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민식 기자/현지 르뽀] 코로나19가 무서운 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환자가 걷잡을 수 없이 늘어남에 따라 사망자도 하나 둘씩 발생하면서 국민들의 공포감은 더해가고 있다.
특히 며칠 새 수백명의 확진자가 나오고 있는 대구지역의 경우에는 마트에서 식료품 사재기 현상까지 일어나는 등 전쟁터를 방불케하는 상황이다.
이런 난리통 속에서 의료진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었다. 대구지역 여러 병원을 돌아다니며 보게 된 대구 시내는 쥐죽은 듯이 조용했지만 병원 내에서는 의료진과 직원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치열하게 코로나19라는 적과 전쟁을 치르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은 최근 의료진이 대거 격리된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대구가톨릭대병원은 지난 20일 간호사 확진자가 발생하며 최초의 의료진 확진자가 나왔던 곳이다.
당시 해당 간호사는 독감 증세를 보여 검사를 받았지만 음성 판정이 나와 퇴원을 권유받았다. 하지만 본인이 강력히 코로나19 검사를 요구했고 최종적으로 코로나19 확진 판정을 받은 뒤에는 자신이 신천지 교인임을 밝혀 논란이 되기도 했다.
병원내 감염은 아니었지만 해당 간호사 진료 과정에서 접촉한 의료진들이 대거 격리됐고 호흡기내과 병동과 응급실도 폐쇄됐다.
문제는 응급실에서 쉽게 이동이 어려운 일반 중증환자들의 경우 응급실 내에서 케어를 해줄 의료진이 필요하다는 점이었다.
경증 환자들의 경우에는 코로나19 검사 후 음성 판정이 나오면 일반 병실로 이동해도 무리가 없지만 상태가 위중한 응급실 환자들의 경우에는 응급실 내 설비 활용이 필수적이다.
결국 병원은 일부 의료진들을 지정해 폐쇄된 응급실과 호흡기내과 병동으로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방호복으로 중무장한 의료진들은 해당 병동과 응급실 내 환자들을 케어하면서 본인들도 함께 내부에 격리됐다.
의료진과 환자들의 식사는 병원 측이 준비한 도시락을 응급실 입구에서 넣어주는 방식으로 해결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병원 관계자는 “일부 의료진이 자가격리 상황이라 인력도 제한적인 상황이다. 따라서 교대근무를 할 경우 전체 의료진의 피로도가 더 커질 수 있다고 판단해 지정된 의료진들이 계속 해당 병동과 응급실 내에 상주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추후에 내부에 투입돼 있는 의료진들도 피로도가 쌓이게 되면 대응 방식의 변화를 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코로나19와의 사투가 벌어지고 있는 곳은 응급실 뿐만이 아니었다. 코로나19 확진자 전용 거점병원으로 지정된 대구의료원의 경우는 의료진들이 코로나19 검사를 받기 위해 온 시민들을 상대하느라 여념이 없었다.
의료원 관계자는 “기본적으로 선별진료소는 병원 운영시간인 오후 5시 반까지는 의료진이 늘 상주하게 된다. 이후 시간대에는 선별진료소에 있는 벨을 누르면 의료진이 찾아가 검사를 실시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지금은 대기자들이 많다보니 5시 반을 넘어서까지 검사를 받으려는 시민들을 대상으로는 모두 검사를 진행중이라고 밝혔다.
영남대병원과 경북대병원 역시 마찬가지로 응급실 폐쇄는 물론 일부 의료진들의 격리로 인력이 부족한 상황임에도 나머지 의료진들로 선별진료소를 운영하며 코로나19에 대응하고 있었다.
이와 관련 이성구 대구시의사회 회장은 “대구시 감염방역 단장인 경북대병원 감염내과 교수도 환자와 밀접접촉자로 격리된 상황”이라며 “이 외에도 각 병원들에 격리된 의료진들이 많아 의료진 혹사 우려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설명했다.
최근 코로나19 관련 긴급회의 등으로 바쁜 상황이라고 밝힌 이 회장은 끝으로 코로나19로 불안감에 떨고 있는 시민들에게 당부의 말을 잊지 않았다.
그는 “메르스 당시 대구경북에서는 환자가 1명 밖에 나오지 않았었고 그에 비하면 지금은 심각한 상황임은 분명하다. 물론 전파력이 강하다는 점에서 우려가 크지만 치사율도 높지 않고 전문가들은 과도한 공포감을 가질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들은 개인위생에 신경을 쓰는 동시에 불필요한 외출 등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며 이러한 시민 개개인의 노력과 의료진의 노력으로 코로나19를 극복할 수 있을 것임을 시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