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턴제도는 말이 많은 제도였다. 환자에게 인술을 펼치겠다는 부푼 꿈을 안은 의사초년생들은 서류 복사, 심부름 등 허드렛 일을 도맡아 한다.
이에 보건복지부는 인턴제 폐지를 확정하고 시행직전까지 갔지만 예상치 못한 반대에 부딪혔다. 바로 의대생들이다.
의대생들이 “의대를 졸업하면 자연히 인턴이 된다. 수련 대상이 될 당사자들이 정책 논의 과정에 제외된 것은 부당하다”며 목소리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수련의 제도 개편안에 학생 의견을 반영해야 한다는 취지의 의대생 서명은 온라인에서만 1000명이 넘었고 서면 설문까지 합치면 2000명에 달한다. 전국 의대생의 약 10%에 달하는 숫자다.
이런 학생들의 목소리를 버팀목 삼아 전국의과대학ㆍ의학전문대학원 학생연합 안치현 의장은 27일 복지부에 당당히 토론회를 요청했다.
안치현 의장은 “토론회는 인턴제 폐지에 대해 찬반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개편될 수련의 제도에 대해 실질적으로 의대생에게 도움이 될 수 있는 방안을 찾아보는 자리”라고 설명했다.
개편될 수련의 제도에 대해 안치현 의장이 첫 번째로 강조하는 것은 시행 시기다. 물론 인턴은 여러 가지 단점이 있지만 여러 과를 겪으면서 진로를 탐색하는 중요한 시기이기도 하다는 것.
안치현 의장은 “2014년부터 인턴제도가 없어지면 현재 3~4학년들은 26개 과를 접해볼 기회없이 전공을 정해야 한다”며 “학생들 희생을 당연히 여기는 것이 아니라면 대응할 수 있는 기간을 충분히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현재 학생들은 개편된 안에 대해 학교에 물어볼 수 밖에 없지만 학교에서도 ‘잘 모른다’는 대답을 들을 수 밖에 없다”며 "정보를 학생들이 알 수 있게끔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의련에서는 이와 관련해 학생대표단을 꾸리고 그들을 전의련 대의원으로 선출해 학생들과 소통을 강화할 계획이다.
두 번째는 의료교육의 적실성이다. 학생실습제도를 제대로 구축해 학교를 졸업하면 술기에 문제가 없는 사람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것.
안치현 의장은 “지난해 문제가 됐던 ‘산부인과 출산 참관’을 들어 현재는 의료법 상에서 허용됨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이 이를 믿지 못해 생기는 일”이라며 실기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는 대학에서 실습교육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며 “실기교육, 실기시험 강화 등으로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세 번째는 명확한 레지던트 선발 과정 공개다. 선발과정이 어떻게 이뤄지는 지 확실히 해야 한다는 것.
안치현 의장은 “현재 개정예고된 레지던트 선발 과정은 정확히 어떻게 뽑겠다는 것인지 알 수 없다”며 “이 부분을 분명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이 모든 과정들에 소통이 앞선다. “최근 문제가 되고 있는 의료분쟁조정법 같은 경우도 발표되고 나서야 논의가 이뤄지고 있다”고 지적하고 “의견을 잘라서 단편적으로 취합하거나 하는 요식행위를 지양하고 정부와 의료인이 같이 가야 한다”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