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일리메디 한해진 기자] 노인 인구 증가에 따라 혈관질환 예방에 대한 관심이 늘어나고 있다. 하지만 각종 심뇌혈관질환의 위험을 파악할 수 있는 경동맥초음파 검진의 중요성에 대해서는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경동맥은 뇌로 가는 혈액의 80%가 지나가는 혈관임과 동시에 초음파를 통해 육안으로 관찰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혈관으로 다양한 심뇌혈관질환 증상을 파악하고 진단하는 데 필요한 부위다.
최근 ‘경부혈관 초음파 표준검사지침’을 펴낸 대한신경초음파학회 측은 “경동맥이중초음파(carotid duplex ultrasonography)는 다른 검사에 비해 경제적이며 비침습적으로 경동맥질환을 진단 및 추적할 수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 유용성에 대해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신경초음파학회의 표준검사지침에 따르면 경동맥초음파는 ▲경동맥협착 ▲경동맥 죽상경화(콜레스테롤 등이 혈관벽 내부에 쌓인 것)증 ▲심혈관질환 위험도 ▲수술과 관련된 뇌졸중위험 ▲혈관박리 등 다양한 질환 및 위험도 예측에 활용된다.
특히 경동맥 협착의 경우 눈(眼) 이상이나 뇌경색 등 각종 허혈질환과 연관돼 있고, 뇌졸중 발생과 관련이 있는 죽상경화판의 성격을 파악할 수 있는 것으로 볼 때 뇌질환 관리를 위한 경동맥초음파의 중요성을 알 수 있다.
이밖에도 경동맥 협착 환자들이 필수적으로 받는 스타틴을 사용한 약물치료 효과를 평가하는 데도 경동맥초음파를 활용한 연구가 진행되는 중이다.
그러나 경동맥초음파는 다른 검진에 비해 그 필요성이 잘 알려지지 못했다는 게 학회의 우려다.
신경초음파학회 관계자는 “고령사회를 지나 초고령사회로 진입 예정인 우리나라에서 경동맥을 포함한 뇌혈관질환은 노인 가운데 매우 흔히 발생하는 것으로 예방을 위한 검진 및 국가적 홍보가 필요하나 이에 대한 실천이 미진한 형편”이라고 설명했다.
검진에 대한 정보가 부족한 경우 환자들이 정작 검사가 요구될 때는 초음파를 받지 못하고, 불필요한 상황에서 검사를 시행해 질환 관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이다.
학회는 이 지침을 통해 병력이 없는 환자가 어지럼증이나 이명, 실신 등의 증상만을 보일 때는 선별검사 의미로서의 경동맥초음파를 권고하지 않고 있다. 질환을 계속적으로 관찰하는 추적검사 또한 특정한 상황에서만 권장된다.
제시하는 검사 대상도 ▲경동맥이나 척추동맥 병변이 의심되는 경우 ▲관상동맥우회로조성술 시행 예정인 65세 이상 환자 ▲중등도의 심혈관질환 위험을 가진 사람 ▲직계가족 중 조기 심혈관질환이 있는 사람 ▲하나의 확실한 위험인자가 있는 60세 미만 환자 등의 경우로 한정돼 있다.
학회 관계자는 “우리나라는 국가검진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경동맥 초음파에 대해서는 인식이 많이 부족하다”며 “표준검사지침을 통해 꼭 필요한 경우 검사를 받을 수 있도록 임상적 유용성을 체계적으로 정립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