체중 줄고 눈도 노랗다면 ‘췌장암 의심 신호’
천영국 교수(건국대병원 소화기내과)
2026.09.21 07:56 댓글쓰기

체중이 특별한 이유 없이 갑자기 줄고 눈과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나타나거나, 기름지고 냄새가 심한 변을 보기 시작했다면 췌장 질환, 췌장암 가능성을 한 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문제는 이런 증상이 뚜렷하게 나타나면 병이 상당히 진행된 경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국가암정보센터 통계에 따르면 2019~2023년 진단자를 기준으로 췌장암 5년 생존율은 170%다. 다른 주요 암종과 비교해 보면 매우 낮은 수준이다.


췌장암 생존율이 낮은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조기에 발견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 있다.


췌장은 위와 대장, 간 등 여러 장기에 둘러싸인 채 몸속 깊숙한 곳에 자리하고 있다. 건강검진에서 흔히 시행하는 복부 초음파검사만으로 췌장 전체를 항상 관찰하기 어려운 이유다.


더욱이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체중 감소나 소화 불량, 속쓰림과 같은 증상이 나타나도 흔히 경험하는 위장관 질환과 구분하기 쉽지 않아 병원을 늦게 찾는 경우도 있다.


몸속 깊숙이 위치한 췌장, 암도 숨어 자란다


췌장은 위 뒤쪽, 몸의 중심부 깊숙한 곳에 위치한 장기다. 길이는 약 15cm로 가늘고 긴 형태를 하고 있다. 음식물을 소화하는 효소를 분비하는 외분비 기능과 인슐린을 비롯해 혈당을 조절하는 호르몬을 분비하는 내분비 기능을 동시에 담당한다.


문제는 이러한 해부학적 위치 때문에 췌장에 종양이 생겨도 어느 정도 커지기 전까지 발견하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종양이 커져 주변 신경이나 혈관 등에 영향을 주기 시작하면 상복부 또는 등 쪽 통증이 나타날 수 있다.


실제로 국가암정보센터 2019~2023년 요약병기별 통계를 보면 췌장암 환자 43.3%는 진단 당시 이미 암이 다른 장기로 퍼진 원격전이 상태였다. 주요 암종 가운데서도 높은 수준이다.


체중 감소와 황달, 새로 생긴 당뇨도 살펴야


췌장암 초기에는 소화 불량이나 속 쓰림, 등으로 퍼지는 막연한 통증 등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런 증상은 일반적인 소화기 질환에서도 흔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췌장암을 바로 떠올리기는 쉽지 않다.


그러나 특별한 원인 없이 증상이 지속되거나 이전과 다른 양상을 보인다면 췌장 질환 가능성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


병이 진행되면 비교적 특징적인 신호들이 나타난다. 특별한 이유 없이 단기간에 체중이 감소하거나 눈과 피부가 노랗게 변하는 황달이 대표적이다. 담도가 종양에 눌려 막히면 황달과 함께 소변 색이 짙어질 수 있다.


췌장에서 분비되는 소화 효소가 줄어들면서 지방을 제대로 소화하지 못해 기름지고 냄새가 심한 지방변이 나타나기도 한다.


갑작스러운 혈당 변화도 주의해야 한다.


이전에 당뇨가 없던 사람에게 특별한 이유 없이 당뇨가 새롭게 발생하거나 기존에 잘 조절되던 당뇨가 갑자기 악화된다면 췌장에 문제가 생겼을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


특히 새롭게 발생한 당뇨와 체중 감소가 함께 나타난다면 전문의와 상담, 검사가 필요한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초음파 이상 있거나 증상 지속되면 CT 등 정밀검사 필요


일반적인 복부 초음파검사를 통해 췌장 일부를 관찰할 수 있지만 췌장 두부나 미부처럼 주변 장기에 둘러싸인 부위는 충분히 보이지 않을 때도 있다.


따라서 복부 초음파검사에서 조금이라도 췌장 이상 소견이 발견됐거나 췌장암을 의심할 만한 증상이 지속된다면 복부 CT검사를 통해 보다 정확하게 확인할 필요가 있다.


CT에서 종괴가 의심될 경우에는 추가적인 정밀검사를 시행한다.


대표적인 검사가 내시경초음파(EUS)다. 내시경 끝에 초음파 장치를 장착해 위 또는 십이지장을 통해 췌장 가까이 접근한 뒤 관찰하는 방법이다.


췌장을 가까운 거리에서 살필 수 있어 1cm 미만 작은 병변을 확인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의심되는 부위가 있다면 내시경초음파를 보면서 바늘을 이용해 직접 조직을 채취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암세포 유무를 확인하고 최종 진단에 활용한다.


내시경역행담췌관조영술(ERCP)은 내시경을 이용, 담도와 췌관에 접근한 뒤 폐쇄 또는 협착 부위를 확인하는 검사다. 특히 종양으로 담도가 막혀 황달이 발생한 환자에게는 스텐트를 삽입해 담즙이 원활하게 배출되도록 하는 치료까지 동시에 시행할 수 있다.


영상검사만으로 판단하기 어려운 병변도 내시경초음파와 조직검사를 이용하면 보다 정확하게 확인할 수 있다. 췌장암은 진단 결과에 따라 수술이나 항암치료 등 향후 치료 방향이 크게 달라지는 만큼 정확한 진단이 치료 첫 단계다.


모든 사람이 검진받을 필요는 없어…고위험군은 적극적인 상담 필요


현재 췌장암 검사는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국가암검진 정기 검사항목에는 포함돼 있지 않다. 그렇다고 위험 신호를 무시해서는 안 된다.


직계가족을 포함해 췌장암 가족력이 있거나 만성 췌장염을 앓고 있는 경우에는 본인 위험도를 전문의와 상의할 필요가 있다.


건강했던 성인에게 당뇨가 새로 발생하면서 체중까지 감소하거나, 뚜렷한 원인을 찾기 어려운 상복부 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역시 마찬가지다.


흡연도 췌장암의 대표적인 위험인자다. 따라서 금연은 췌장암 위험을 줄이기 위해 반드시 실천해야 할 생활습관 중 하나다.


췌장암은 증상이 없다고 해서 무조건 안심할 수 있는 암이 아니다.


반대로 소화 불량이나 복통이 있다고 해서 모두 췌장암을 걱정할 필요도 없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위험요인을 알고 평소와 다른 변화가 지속되는지 살피는 것이다.


특히 체중 감소와 황달, 지방변, 갑작스러운 당뇨 발생이나 혈당 악화처럼 이전에는 없던 변화가 나타난다면 대수롭지 않게 넘기지 말고 적절한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필요하다.


췌장암처럼 조기 발견이 어려운 질환일수록 위험 신호를 놓치지 않는 것이 치료 가능성을 높이는 첫걸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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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3 5 17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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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2023 43.3%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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