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라남도와 국립 목포대학교가 의과대학 설립 여론몰이에 나섰다.
그 동안 수 차례 의대설립 당위성을 강조해 온 이들 기관은 최근엔 언론을 통해 또 한번 전남 지역 열악한 의료환경, 의대 설립에 충분한 인프라, 주민 유치의지, 전문가 조언 등을 제시하고 의대 신설 필요성을 역설했다.
전남 의료환경 부실로 지역 주민 건강 위협
이들이 전남지역 의대 설립을 주장하는 가장 큰 이유는 열악한 지역 의료환경이다. 우선 전남에는 종합병원이 거의 없다. 화순전남대병원을 제외하면 대학 부속병원도 없다. 반면 광주에는 전남대병원과 조선대병원이 운영중이다.
의사 1인당 인구도 876명으로 전국 평균 511명 보다 71% 많다. 서남권은 더욱 많아 신안은 3285명, 완도는 2049명, 진도는 1824명 등 전국 평균 2배를 넘는다.
산부인과도 적다. 22개 시군 중 7개 군에 산부인과가 아예 없고 분만이 가능한 곳은 목포ㆍ여수 등 8개에 불과하다.
이런 의료 환경 부실은 사망률, 만성질환자 등 각종 지표로 나타난다. 인구 1000명당 사망률은 8.5명으로 서울ㆍ울산 4명, 경기 4.1명의 두 배에 달한다. 당뇨병ㆍ관절염ㆍ간질환ㆍ감염성 질환 등 만성질환자도 2009년 기준 전국 광역시도 중에서 가장 많다.
목포대 기획부 이석인 처장은 "제때 치료를 받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밝혔다. “도시민은 대형 종합병원에서 건강을 꾸준히 관리하지만 전남은 그렇지 못하다”고 덧붙였다.
결국 지역 위상이나 정치적 이유가 아니라 순수하게 의료 인력이 부족하기 때문에 의대 설립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의대가 없기 때문에 우수한 인재가 외부로 유출되고 있다며 지역 도서에서 근무할 의사는 지역에서 뽑는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전라남도 보건복지여성국 배양자 국장은 “우리 손으로 의사 인력을 배출하고 병원을 운영하면 숨통이 트일 것”이라고 말했고 전남의사협회 김영식 의장도 “도심이 아니라 지역, 도서에서도 의술을 펼치는 의사는 지역 국립대가 배출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
연세대 보건행정학과 정형선 교수 역시 도심과 달리 지역에는 의사가 부족하다며 지역별로 의사 대우에 차등을 둬 이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기초과학 투자ㆍ실험장비 갖춰…부실대학 우려 없다
지방의대 신설에 대해 가장 크게 우려하는 목소리는 바로 부실대학 우려다. 전남도와 목포대는 이에 대해서도 기초과학이 잘 준비돼 있고 국립대로서 정부 지원을 받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목포대는 분석용 초원심분리기 등 73점 75억원 장비를 구비한 공동실험실습관을 운영하고 있으며 생명과학, 화학, 물리학, 식품영양, 식품공학 등 기초과학에도 투자를 하고 있어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다.
공동실험실습관 박진구 연구원은 “이미 분석장비를 활용해 다른 의대와 협업을 하고 있다”며 “의대가 들어온다면 당장이라도 효과적으로 협업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지역민들도 의대 유치를 위해 목소리를 보탠다. 전남도, 목포시 주민 및 목포상공회의소 등 지역단체들은 오는 14일 목포시민문화센터에서 ‘전라남도 의과대학 유치 도민결의대회 및 100만인 서명운동’ 선포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목포대 고석규 총장은 “목포대 의대는 지역 특성에 맞게 공공성을 중시하는 대학”이라며 “대도시보다는 농어촌지역에서 주로 활동하는 의료인력을 배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