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초의학 활성화를 위한 정책적 요구도가 커지고 있는 가운데 의사국가시험 추진이 재차 주목받고 있다.
최근에는 기초의학협의회를 중심으로 기초의약학회연맹을 창립, 정부를 상대로 연구 환경 조성 및 재정적 지원 등을 위해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것임을 예고했다.
기초의학이 점차 배제되고 임상만 부각되는 지금의 추세를 변화시킬 방안이 필요하다는 판단에서다.
제20회 기초의학 학술대회 조양혁 조직위원장(가톨릭의대)은 “전국 기초의학자들이 한 자리에 모이는 국내 유일의 학술대회”라면서도 “생명과학 관련 연구가 하루가 다르게 발전하지만 인식 부족으로 기초의학 연구 환경은 열악해져 안타까운 상황”이라고 우려했다.
더욱이 의학교육이 역량중심으로 변화하는 등 기초의학계가 그 어느 때보다 커다란 도전에 직면했다는 위기감이 커지고 있다.
서울대 의과대학 전용성 교수는 “통합교육, 역량중심, 인턴제 폐지 등 국내 의학교육 환경이 변화하고 있다. 효율적인 교육을 하겠다는 것인데 일관적으로 ‘기초의학교육 축소’로 결론 내려지는 것이 문제”라고 피력했다.
이에 따라 기초의학 교육의 중요성을 필히 알리고 교육내용과 교수법 개선이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특히 기초의학 의사국시 시행 추진을 제안, 기초의학자들이 힘을 모아야 할 때임을 강조했다.
전 교수는 “기초의학 교육에도 성취도 평가가 필요하며 내실 있는 의사 양성의 의무가 있다”면서 “기초의학 의사국시 시행 추진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초의학 의사국시 추진은 몇 년 전부터 이뤄져왔으나 시험 주관 기관에서는 사실상 부정적인 입장이다. 또 대학들 역시 기초의학 평가에 따른 서열화 부작용을 벌써부터 의식하고 있다.
전용성 교수는 “일부에서는 미달이 될 수밖에 없는 의사수급 구조 탓에 더욱 기초의학 국시 시행을 부정적으로 보고 있다”면서 “하지만 학생들을 위해 어떤 것이 바람직한가를 가장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힘줘 말했다.
종합평가 통해 출제 경험 쌓고 있는 기초의학계
이처럼 기초의학에 대한 객관적 평가가 부재하다는 진단 아래 2008년부터 의학교육평가컨소시엄이 설립, 기초의학종합평가가 이뤄지고 있다. 이는 매년 12월 실시돼 올해 4번째 평가를 앞두고 있다.
자료에 따르면 응시자 학년별 분포는 1학년이 1531명, 2학년이 1024명, 3학년이 47명이었으며 평균 성취도는 260점 총점 기준으로는 평균 131.8점, 100점 환산 점수 기준 50.7점으로 집계됐다.
올해에는 36개 회원교가 참여의사를 내비치는 등 활용 영역이 점차 넓어지고 있다. 따라서 평가의 정체성을 확보하고 출제 경험을 보다 쌓는다면 국시 반영 준비의 첫 단추가 될 수도 있을 것이란 목소리다.
을지대 의과대학 유승민 교수는 “임상과 기초의 수직적 통합 결과를 적절히 평가하고 반영해 낼 수 있는 평가시스템 확보 요구가 커지고 있다”면서 “기초의학종합평가의 목적과 성격을 보다 정확히 정의하고 이를 기초의학교육 발전의 견인으로 활용할 여지에 대한 깊은 논의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장기적인 안목에서 국시 사안을 접근, 추진을 위한 조직 구성이 필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전용성 교수는 “문제 출제의 경우 워크숍 등을 통해 훈련을 해오고 있다”면서 “도입이 결정된다고 해도 4~5년의 준비 기간이 요구된다. 그러려면 기초의학자들의 힘을 모아 추진할 조직을 구성해야 한다. 좀 더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