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학교육평가원가 의과대학 평가 기준을 국내, 국제용으로 나눠 진행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해 향후 추이가 주목된다.
의평원이 투 트랙 전략을 구상한 것은 의과대학 투자에 어려움을 겪는 대학들 요구와 의과대학 교육 표준화라는 국제적 흐름 간 간극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임기영 의평원 의학교육인증단장은 최근 국회에서 열린 ‘의과대학과 한의과대학의 평가현황 및 교과과정 통합을 위한 과제’ 간담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임 단장은 “교육부에서는 계속 완화된 기준을 요구하고 있다. 하지만 의과대학 평가 기준을 표준화하려는 국제 흐름상 교육부의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 이렇게 되면 평가를 국내용과 국제용으로 이원화하는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임 단장은 “교육부는 의평원의 평가 기준이 가혹하다고 한다. 그 기준을 맞추기 위해서는 의과대학에 대한 투자가 필요한데 재정적 어려움이 따른다는 것이다. 이에 교육부가 나서서 그 기준을 살펴보고 정당한지 여부를 판단하고 기준을 낮추겠다고 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평원이 교육부 의견을 받아들일 수 없는 이유는 의료 교육 질 하락에 대한 우려도 있지만 의과대학 평가 기준을 표준화하려는 국제적인 흐름에 반(反)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는 “의사들의 국제적 활동이 활발해지며 의학교육의 국제적 표준화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에 WHO에서는 세계의학교육연맹(WFME)에서 인증을 받은 의대에서 졸업한 의사를 국제적으로 통용될 수 있게 추진하고 있다”며 국제적 흐름을 짚었다.
그에 따르면, 미국은 이미 WFME에 인증 신청을 했고, 의평원도 올해 안에 신청서를 제출할 예정이다. 만약, 의평원이 WFME에 인증을 받으면 의평원에 인증 받은 의과대학의 졸업자는 세계를 무대로 뛸 수 있다.
임 단장은 “현재 서남의대와 관동의대를 제외한 나머지 39개 의과대학은 국제적 기준으로 정량 평가 시 무난하게 통과할 수 있는 수준이다. 교육 과정 등 소프트웨어를 보완하면 정성적 국제 기준을 통과하는데도 문제없을 것이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