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곧서울대 입찰 '0곳' 서울아산청라 개원 '연기'
원자재값 상승 등 건설경기 침체 후폭풍···대학병원 '분원 건립' 제동
2023.04.26 12:32 댓글쓰기



왼쪽부터 배곧서울대병원, 서울아산병원청라 조감도.
급격한 원자재 가격 상승과 인건비 인상으로 촉발된 국내 건설경기 침체가 주요 대학병원들의 분원 러시에 제동을 거는 모양새다. 핵심 요인은 추가공사대금, 즉 공사비 상승이다. 


이미 전국 재개발 현장에서 공사비 인상을 두고 시공사와 발주자의 분쟁이 잦아진 상황을 고려하면 대학병원 분원 설립에도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26일 의료계 및 건설업계에 따르면 건설경기 악화로 병원 건설 미입찰과 공사비 상승을 우려하는 분위기가 감지되고 있다. 


대학병원 분원 러시에서 가장 먼저 암초를 만난 곳은 시흥에 들어설 배곧서울대병원(완공 예정 2027년)이다. 서울대병원은 공사비 3781억원대 입찰 공고를 냈지만, 단 한 곳의 건설사도 신청서를 내지 않았다.


시공사 입장에서는 건설자재 가격과 인건비 급등에도 공사비가 낮아 수주 시 큰 이득을 주지 않는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기대치가 높던 배곧의 상권 형성 지연과 상가 공실 상승도 기대감을 낮추는 또 다른 요인이다.


이미 다수 대학병원이 분원 설립을 예고함에 따라 건설경기 침체가 장기화할 경우 악재로 작용할 가능성이 더욱 커진 셈이다. 


배곧서울대병원의 경우 올해 착공, 2027년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실현 가능성은 점차 낮아지고 있다. 서울대병원은 지난 2월 입찰 재공고를 진행했지만, 입찰 마감인 3월 21일까지 입찰 건설사는 나타나지 않았다.


내부 논의를 거쳐 재차 입찰을 진행한다는 방침이지만, 건설경기 개선은 여전히 불투명한 상태다.


국내 최대인 서울아산병원이 건립을 추진하는 서울아산병원청라도 동일한 여파가 미칠 가능성이 있다. 2023년 착공, 2026년 준공, 2027년 개원을 목표로 설정했지만, 건설경기 악화로 사업비 상승 가능성이 커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청라지구 건설 프로젝트가 지연되면서 서울아산병원청라 개원도 2027년에서 1~2년 미뤄지는 것이 사실상 확실시된다. 


서울아산병원청라는 병원 부지 10만 5,954㎡에 교육연구관, 신관(300~500병상 규모), 첨단의료센터를 증축할 계획을 공개한 바 있다. 청라의료복합타운 조성을 위해 약 3500억 원 규모의 병원 자체 예산을 추가 투입할 예정이다.


하지만 건설경기 악재에 따른 사업비 상승까지 고려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서울아산병원 관계자는 "병원 준비를 위한 지자체 협의나 법적인 절차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지만 건설경기 악화로 당초 예상보다 개원이 늦어질 수 있다는 분위기는 감지된다"며 "병원에서 이를 인식하고 있으며 예상보다 늦어질 가능성도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학병원은 아니지만 전북 전주시 완산구에 위치한 예수병원이 수주한 ‘전북권 재활병원‧공공어린이재활센터 건립’ 사업도 공사비를 포함한 사업비 상승으로 포기 가능성이 관측됐다.


예수병원이 컨설팅업체에 권역재활병원과 공공어린이재활센터 건립사업 비용추계를 의뢰한 결과, 사업비 증가로 자부담이 폭증해 사업 반려가 적절하다는 평가를 받은 탓이다. 


당초 사업비용으로 책정된 금액보다 예수병원 자부담 금액이 300억원 이상 늘어난게 핵심이다.  


현재 대학병원의 경우 배곧서울대병원 외에도 ▲아주대평택병원(2027년) ▲과천고대의료원(2028년) ▲남양주고대의료원(2028년) ▲김포인하대병원(2027년) 등이 분원으로 거론되고 있다. 


대학병원 관계자는 "분원 설립과 관련해 공사비 인상에 당장 직면하진 않았지만, 병원 입장에서 충분히 신경이 쓰이는 요인인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민간 공공주택사업 사업비 상승 인정…병원 건립 중단 등 악재 초래?


최근 법무법인 세종에 따르면 국토부의 민간 참여 공공주택사업 지침 개정으로 공사비 증가를 인정하는 근거가 마련됐다. 


개정 핵심은 민간 참여 공공주택사업에서 물가 변동에 따른 사업비 증액을 요청할 수 있는 근거가 신설된 것이다. 


시공사들이 추가 공사대금을 요구하면서 법적 분쟁과 공사지연, 유치권 행사로 입주 지연 사례가 늘어나는 데 따른 변화다. 


해당 지침이 당장 병원 건립에 적용될 순 없지만, 공사비 상승 여부를 건설사에 유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분위기가 확산할 여지는 높아졌다.


핵심은 민간 참여자가 급격한 물가 변동 등 사정 변경을 이유로 사업비 증액을 요청할 수 있고 이는 현재 진행 중인 사업장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규정이다.


한 중견건설사 관계자는 "최근 전국 공사 현장에서 공사비 상승을 두고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며 "대형병원 건설 현장이라고 무조건 예외가 될 순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댓글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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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그네 04.27 12:13
    분원내지 마라. 서울대병원 부도난다.
  • 공감 04.26 22:15
    그러게 공감이되네.

    서울대병원이나 아산병원은 분원을 낼 시급성이나 절박성이 과연 있는 것일까 모르겠네.

    좁아 미어터지는 수도권에서 병원도 대마불사 아니면 다 죽어야 하는지 답답해.
  • 현대중앙 04.26 18:23
    의료생태계 붕괴를 초래할 현대중앙청라도 중지가 답이다.

    서울 동쪽 경기 동부 지방도 싹쓸이 하고서 그것도 모자라 서울 서부권 인천권 경기 서부권까지 싹쓸이하려고 하냐. 파렴치함도 정도기 있지 너네만 먹고 살면 다냐. 중소병원도 먹고 살자. 먹고 살기 힘들다 젠장…
  • 중지 04.26 16:09
    배곧 서울대는 중지가 답, 아니면 본원을 닫고 이전하든지,  의료사각지대도 아니고 배곧은 중지가 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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