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환경병원, 더 이상 비용 탓 변명 안돼'
신동천 대한친환경병원학회장
2015.04.19 20:00 댓글쓰기

친환경농산물, 친환경세제 등 최근 주목받고 있는 ‘친환경’이라는 단어가 의료계에도 접목되고 있다. 바로 ‘친환경병원’이란 개념이다.


아직은 대다수에게 낯선 조합으로 느껴지지는 친환경병원은 이미 세계적인 추세로 국내에서도 작지만 의미 있는 움직임이 이어져왔다.


에너지 사용 절감과 같은 기본적인 캠페인부터 친환경소재로 병원건물을 짓는 프로젝트까지 병원에 환경경영을 전파해온 대한친환경학회 신동천 회장(세브란스병원 예방의학과)이 그 변화의 중심에 서있다.

 

"병원장 등 관리자들이 환경경영에 관심 제고하고 실천할 수 방안 고민"


신 회장은 “가능한 많은 병원이 친환경병원을 선포하고 실천해주길 바라는 마음으로 지난 2013년 6월 학회를 창립했다”며 “연구를 중심으로 하는 기존 학회들과 달리 우리 학회는 병원의 원장 등 관리자들이 환경경영에 동감하고 실천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왔다”고 밝혔다.


환경부와 한국환경산업기술원과 논의를 통해 친환경협의체병원을 발족한 것도 친환경병원학회의 중요한 활동 중 하나다.


친환경병원협의체란 병원이 환경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환경경영을 실현할 수 있도록 각 병원마다 1000만원씩 1년간 1억 규모로 경영 효율성을 제고 및 환경보호 비용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학회 창립 당시에는 10개에 머물던 친환경병원협의체는 현재 21개로 늘어난 상태며 금년 안에는 30개 수준으로 늘어날 예정으로 참여병원 확대 못지않게 성과도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신 회장은 “세브란스병원만하더라도 친환경병원을 표방하면서부터 많은 변화를 겪었다”며 “에너지 및 온실가스를 감축하는 BEMS, GHMS 등의 시스템을 갖춘 이후 지금까지 22억 정도를 절약할 수 있었다”고 밝혔다.


특히 신 회장은 친환경병원을 만드는데 가장 중요한 것은 비용이나 법과 제도적 지원이 아닌 ‘의지’라고 강조했다.


신 회장은 “에너지 절약의 경우 캠페인만으로도 전체 에너지사용의 5%를 절약할 수 있다. 그만큼 ‘바꿔야한다’, ‘고쳐야한다’는 인식을 하느냐 마느냐가 중요하다”며 “특히 병원의 경우 아픈 사람들이 방문하는 곳으로 바닥을 닦는 세척제만 바뀌어도 알레르기나 천식 증상이 감소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세브란스 암 병원 건립에도 친환경병원을 강조했더니 최근 하루 종일 수술실에서 일하는 간호사들이 새집증후군이 없다고 고마워하는 등 효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이 같은 변화는 관리감독자들이 친환경소재 사용 등에 조금만 신경을 쓰면 될 뿐 공사비용이 크게 차이가 나는 것도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친환경시설 설비에 비용이 들어간다고 해도 장기적인 감에서는 충분히 보상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신 회장의 주장이다.


신 회장은 “이미 외국에서는 친환경시스템을 도입하면 경제적 비용효과를 거둘 수 있다는 다수의 연구결과가 발표됐다”며 “국내 병원들 사례에서도 보듯이 센서나 시스템을 도입하는데 초기비용이 발생하긴 하지만 장기적인 관점에서는 충분히 투자가치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미국 클리브랜드 클리닉(Cleveland Clinic)에서는 ‘PVC Free' 등 환자들 몸에 들어가는 기구에 대한 환경호르몬 프리를 선언하고 나섰고 실제 제품 개발까지 이뤄진 상태다. 그렇다고 미국이 이 같은 친환경병원에 대한 법이나 제도적인 인센티브 혹은 처벌조항을 두고 있는 것이 아니라 병원 스스로가 뛰어든 것”이라고 전했다


추구하는 가치나 목적이 있다면 비용, 정부의 지원 부재 등은 핑계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 신 회장의 지론이다.


그는 “앨빈토플러는 변화와 관련해 기업은 160km/h, 시민단체는 140km/h로 빠르게 움직이는 반면 정부는 40km/h, 법은 1.5km/h 속도로 느리다고 언급했다”며 “정부의 지원이나 법이 갖춰질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것은 도태를 자초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국내에서도 환경호르몬 논란을 빚은 수액백을 규제하기까지 수년이 걸렸다”며 “논란 즉시 수액백을 전면교체하고 나선 병원들과 규제 이후에야 교체에 나선 병원과는 차이가 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현대사회는 기술발달 등으로 어디에 목표를 두고 있느냐가 중요하지 그에 따르는 비용부담 등의 문제는 진입장벽이 되지 않는다”며 “친환경병원 역시 각 병원마다 이를 얼마나 중요한 가치로 여기느냐의 문제로 비용부담 등은 핑계에 불과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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