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제약사들의 약가인하 소송이 급물살을 탈 모습이다. 업계에 따르면 제약사 100여 곳 이상이 유명 로펌을 소송 대리로 세워 전투태세에 돌입한다는 전언이다.
한국제약협회도 정확한 로펌 계약 체결 업체들 수를 파악하기 힘들 정도로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는 이번 대규모 약가인하 소송은 지난 달 29일 보건복지부의 고시를 기점으로 준비가 끝났다는 모습이다.
오는 4월 1일부터 시작되는 약가인하의 효력 정지를 위해 빠르면 다음 주부터 법원 접수가 시작될 전망이다.
제약사들의 영원한 ‘갑’의 위치한 복지부에 소송을 이행하는 이유는 승소할 경우, 약가인하를 막으면서 매출 실적 급감에 대한 부담감을 덜 수 있어 굳이 안할 요소가 없다는 데에 있다.
그러나 이겨도 복지부의 눈 밖에 나, 앞으로의 상황이 고달플 수 있는 상태이고 소에서 지게 될 경우 어려워진 상황은 더욱 가중될 수 있기 때문에 그 동안 제약사들은 누가 먼저 소를 제기할 지 눈치만 보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3월 안으로 동시다발적 소송이 시작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굳이 누구 하나가 총대를 메야하는 부담감을 덜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약가인하 소송이 국내 제약계의 현황을 반영하는 대규모 소이기 때문에 중견제약사보다는 대기업 쪽이 먼저 나설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업계 고위 관계자는 “일괄약가인하 고시가 나왔지만 아직 소송을 시작한 회사는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들 먼저 시작하고 싶지 않다는 분위기다. 복지부에 가장 먼저 눈 밖으로 나기는 싫기 때문”이라며 “현재로서는 동시 다발적 소송 제기가 유력하다”고 밝혔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업계에서는 소송을 포기하기도 눈치가 보이는 상황이다.
이 관계자는 “아무리 복지부가 눈치를 주더라도 소송 진행을 그만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지금은 모든 회사들이 총동원해야 하는 시기다. 함께 참여하지 않을 경우, 업계에서도 곱지 않은 시선을 보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그는 “현재 정확한 수는 파악되지 않지만, 아직 로펌들과 계약 체결을 하지 않은 회사들도 향후 노선 변경을 할 수 있기 때문에 현재 계약을 완료한 곳들까지 합쳐서 앞으로 100곳 이상의 제약사들이 복지부와의 싸움을 시작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