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박다영 기자] 대한병원의사협의회가 진료보조인력(PA, Physician Assistant)을 고발한 지 한 달이 지난 시점에서 전국 전공의들이 소속 병원의 PA실태를 고발하고 나섰다. 향후 의료계의 혼란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동아일보와 공동으로 지난해 9월 2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전공의 회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2018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 결과를 지난 20일 공개했다.
지난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PA문제 대책으로 "전문간호사(Advanced Practice Nurse, APN)제도 활용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상황에서 의료계 내부도 PA 역활 등을 놓고 의견이 갈리고 있다.
2018 전공의 병원평가에서는 현 의료계 상황을 반영해 전공의들이 경험한 의료기관 내 무면허 의료행위에 특히 관심이 모였다. 상당수 전공의들은 "의료현장에서 PA에 의한 진료행위가 팽배하다"고 답했다.
평가에 참여한 전공의들 중 24.5%는 "PA가 독립적으로 시행하는 침습적 술기를 목격한 경험이 있다"고 응답했다.
응답한 전공의들을 소속 병원별로 살펴보면 상급대형병원(단일병원 전공의 500명 이상)에서 전공의들의 PA 집도 수술 목격이 가장 많은 곳은 고대의료원이었다. 다음으로 서울아산병원, 삼성서울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서울대병원 등이 뒤를 이었다. [고대와 가톨릭은 의료원 차원으로 조사됐습니다.]
전공의 200~500명 규모는 건국대병원과 이대목동병원 두 곳에서 PA 집도 수술을 목격한 전공의들이 제일 많았다. 다음으로는 전남대병원, 경북대병원, 경희대병원 순이었다.
전공의 100~200명 대학에서는 양산부산대병원, 영남대병원, 인제대일산백병원 소속 전공의들의 PA 집도 목격 사례가 최다였다. 충북대병원, 건양대병원, 조선대병원 등도 상위권에 이름이 올랐다.
전공의 40.7% "PA가 독립적으로 약 처방하는거 봤다"
"PA가 독립적으로 약을 처방하는 것을 목격한 적이 있냐"는 질문에도 "그렇다"고 응답한 전공의가 40.71%나 됐다. 대형병원에서는 PA에 의한 처방도 묵시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이 현실인 셈이다.
대형병원에서 PA의 약 처방을 목격한 경험은 서울대병원,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고려대의료원 순으로 많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대학병원 중에는 경북대병원, 충남대병원, 전북대병원, 전남대병원, 인하대병원 등 순으로 PA의 약 처방을 목격한 전공의들이 두드러지게 많았다.
그 외 분당서울대병원, 영남대병원, 단국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조선대병원 등에서도 전공의들이 PA의 약 처방을 목격했다고 답했다.
의료 현장 곳곳에서 PA가 암암리에 의료인의 역할을 하면서 전공의 수련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가에 참여한 응답자의 25.7%는 "PA로 인해 교육 기회를 박탈당했다고 느낀 적이 있다"고 답했다.
대형병원에서는 삼성서울병원, 고려대의료원, 서울대병원, 가톨릭중앙의료원,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순으로 전공의들이 PA로 인해 교육 기회를 박탈당한 것으로 느꼈다.
경희대병원, 건국대병원, 인하대병원, 충남대병원, 전남대병원, 일산백병원, 영남대병원, 인제대상계백병원, 중앙대병원, 강동성심병원 등에서도 PA로 인해 전공의들이 상대적으로 교육받을 기회를 놓치는 것으로 느끼고 있었다.
한편, 2018 전국 전공의 병원평가 결과 근무환경, 전공의 수련환경, 전공의 안전 및 환자 안전을 합한 전체 만족도 순위는 삼성서울병원, 건국대병원, 서울의료원 등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