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품에 안은 자식들 위해 땀 흘리는 것이 우선'
강기영 서남의대 의학과장
2013.05.12 20:00 댓글쓰기

“교육자가 별 수 있나요, 진행 중인 강의와 다음 학기 교육에 매진하는 수밖에요. 지금 가장 중요한 것은 품에 안은 자식들을 위해 땀을 흘리는 겁니다.”

 

교육자다운 발언이었다.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서남대학교 의과대학 강기영 의학과장은 오직 자신이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만을 생각했다.

 

다른 것은 생각할 여유가 없었다. 어떻게 하면 사랑하는 자식들에게 의학지식을 한 숟갈이라도 더 떠먹여줄 수 있을까 하는 그의 모습에서는 부모의 심정이 느껴졌다.

 

강기영 의학과장은 서남의대 1회 졸업생이다. 그렇기에 모교와 제자들에 대한 사랑이 누구보다 각별할 수밖에 없다.

 

그렇게 부실교육 논란 속에서도 학교를 정상화 시키고, 꼭 지켜 내리라고 다짐했던 그였다.

 

그러나 최근 교육과학기술부가 서남의대 폐지를 추진하기로 하면서 서남의대는 결국 총체적 난국에 접어들게 됐다. 물론, 폐과에 대한 구체적인 조치는 오는 10월 서울행정법원의 1심 판결 결과에 따라 이뤄질 전망이다.

 

강 의학과장은 “교육부에서 10월경 1심 판결을 내리기로 했지만 결정이 좀 더 지연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며 “이는 서남의대 재학생들이 남은 1학기와 2학기 학사일정을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운을 뗐다.

 

“흔들림 없이 학생들 교육에 최선 다하는 것만이 우리의 사명”

 

강기영 의학과장은 “어려운 여건이지만 학생, 후배들에게 누가 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 준비하는 것만이 우리들이 사명이라고 생각한다”며 마지막 수업까지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이어 “법률적인 문제도 중요하지만 안정적인 교육과 실습여건을 제공하는데 노력하고 싶다. 나머지 문제는 기다려봐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교육부가 추진 중에 있는 서남의대 폐지 건에 대해서는 “교육부와 행정법원의 판단을 존중한다”면서 “조만간 임시이사들이 파견될 것이고, 그 체제하에서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의 일을 다 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그러나 문제가 된 서남의대의 임상실습과 관련, 그는 "교육의 질적인 면에서 미흡했다는 것은 인정하지만 법 테두리 안의 형식에 있어서만큼은 하자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말했다. 따라서 ‘서남의대 폐지’라고 속단할 것이 아닌, 법원의 판결을 끝까지 기다려봐야 한다는 입장이다.

 

강 학과장은 아울러 “학교의 재정적인 지원 역시 풍족하지 못한 상황이다. 그러나 미래를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라 할지라도, 지금까지의 땀과 논문을 돈으로 보상받거나 위로받고 싶은 마음은 없다”고 전했다.

 

또한 “지금 이 순간 서남의대를 지키는 교수들은 마지막 열정을 불태우고 있다. 학생들이 있기에 우리도 남아있는 것”이라며 “우리 역시 앞날이 불투명하다 할지라도 제자들을 보살피는 것이 선생의 사명이 아니겠느냐”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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