는 환경이 문제”라고 해석했다.
그렇다면 지역 전공의들은 왜 지역을 떠날까. 주병욱 회장은 그 원인으로 안정적이지 않은 수련·진료환경을 꼽았다.
젊은 의사들은 지역 수련 및 근무를 결정할 때 ‘의사로서 충분히 배우고 성장할 수 있는지’, ‘환자를 안전하게 진료할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는 의미다.
그는 “중증환자 치료를 위해 함께 판단하고 진료할 동료 전문의, 숙련된 간호인력, 검사와 영상 시스템, 수술실과 중환자실, 해결하기 어려운 환자에 대한 전원체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러나 지역은 이러한 배후진료 체계가 충분치 않은 경우가 많다”며 “치료 결과에 대한 민원·법적 책임은 환자를 처음 맡은 의사 개인에게 집중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 이번 부울경 전공의 지역의료 인식 조사에서 지역필수의사제 미참여 사유로 전공의들이 가장 많이 꼽은 항목은 ‘배후진료 인프라 부족, 진료에 따른 사법 부담 완화 대책 부재(62.5%)’였다.
주병욱 회장은 “젊은 의사들이 두려워하는 것은 단순히 생활의 불편함이 아니라 충분한 인력과 인프라가 없는 상황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진료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불안”이라고 강조했다.
환자의 수도권 대형병원 쏠림, 지역의 안정적 일자리 부족 등도 지역 전공의들이 지속적으로 우려해 온 문제다.
그는 “중증환자와 다양한 임상 사례가 계속 수도권으로 이동하면 지역 전공의와 젊은 전문의가 전문성을 쌓고 유지할 기회가 줄어든다”고 설명했다.
지역은 특히 수련기반 약화가 더 빠르고 크게 드러나고 있다.
수련병원은 지도전문의 이·사직 또한 수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는데, 전문의들이 과중한 업무부담으로 개원가나 비수련병원으로 이동하면서 수련을 유지하기 어려운 진료과도 생겨난다.
그는 “지역에서는 한 진료과 전문의가 1~2명 빠지는 것만으로 배후진료 기능과 당직체계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며 “이는 지역주민이 받을 수 있는 의료와 안전에도 직접 영향을 준다”고 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렇게 악화되는 환경 속에서 필수의료를 택한 전공의도 수련을 포기하는 일이 속출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는 “좋은 소청과 의사가 되고 싶다는 꿈을 가진 한 동료는 긴 수련시간과 높은 업무강도에도 아이를 치료한다는 보람으로 버텼고 보호자의 불안·항의도 감내했다”고 주변 사례를 소개했다.
이어 “그러나 존경하던 교수님이 법적 분쟁에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며 생각이 달라졌다고 하더라”라며 “스승의 모습에서 자신의 미래를 봤고, 그는 결국 소아진료 현장을 떠났다”고 전했다.
이는 한 사람만의 특별한 사례가 아니다.
그는 “주변 전공의와 젊은 전문의들은 사명감으로 필수의료를 택했지만 수련 과정에서 선배들의 소진·법적 분쟁·반복되는 민원을 겪으며 진로를 재고민하게 된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젊은 의사들이 힘든 일을 무조건 피하려는 게 아니고, 필수의료 위기 역시 젊은 의사들이 사명감이 부족해서 생긴 게 아니라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전공의들은 높은 업무강도와 긴 수련을 견뎌 좋은 전문의로 성장할 수 있다는 기대감보다 언젠가 자신도 모든 책임을 떠안고 소진될 수 있다는 두려움을 더 크게 느끼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 “사명감을 갖고 들어온 이들도 그 마음을 지키기 못하게 만드는 구조가 문제”라며 “우리가 잃고 있는 것은 의사 수만이 아니라 젊은 의사들의 꿈이기도 하다”고 덧붙였다.
“젊은 의사, 지역·필수의료 기피는 오해”
“소진되는 선배들 모습, 진로 선택 자괴감- 의사 수 늘리기 보다 남은 의사 지키는 정책 중요”
이에 그는 당사자 의견을 실제 정책에 반영하고, 강제 배치가 아닌 ‘남아도 되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해법이라고 강조했다.
이재명 정부와 의료혁신위원회는 지역을 순회하며 국민참여 숙의토론회를 개최 중이다.
지난달에는 부산에서 대전협과 공동으로 ‘의료혁신을 위한 토론회’를 개최했고, 주 지역협의회장은 이 자리에서 정부와 젊은 의사 간 신뢰 회복을 강조했다.
그는 “국민이 원하는 의료를 묻는 것과 그 의료를 실제 제공해야 할 의사들이 왜 떠나는지 묻는 것은 서로 다른 질문”이라며 “국민참여 숙의가 현장 당사자 의견을 대신할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의정사태 당시 젊은 의사들은 지역·필수의료 문제를 전달체계·배후진료 인프라·법적 위험 등을 함께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이미 정해진 정책을 설명받은 것에 그쳤다”고 비판했다.
또 “이러한 경험이 반복되면 앞으로 지역·필수의료 상황이 더 나빠질 것이라는 불안은 커지고, 자신의 미래를 걸기 어려워진다”고 덧붙였다.
전공의·젊은 의사들의 얘기를 들을 수 있는 자리가 지속되고 그것이 실제 정책에 반영돼야 하며, 미반영 사유 등은 설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지역의사제, 공공의대 등 장래 인력을 양성해 지역에 배치하는 정책은 현재 의료공백에 즉시 대응하기 어렵다는 진단이다.
새로 양성한 의사가 전문 진료를 독립적으로 수행하기까지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나, 현재 지역·필수의료 근무자들은 이미 이탈을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는 “현재 남아 있는 이들을 지키는 정책이 먼저 필요하다”며 “지역거점병원이 중증환자 최종치료를 담당할 수 있도록 여러 진료과의 전문의와 필수 지원인력 확보가 우선”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응급수술·중환자 치료, 안전한 전원이 가능한 배후진료 체계 구축, 불가항력적 치료 결과와 선의의 진료에 대한 법적 안전망이 마련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특히 “젊은 의사가 지역에서도 지속적으로 배우고 전문성을 발전시킬 수 있는 안정적 일자리와 교육체계, 지역에서 삶의 기반을 만들 수 있는 정주·육아·교육환경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지역의료는 병원 안의 문제만이 아니라 국가 전체의 지역 불균형 문제와 연결돼 있다는 진단이다.
아울러 최근 추진되는 지역·필수의료 보상 강화도 의료기관에 재정이 지급됐다는 사실만으로 평가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그는 “지원이 의료인력 확충, 배후진료 강화, 당직 부담 완화, 전공의 교육과 수련환경 개선 등으로 이어졌는지 확인하고, 의료진과 지역주민이 변화를 체감하는지로 판단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 . , . , . () . , . []
( ) , .
. 7 (542 ) 83.4% .
91% , 5 86.3% .
.
. .
, .
, , , , .
.
, (62.5%).
.
, .
.
.
, .
1~2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